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입 시장에 산적한 과제 해결 노력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한국 영화산업의 작지만 소중한 도약이 있었다. 10월 8일 오후 5시,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영화수입배급사협회’(Foreign Film Buyer-Distributors Association of Korea, FFBDAK, 이하 ‘협회’)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서정원 더 쿱 대표, 정상진 엣나인 대표, 김상윤 씨네룩스 대표, 김난숙 영화사 진진 대표가 단상에 올라 대표 발제를 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수입·배급사 관련자들이 참석했다. 현재 위에서 언급한 네 회사 외에 미디어소프트, 안다미로, 그린나래미디어, 레인보우팩토리 등 21개 회사가 회원으로 참여했다.
협회의 결성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극장 체인을 끼고 있는 거대 영화 기업이나 할리우드 메이저 직배사들 사이에서, 중소 규모 수입·배급사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심각하게 생존을 고민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과 상생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김난숙 대표의 표현대로 “함께 살 수 있는 경쟁”을 위해 협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해결할 현안은 산적한 상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해외 마켓에서 지나친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10여 년 전부터 계속 거론된 문제로, 한국 수입업자들 사이의 경쟁으로 판매가가 상승하는 제살깎아먹기 현상이 영화 수입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왔다. 공동 대처를 통해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근절하는 것도 협회의 중요한 목표다.
그리고 최근 급성장한 디지털 유통 시장의 합리적 개선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 이는 7월 20일, 협회의 전신인 ‘영화 수입사 네트워크’가 발족할 당시 선언문에서도 자세하게 논의된 사항으로, IPTV 업체와의 수입 배분율이 부조리한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초반 7:3이었던 배분율을 IPTV 업체가 자신들의 지분을 높여 6:4에서 5:5까지 조절하려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이런 횡포에 맞서는 것 또한 협회의 중요한 안건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5년 통계에 의하면 1년간 한국에 개봉한 외화는 989편이며, 여기서 중소 수입·배급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8퍼센트인 868편이다. 이러한 압도적 편수에도 불구하고 내외적인 문제로 모순은 점점 깊어져 왔다. 이번 협회 결성은 그것을 해결하려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