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보내는 새해 인사에서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혁신’, 그리고 ‘소비자’ 강조해
출처: 디즈니 홈페이지
월트디즈니의 밥 차펙 CEO가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회사의 3대 우선 전략을 강조했다. 1월 10일(현지 시간) 미국 대중문화매체 『데드라인』은 밥 차펙 CEO의 취임 후 행보를 짧게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강조한 사항들을 전했다.
밥 차펙 CEO는 팬데믹이 선언되기 직전인 2020년 2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CEO 자리에 올랐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그는 홈엔터테인먼트와 테마파크 같은 사업부를 키우며 영향력을 확대해온 인물이다. 코로나19로 테마파크, 리조트, 극장, 스포츠 중계 등 회사의 핵심 사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팬데믹 초기 상황을 잘 정리하고 디즈니플러스 사업을 안착시키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난해 <블랙 위도우>의 주연 배우인 스칼렛 요한슨과의 법적 분쟁과 회사 유통 구조의 급격한 중앙집중화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월트디즈니는 최근 경영진 구성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0년 최고경영자 자리를 밥 차펙에게 넘겨준 밥 아이거 디즈니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말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이 자리는 디즈니의 이사로 일해온 수전 아놀드가 맡는다. 더불어 디즈니 스튜디오 대표 앨런 혼, 디즈니 브랜드 텔레비전의 사장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게리 마시, 회사의 총괄 고문 앨런 브레이버먼 등 다른 경영진도 함께 회사를 떠났다.
이 가운데 밥 차펙 CEO가 메일을 통해 강조한 것은 ‘스토리텔링과 혁신, 관객에 대한 끝없는 관심’이다. 이를 위해 창작 직군 리더들의 월례 회의를 만들어 협업을 강화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메타버스’처럼 새롭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소비자의 행동 지표를 중점에 두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문이다.
팀원께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의 성공과 직결된 미션과 전략적인 중심축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에 앞서 회사 역사상 가장 분열적인 시기에 여러분이 보여준 재능, 헌신, 낙관에 감사드리며 2022년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팬데믹을 잘 헤쳐나가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이야기를 선보여왔고, 조직을 변화시키고, 관객과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변화를 가속화해왔습니다. 우리는 사회 분열의 시기에 내부를 들여다봤고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살펴보며 중대한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동시에 리더십 변화도 겪었습니다. 저는 밥 아이거 회장이 우리에게 남긴 엄청난 기반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100년에 한 번 있는 유행병 속에서 이런 일들을 해냈습니다. 사무실이나 테마파크에서 근무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학습과 육아를 병행하며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사무실을 다시 열기까지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근무에 유연성을 적용하는 것이며 앞으로의 플랜에 따라 리더들이 연락을 취할 것입니다.
회사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며 이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거의 한 세기 동안 우리는 엔터테인먼트를 정의하고 재정립했으며, 숱한 이들에게 평생의 추억을 만들어드렸고, 전 세계 팬들과 가족들을 기쁘게 했습니다.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산이며, 우리가 짊어져야 할 반가운 의무입니다.
올해 우리의 임무는 분명하다고 봅니다. 다음 2세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디즈니의 다음 100년이 지난 첫 세기처럼 성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중심축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첫 번째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입니다. 디즈니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영감과 희망을 주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우리 주변의 세상을 비추고, 추억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디즈니의 마법입니다. 우리는 창작의 기준을 더 높이 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스토리텔링 기업으로서 우리가 직면한 기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창작 직군의 시니어 리더들과 상설 월례 회의를 새롭게 만들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서 협업, 모범 사례 공유, 스튜디오 간 아이디어 개발을 촉진할 계획입니다.
둘째는 혁신입니다. <증기선 윌리>(1928) 이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이야기꾼들이었습니다. 이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계속되어야 하며, 우리 창작 팀에게 메타버스처럼 새로운 캔버스들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며 혁신을 지향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말할 때 쓰고 또 우리를 돋보이게 하는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라면 특별히 더 그렇습니다.
셋째로 관객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구성원과 이해당사자들이 있는 큰 회사이며, 이들 모두 우리 의사결정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이드 지표는 소비자입니다. 현재 소비자들은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고자 하는 방식이 기술과 팬데믹으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업계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비자와 함께 진화해야지 그들을 거스르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중심에 소비자를 둘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보면 디즈니가 홀로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프랜차이즈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엔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엔진은 다른 누구도 구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구현합니다. 디즈니는 강력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해 전 세계 유통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포츠에서 최고의 뉴스 조직과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모아 테마파크나 유람선에서 평생 안고 갈 마법 같은 추억을 만듭니다. 우리는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아주 사적인 차원에서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포함된 업계 최고의 팀을 갖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결합을 생각할 수 없고, 미래에 대해서도 이보다 더 큰 낙관을 갖기 어렵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다음 세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디즈니만의 고유한 마법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