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영화 100편 중 여성 연출작 4퍼센트, 흑인·아시아인 연출작 8.1퍼센트
할리우드에서 여성 감독의 수명이 남성 감독보다 훨씬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2월 1일, USC 아넨버그의 ‘미디어, 다양성 및 사회 변화 이니셔티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할리우드 최고 흥행 영화를 연출한 감독 1,000명을 대상으로 성별과 인종, 나이를 분석한 결과, 여성 감독의 무려 80퍼센트가 단 한 편의 영화만 연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색인종 여성 감독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83.3퍼센트로 올라간다. 반면 같은 기간 단 한 편의 영화만 연출한 남성 감독은 54.8퍼센트였다. 남성 감독 중에서도 유색인종의 상황은 마찬가지로 열악해, 아시아인은 60퍼센트, 흑인은 62.5퍼센트가 한 작품을 연출했다.
평균 연령은 남성과 여성 감독의 나이가 46.2세와 47.4세로 비슷했다. 하지만 연령대별 분석 결과는 달랐다. 지난 10년간 영화를 만든 모든 여성 감독은 30대에서 60대 사이인 반면, 남성 감독은 20대가 8명이었다. 한 편 이상의 영화를 개봉한 80대 남성 감독은 6명이나 됐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0년간 8편의 작품을 연출해 다작 감독 2위에 올랐다.
최고의 다작 감독은 14편을 연출한 타일러 페리다. 여성 감독 중에서는 <프로포즈>의 감독 앤 플레처가 가장 많은 4편을 연출해 1위를 차지했지만, 10년간 4편을 완성한 남성 감독은 무려 31명이었다. 앤 플레처는 전체 순위로 보면 24위에 해당한다.
지난 10년간 최고 흥행 영화 100편을 대상으로 인종과 성별을 조사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 감독 연출작은 4퍼센트, 흑인은 5.1퍼센트, 아시아인은 3퍼센트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4퍼센트를 차지한 네 명의 여성 감독은 에바 두버네이, 지나 프린스-바이스우드, 사나 햄리, 그리고 <쿵푸팬더 3>를 연출한 한국계 감독 여인영이다. 대니 보일과 함께 <슬럼독 밀리어네어> 공동 연출자(인도)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러브린 탠댄을 포함하면 5명이다.
작품 수로 보면 타일러 페리가 할리우드에서 흑인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거의 4분의 1을 책임진 셈이다. 그리고 제임스 완과 저스틴 린, 존 추가 아시아 감독 연출작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했다. 한편 할리우드 흥행 감독 1,000명 중 <미라클 프롬 헤븐>을 연출한 패트리시아 리건은 유일한 라틴계 여성 감독이다.
스테이시 L. 스미스 박사는 “여성과 유색인종이 직업을 얻는 과정에 붕괴가 일어났다”며 “더 많은 조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