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신원 정인선
[기사번역] "에비스 가든 시네마"
부활하다!
3월 28일, 도쿄 에비스(恵比寿) 가든 플레이스에 미니시어터가 탄생했다. 키치죠지(吉祥寺)
바우하우스 시어터와 같은 미니시어터의 폐관이 이어지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이 미니시어터의 이름은 “에비스 가든 시네마(YEBISU GARDEN
CINEMA, 恵比寿ガーデンシネマ”. 2011년 1월 28일에 폐관한 에비스 가든 시네마 가 약 4년 만에 “부활”하게 된
것이다.
에비스 가든 시네마의 부활이 구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 무렵이다. 에비스 가든 시네마가 폐관한 뒤 2011년
5월에 K-POP 전용 극장 ‘K THEATER TOKYO’가 개관했지만, 지난해 12월 말 계약이 만료되었다. 때마침 지난해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가 개업 20주년을 맞이하며, 안팎에서는 “에비스에서 문화예술을 전파하고 싶다”는 여론이 만들어졌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운영하는 ‘삿포로 부동산 개발’ 기획부의 마츠시타 야스히로는 “부활이라기보다 새로운 영화관의 ‘탄생’이라고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야스히로는 또 30대 후반의 여성이 주된 타켓인데, ‘&CINEMA’를 키워드로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칭에 대해서는 ‘가든 시네마 플레이스’, ‘알파’ 등 후보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기존 명칭을 계승하기로 했다.
‘삿포로 부동산 개발’ 기획부의 오키 리에는 “영화관 같은 분위기보다는, 상영 후에도
천천히 얘기할 수 있도록 카페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시부야 히카리에’ 건물의 11F 스카이 로비와 유나이티드 시네마
토요스를 설계한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사무소 ‘인텐쇼나리즈’가 디자인 설계를 담당했다. 설계에는 서적이나 영화 포스터를 배치한 카페라운지와 넓은
로비 등도 충실히 반영되었다.
에비스 가든 시네마는 2개 스크린, 총 280석을 갖추었다(CINEMA 1=187석, CINEMA
2=93석). 또 과거 에비스 가든 시네마와 비교해 좌석 폭이 넓어지고, 컵 홀더가 딸려있는 와이드 시트도 갖추어 옆에 가방을 두더라도 편안히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에서 예약 가능하며, 유나이티드 시네마나 시네 플렉스 등 전국 34개관에서 이용 가능한 멤버스 카드 ‘CLUB
SPICE’의 각종 혜택도 같이 제공한다. ‘4K 디지털 프로젝터’와 ‘7.1ch 사운드’, 그리고 3D 상영 설비도
완비했다.
프로그램의 편성은 ‘우메다 가든 시네마(오사카)’의 설립부터 폐관까지 16년간을 함께 한 ‘유나이티드 시네마’ 프로그램
편성실의 마츠모토 후지코가 담당한다. 그는 “질 높은 영화들을 제공해 온 과거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프로그램을
편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관 기념 상영작으로는 파리와 몬트리올을 무대로 한 장 마크 발레 감독의 사랑 이야기 <카페
드 플로르>, 이자벨 위페르 주연으로 성인들의 사랑을 그린 <파리 폴리 Paris Follies>가 정해졌다. 또 시네마는
8월까지 텔리 길리엄 감독의 <제로 법칙의 비밀>, 제 7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 사자상 수상작인 로이 앤더슨 감독의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A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on Existence)>등
아홉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며, 가을에는 기존 에비스 가든 시네마의 개관 기념 상영작이었던 故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감독
알트만>을 상영한다. 그 외에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3D> 등 음악 ODS (비영화계 콘텐츠)도 상영할
계획이다.
여성을 타켓으로 한 극장이라고 하면, 시부야의 콘서트홀 분카무라 Bunkamura에 위치한 ‘르 시네마’ 등이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츠모토씨는 “오랜 기간 충실히 쌓아온 르 시네마와는 달리, 에비스 가든 시네마는 이제 막 개관한 극장이다”라며 “공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희망을 전했다. 또 현재 미니시어터의 주된 관객인 중노년 관객층뿐만 아니라, 젊은 관객들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기획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0-90년대에 한 세대를 풍미했지만, 멀티플렉스의 증가하고 오락거리의 다양해지면서 시대의 변화에
짓눌려 존폐의 기로에 섰던 미니시어터. 미니시어터가 다시 성공적인 부활을 하기 위해서는 신생 에비스 가든 시네마가 매력 있는 작품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비스 가든 시네마 恵比寿ガーデンシネマ
1994년 10월 8일
미니시어터로 개관했다. 개관 당시의 좌석수는 시네마1=232석, 시네마2=116석. 2007년 헤럴드 영화가 카도카와 영화에 흡수 합병되면서
카도카와 시네플렉스가 운영하게 되었다.
<키네마 준보 2015년 5월 상순호>
▷문의:
정책연구부 신동욱 연구원 / 051)720-4830 / woogy@kofi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