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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객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송순진  ( 2015.11.20 )  l  조회수 : 1626
  • 극장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미래형 극장 4DX
     
     
    올해 국내외 콘텐츠 산업계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홀로그램 등 미래형 콘텐츠에 관한 논의로 뜨거웠다. 샌프란시스코 상공을 날아가는 체험을 하게 해주는 VR 시뮬레이터 ‘버들리’(Birdly)가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 10월 국내에서 열린 SF 과학 축제 ‘SF 2015’도 VR 체험관을 마련하고 VR 단편영화를 상영했다. 이처럼 미래의 콘텐츠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극장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품을 미래의 극장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세계 극장사업자들의 공통된 숙제이자 고민이다. 이것은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을 방법에 관한 고민이기도 하다. 관객을 개인적인 공간으로 유도하는 TV와 인터넷 등의 플랫폼이 활황을 맞이하는 지금, 어떻게 사람들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게임과 드라마처럼 깊고 풍부한 체험을 선사하는 콘텐츠들과는 어떻게 승부해야 하나.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여기 하나의 대안이 제시됐다. CJ CGV의 자회사 CJ 4DPLEX의 체감형 상영관 브랜드인 4DX다.
     
    영화의 ‘관람’을 넘어 ‘체험’으로
     

    4DX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오감체험 특별관’이다. 모션체어와 특수 환경 장비를 결합한 객석에서는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하고 바람이 불고 물이 튄다. 향기까지 더해져 오감을 자극한다. 여기에는 영화의 흐름과 감정을 고려한 4D 프로그래밍이 전제돼 있다. 무작정 움직이고 자극을 주는 게 아니라 관객이 몰입할 대상을 염두에 두고 섬세하게 연출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 관객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게 된다.
     
    4DX의 이러한 특징은 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어벤져스’와 ‘아이언맨’, ‘혹성탈출’ 등 유명 시리즈는 물론이고,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 <007 스펙터>(2015) 등 카체이싱 장면이 두드러지는 액션영화,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 등이 빠짐없이 4DX로 상영됐다.
     
    CJ 4DPLEX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속에서 액션, 애니메이션, 공포 등 점점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4DX 버전으로 상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 상영된 2009년에는 10편에 불과하던 4DX 상영작이 올해는 약 70편까지 늘었다. 관객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10개월 동안, 관람객 수는 1천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과 중국, 미국, 일본 등 32개국 187개 4DX 상영관에서 집계된 숫자다. 올해의 기록은 2009년 이후 최단 기간에 이뤄낸 1천만 관객 동원으로, 수익은 약 1.5억 달러에 달한다. CJ 4DPLEX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37% 정도 증가한 550억 원으로 예상된다.
     
    4DX, 그 성장과 진화
     
     
    관객의 호응이 좋은 4DX관을 극장사업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반 상영관보다 높은 관람료를 책정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4DX는 정체된 극장산업에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CJ 4DPLEX의 주장은 과장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매달 평균 3개의 신규 상영관이 열릴 정도로 극장사업자들의 태도는 긍정적이다. 4DX는 그 기술력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 3D·차세대 영상 협회 ‘I3DS’가 주최한 기술 및 신제품 시상식에서 ‘올해의 시네마 혁신상'을, 올해 미국 영화산업 박람회 ‘시네마콘(CinemaCon)에서 ’에디슨 어워드‘ 은상을 수상했다.  
     
    세계시장 가운데서도 중국과 일본에서의 반응이 주목된다. 먼저 중국은 산업의 특성과 정책적인 면에서 4DX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연평균 박스오피스 성장률 30%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산업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중국은 정부가 계획적으로 3D 영화와 체감형 극장을 지원한다. 할리우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중국에서는 2014년에만 무려 77편의 3D 영화가 상영되었다. 최근에는 <몬스터 헌트>(2015), <몽키킹 : 영웅의 귀환 西游记之大圣归来>(2015) 등 3D 애니메이션이 가미된 중국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주해창롱해양공원 5D 영화관’과 3년 내 완공을 예고한 ‘라이브(L.I.V.E: Landmark Interactive Virtual Experience) 센터’ 등 체험형 시설 투자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맥락 속에서 4DX 상영관도 빠르게 확대돼, 2010년 첫 상영관이 문을 연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1개 상영관이 들어섰다. 올해 초에는 중국의 1, 2위 극장사업자인 ‘완다 시네마’, ‘따디’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4DX 상영관 확장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CJ 4DPLEX는 “연말까지 54개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4DX관이 처음 도입된 2013년 대비 2014년 관객 수가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에만 일본에서 11개의 상영관을 새로 연 CJ 4DPLEX는 지난 6월 일본 최다 극장 보유사인 AEON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4DX 전용 영화도 등장했다. 시라이시 코지 감독의 공포영화 <보쿠소루 ★ 슬라이드 쇼 - 공포의 폐교 탈출! ボクソール★ライドショー - 恐怖の廃校脱出!>이 그 주인공이다. 시라이시 코지 감독은 <일본의 무서운 밤>(2004), <노로이>(2005), <나고야 살인사건>(2007>, <컬트>(2013) 등을 비롯해 한일 합작 영화 <원 컷 - 어느 친절한 살인자의 기록>(2014)을 연출한 공포영화 감독이다. 그의 4DX 전용 영화 <보쿠소루 ★ 슬라이드 쇼 - 공포의 폐교 탈출!>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촬영차 폐교에 들어간 아이돌 스타들의 공포 체험을 다루고 있다. 개봉일은 2016년 1월 16일로 예정됐다.
     
    대부분의 4DX관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가운데, 시라이시 코지 감독의 도전은 신선한 충격이다. 4DX 전용 영화의 출현은 국내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4DX라는 새로운 극장 플랫폼이 역으로 새로운 영화 형식을 만들어내는 이 과정에 대해, 일본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제는 스크린X가 온다
     
    미래형 극장의 단초를 보여준 4DX는 이제 어느 정도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듯하다. 그리고 다음 도전은 스크린X로 이어진다. 극장의 3면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스크린X는 CJ CGV의 또 다른 체감형 극장 포맷이다.
     
    스크린X는 김지운 감독의 단편 <The X>, 장편 상업영화 <타워> <차이나타운> <검은 사제들> <히말라야> 등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할리우드 영화사와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4DX의 뒤를 잇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최병환 CJ 4DPLEX 대표는 2020년까지 중국과 북미, 동남아 등에 1,000개관 이상의 스크린X를 설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스크린X는 현재 국내 46개 극장 77개관, 해외 3개국 7개관이 설치되어 있다.
     
    최병환 대표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기기가 대거 등장하면서 극장산업이 쇠퇴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스크린X와 4DX는 비관을 낙관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극장산업계에서 이들의 도전은 의미가 깊다. 더불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나갈지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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