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회사 싱커의 할리우드 영화사 인수 실패
얼마 전 중국의 자본 유출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의미 있는 움직임이 드러났다. 신재료 관련 금속 회사인 싱커(鑫科. Xinke)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2~3년 사이 다수의 중국 기업이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 및 합병에 나섰다. 관련 업종이 아니더라도 이 흐름에 뛰어든 기업들이 있는데, 안후이에 있는 싱커도 그중 하나다. 싱커는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최근 트렌드인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보였다. 싱커는 2016년 초에 중국 시안에 있는 TV 방송국을 구입했고, 1억 위안을 들여 베이징에 자회사인 워타이지 인터내셔널 미디어(沃太極國際傳媒有限公司)를 설립했다. 중요한 건 콘텐츠를 만들 회사였고, 싱커는 태평양 건너에서 파트너를 찾으려 했다.
그 결과 작년 11월에 싱커가 3억 5,000만 달러의 거금을 들여 볼티지 픽처스(Voltage Pictures)의 지분 80퍼센트를 모회사인 미드나잇 인베스트먼트(Midnight Investments)를 통해 인수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2005년에 설립된 볼티지 픽처스는 1,500만~4,000만 달러 정도 규모의 중소 영화를 제작하는 프로덕션으로 주로 장르 영화를 제작한다. 한편으로는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인 <허트 로커>(2008)와 매튜 맥커너히에게 오스카를 안겨 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2013) 같은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12월 21일 상하이 증권 거래소는 싱커와 볼티지 픽처스 사이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인수에 필요한 서류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중국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중국은 무분별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비관련 업종의 기업을 인수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매우 빡빡한 관리와 통제에 들어갔다. 몇몇 기업이 이런 방식을 통해 단기간에 주가를 올리거나 돈을 빼돌리기 때문이다. 금속 회사인 싱커의 할리우드 영화사 볼티지 픽처스 인수도 감시 대상이 됐고, 꼼꼼한 조사가 시작되자 볼티지 픽처스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결국 싱커는 중국 내로 시선을 돌려 홍콩 페가수스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9.9퍼센트를 2,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2010년에 설립된 페가수스 엔터테인먼트는 <엽문 3>(2016)와 <바운티 헌터>(2016) 등을 제작한 회사다.
한편 싱커의 이런 해프닝에 대해 1월 4일 ‘데드라인’은 일시적인 통제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자유 시장 시스템 속에서, 중국 자본은 결국 끊임없이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고 합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중국의 M&A 비즈니스가 어떤 국면에 접어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