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 VFX를 담당했던 회사는 중국의 ‘테크니칼라’였다. 그래서 촬영 당시에 슈퍼바이징을 테크니칼라에서 진행했으나 촬영이 끝난 후, 영화의 콘셉트가 바뀌는 바람에 후속 작업을 포기해버렸다. 그래서 2009년 화이브라더스가 제작한 영화 <추영>의 시각효과 담당을 계기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에이지웍스가 뒤이어 CG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적인걸> 촬영 과정에서 슈퍼바이징에 참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콘셉트가 바뀌면서 원래 분량보다 CG 컷이 많이 늘어나 좀 힘들었다. 촬영 때부터 슈퍼바이징을 했더라면 더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그리고 편집이 계속 바뀌면서 처음 제안했던 800컷이 최종 1,000컷 가까이로 늘어나버렸다. 콘셉트가 달라지면서 서극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둔 장면은 거대한 측천무후 상이 무너지는 장면이었는데, 정작 그 장면을 실제로 촬영을 해놓지는 않았다. 그래서 모든 컷을 CG로 작업했다. 서극 감독은 CG회사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요구사항이 명확하고 까다로워서 그의 눈높이에 맞추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2009년 1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총 10개월 동안 영상후반작업 계획을 세웠으나, 편집이 바뀌고 지연되면서 실제 작업기간은 5~6개월 정도로 촉박했다. 컷 수가 많은 데 비해서 작업 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다소 적은 인원인 60여 명의 기술진들이 참여했지만, 제 시간에 완성해 낼 수 있었다. 2천 컷 내외인 모든 컷에 디지털 색보정을 했고 총 컷의 40% 이상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했다. 영상 후반작업 분량으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먹는 비율이다. 결과물을 접한 서극 감독은 전반적으로 흡족해했다. 참고로, <적인걸>은 2010년 11월에 있었던, 중화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인 대만 금마장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에이지웍스를 비롯한 한국의 VFX 업체들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펀 샤오강 감독을 비롯해 많은 중국 감독들이 한국 업체들과의 작업을 희망하면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현재 에이지웍스는 서극 감독의 차기작인 <신용문객잔 3D>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시장 진출을 목표로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인터뷰 대상자 : 에이지웍스 김찬진 팀장(2010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