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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번역) 인도네시아 군인들에게 영화 <침묵의 시선> 시청 지침 내려와
  • 정책연구부 신동욱  ( 2015.04.20 )  l  조회수 : 1554
  • 동남아시아 통신원 박근혜

     
    인도네시아 군인들에게 영화 <침묵의 시선> 시청 지침 내려와
     
     
    중부 자바에 위치한 군부대 지휘관이 부대원들에게 <침묵의 시선>을 시청하게 한 것을 두고, 인도네시아 학계와 관련 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전했다. <침묵의 시선>은 미국의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약 50만 명의 희생자를 낸 수하르토 정권의 학살을 다루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스마랑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은 부대장 타우픽 제가(Taufik Zega) 대령의 지시로 <침묵의 시선>을 관람했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가 소속된 디뽀네고로 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큐멘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히 파헤치고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관람한 것이었다. 1965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해당 사건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영화 관람을 통해 부대원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서 일반인들에게 어떤 일이었는지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짧게 덧붙였다.

    국민각성당(National Awakening Party-PKB)의 마만 이마눌학(Maman Imanulhag) 의원은 “군대에서 <침묵의 시선>을 보게 한 것은 인도네시아 사회가 조금씩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군대가 1965년부터 2년간 국가의 지원 속에 자행한 아픈 역사에 대해 스스로가 되돌아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사회적 변화를 보여준다”라며 환영했다. 또 “군 장병들이 인도네시아 인권에 대해 인식 개선을 하게 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영화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장병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러한 상황을 폭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운동가인 뚱갈 빠웨스트리(Tunggal Pawstri) 역시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 영화의 상영을 통해, 피해자와 군대와의 소통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과거사에 대한 화해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우익은 이 학살이 쿠데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 공산당이 수카르노 대통령을 하야시킬 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에 불가피하게 군이 개입하면서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역사학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이와 다르다. 우익의 주장은 군부가 인도네시아 공산당에 의혹을 덧씌우려 하는 것이며, 당시 수하르토 장군이 수카르노 대통령을 축출하고자 학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한편, <침묵의 시선>을 연출한 오펜하이머 감독은 “군인들이 전쟁터로 나가지 않고, 단체로 군복을 입고 일렬로 모여 앉아 자신의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에서 볼 때 일부 군인들이 그의 영화를 몇 차례 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전혀 중요하지 않다”라며 “지난 반세기 동안 그 누구도 처벌 받지 않았다. 과거의 진실을 모두 파헤치기 위한 작업이나,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 회복에 필요한 과정들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점점 변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읽을 수 있어 희망적이다. 군 부대 내에서 이 영화에서 있었던 일들을 부정하는 대신, 학살 기간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어떤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깨끗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 학자인 보니 스리야냐(Bonnie Triyana) 역시 군인들이 해당 영화를 관람하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표했다. 그는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이번 상영이 학살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는 <침묵의 시선>과는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이슬람민중포럼(FUI)과 같은 단체는 족자카르타에 위치한 가자마다 대학교에서 <침묵의 시선>을 공개 상영했을 때 행사 자체를 무산시키고자 난입하기도 했다.

    출처 : 인도네시아, The Jakarta Globe, 3월 8일

    ▷문의: 정책연구부 신동욱 연구원 / 051)720-4830 / woogy@kof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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