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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지역 독립영화관 현황과 지원 정책

영국은 전국적으로 다수의 독립영화관이 포진해 지역 영화팬들의 다양한 영화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는 역할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지역 독립영화관들이 코로나19의 유행과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으로 야기된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 탓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영국 언론에 다수 보도되고 있어 지역 독립영화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 보고서는 이처럼 영국 지역 독립영화관이 처한 현실과 우수한 지역 독립영화관 운영 사례, 정부의 독립영화관 지원 정책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본 보고서의 내용은 영국 언론 기사와 BFI, 영국 정부 웹사이트 등에 수록된 내용을 참고로 정리했음을 밝혀 둔다.

지역 독립영화관 실태

영국 독립영화관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 수치는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2021년부터 2022년 3월까지 3차에 걸쳐 이루어진 영국 정부의 독립영화관을 위한 문화 기금 수령 독립영화관 수 209개가 전체 독립영화관 수의 78%인 점을 감안하면 2022년 독립영화관 수는 약 268개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유행을 겪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공요금 비용 증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관객 수 등의 이유로 상당수의 독립영화관이 재정적인 위기를 겪고 운영을 잠정 중단하거나 폐업하는 경우가 속속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서 2022년에 비해 독립영화관 수는 줄어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오랫동안 커뮤니티에 기여해 온 유서 깊은 독립영화관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문을 닫는다는 언론의 보도는 독립영화관들의 어려운 현실을 잘 설명해줄 뿐 아니라 독립영화관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다음은 폐관하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독립영화관의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영국 독립영화관의 힘든 현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버밍엄(Birmingham)의 유서 깊은 거리에 위치한 일렉트릭 시네마는 1909년 영국 최초로 영화관용으로 지어져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되어 온 독립영화관이지만 2024년 2월 돌연 폐관했다. 그러나 일렉트릭 시네마의 폐관으로 인해 이 유서 깊은 거리의 재개발 문제가 불거졌고, 이는 영국 최초로 특정 목적을 갖고 지어진 극장과 일렉트릭 시네마, 펍 등이 자리한 이 거리를 살리자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뉴카슬(Newcastle)의 타인사이드 시네마는 영국 북동쪽 지역의 유일한 독립영화관이자 영국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쇼릴(showreel) 극장이다. 타인사이드 시네마의 영화 프로그래밍 팀장인 앤드류 심슨(Andrew Simpson)은 “미래가 암울하다”는 말로 독립영화관의 현실을 설명하며 “2024년 공공요금이 300% 인상되는 바람에 우리 영화관 같은 곳은 예산에 커다란 구멍이 났고 관객 수도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해 약 40%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브리스톨(Bristol)에서 가장 큰 독립영화관 워터쉐드 역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워터쉐드의 관객 수는 약 20% 감소했고,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위기로 비용은 20% 증가했기에 잉글랜드 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와 BFI로의 지원금만으로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워터쉐드 CEO 클레어 레딩튼(Clare Reddington)의 전망은 워터쉐드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들 예를 든 지역 독립영화관들이 처한 위기는 영국 전역의 작은 영화관들도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인사이드 시네마와 워터쉐드 같은 영화관들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이어가는 반면 위기를 넘기지 못한 독립영화관도 상당하다. 언급한 일렉트릭 시네마뿐 아니라 울버햄튼(Wolverhampton)의 더 라이트하우스(The Lighthouse)와 에딘버러의 필름하우스(Filmhouse)도 2022년 폐관했다.

독립영화관 지원 정책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위기에 처한 독립영화관을 구제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2020년 긴급 지원 정책을 수립해 독립영화관을 지원했다. 문화 회복 기금 구제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 한시적 지원 정책에 포함된 ‘독립영화관을 위한 문화 회복 기금(Culture Recovery Fund for Independent Cinemas)’은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독립영화관에 생명줄이 되어 주었다. 이 한시적 지원 정책은 코로나19의 유행이 사그라진 2022년에 중단되었다. 사상 유례 없는 전염병의 창궐로 특별히 책정된 일시적 지원 정책 외에 독립영화관에 대한 상시적 지원은 BFI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BFI는 BFI 내셔널 로터리 관객 프로젝트 기금(BFI National Lottery Audience Projects Fund), BFI 영화 관객 기금(BFI Film Audience Fund), BFI 내셔널 로터리 오픈 시네마(BFI National Lottery Open Cinemas) 같은 기금을 통해 독립영화관을 지원하고 있다.

나오는 글

영국영화관협회(UK Cinema Association)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영화관 분야는 꾸준한 성장을 이루었고 영화관 수도 15% 증가했으나 2020년 이후 코로나19의 유행과 공공요금의 상승으로 인해 이 경향은 역전되었다. 이 같은 경향은 독립영화관에도 해당된다. 

독립영화관이 처한 어려움은 독립영화관 사무소(Independent Cinema Office)가 코로나19의 유행이 끝난 2023년 9월 독립영화관과 작은 영화관 체인, 복합 예술 공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 응한 157개 영화관 중 61%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42%는 현 상황에서는 3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만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76%는 당해(2023년) 전년 대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도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평균 관객 수와 비교해 당해(2023년) 관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에 해당하는 영화관은 영화관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공공 보조금, 부가세 감세와 함께 국가와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독립영화관 사무소는 이러한 제안을 2023년 10월에 열린 영국 국회의 문화, 미디어 및 스포츠 위원회(Culture, Media and Sport Committee)의 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에 관한 공식 질의조사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24년 8월 현재까지는 독립영화관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한 영국 정부의 언급은 없다. 영국영화관협회 대표 필 클랩(Phil Clapp)은 2022년 봄 에너지 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때 정부가 영화관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지원을 제공하고 2023년 초에도 지원이 이어진 것에 감사를 표했으나 2023년 3월 정부의 돌연한 에너지 요금 지원 중단으로 작은 영화관들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정부의 한시적인 정책은 독립영화관이 처한 당장의 문제만 해결할 뿐이며 독립영화관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KOFIC 통신원리포트 2024_Vol.37 영국 지역 독립영화관 현황과 지원 정책> 상세 보고서는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 최상희 영화진흥위원회 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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