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획단계 및 파이낸싱
미로비전은 <로프트>를 일본 측과 공동 제작하기에 앞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다. 미로비젼의 채희승 대표가 개인적으로 구로사와 기요시의 팬이기도 했다. 해외 영화제를 통해 감독과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다. 2005년쯤에는 일본에서 자국 영화의 해외 배급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기였는데, 반면에 미로비젼의 경우에는 한국영화를 활발하게 해외에 세일즈하고 있었다. 그래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작품인 <강령>과 <도플갱어>의 해외 배급을 미로비전이 맡기로 하면서 관계가 진전되다 보니까, 어느 날 그의 작품을 미로비전과 함께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후 2년 동안 미로비전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서로의 아이템을 계속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건넨 <로프트>의 시놉시스를 보고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시나리오의 초기 개발비는 미로비젼에서 나갔고, 더불어 국내에서 투자 유치를 조금 했다. 나카타니 미키와 토요카와 에츠시라는 일본의 탑 배우들이 구로사와 감독과의 작업을 원하면서, 애초 계획보다 갑자기 규모가 커져 버렸다. 그렇게 배우들이 캐스팅되니까 일본 측 투자가 굉장히 수월해졌다. 니혼TV가 일본측 주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방송사가 메인으로 투자를 하면서 투자에 시동이 걸렸다. 그렇게 해서 일본 측에서 제작비 20억 원 중 60% 정도를 투자했고 나머지는 미로비젼 측에서 해외 선판매 등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했다.
2) 제작과정
<로프트> 제작을 위해 일본에 미로비전 지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일본어에 능통한 한국 프로듀서를 선정해서 구로사와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피드백 했다. 시나리오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후, 일본의 트윈즈 저팬과 공동 제작을 진행했다. 일본의 도쿄와 그 근방에서 촬영을 했고, 현지의 전문 스태프들을 고용했다. 한국에서는 프로듀서만 개입했고, 채희승 대표가 가끔 제작과정에 관여했다. 운이 좋았던 편이라 제작과정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방송사와 같은 거대 회사가 연루되면서, 즉 합작 논의 주체가 방송사가 되면서 의사소통이 다소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약간 답답한 정도였다.
3) 후반작업 및 배급
후반작업 역시 일본에서 진행했다. 해외에서는 구로사와 감독의 기본적인 팬층이 두텁게 있어서 <로프트>에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합작이라는 개념이 미로비젼이 지향하는 방향이랑은 좀 다르다. 미로비젼이 처음 <로프트>를 기획했던 의도는 현지를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즉 일본시장을 위주로 상영을 하고 해외에 배급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내 개봉에 대한 큰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기 때문에, 2005년에 완성한 영화를 2009년에 국내에 개봉을 하고 곧바로 DVD 발매를 했다.
인터뷰 대상자 : 미로비젼 채희승 대표(2010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