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는 단독·전용 상영 강화, 정부는 할인쿠폰 지급
<‘야당: 더 스니치’. PlusM Entertainment 제공>
영화관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말이 진부할 정도지만, 한국영화진흥위원회(KOFIC)가 목요일 발표한 상반기 보고서는 이를 다시 한 번 수치로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극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4,080억 원(2억9,300만 달러)로 집계됐고, 관객 수는 32.5% 줄었다. 매출 300억 원을 넘긴 작품은 두 편뿐이었다.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관객 336만 명을 동원해 329억 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한국 범죄 스릴러 ‘야당: 더 스니치’가 관객 338만 명, 매출 32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천만’ 고지를 밟은 작품은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파묘’가 약 1,200만 관객을 동원해 1,150억 원을 벌어들였고, ‘범죄도시4’도 비슷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국산 영화는 특히 타격이 컸다. 매출이 43% 감소해 2,038억 원을 기록했다. 외화도 19% 줄어 2,040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생존 모드: 멀티플렉스, 틈새 공략
이 같은 현실에 직면한 멀티플렉스 체인들은 기존 공식을 버리고 있다. 대규모 개봉에 의존하기보다는 충성 팬층을 겨냥한 큐레이션과 단독·전용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메가박스는 월간 단독 상영 프로그램 ‘Mega Only’를 시작해 특화 콘텐츠로 틈새 관객을 겨냥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 ‘진격의 거인: 더 라스트 어택’ 단독 상영으로 관객 92만 명, 매출 95억 원을 기록하며 단일 극장 체인 단독 상영 신기록을 세웠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 주 칸 영화제 라 시네프 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인 허가영 감독의 학생 단편 ‘첫 여름’ 단독 상영으로 확대된다.
5월 메가박스와의 합병을 발표한 롯데시네마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애니메이션 단편 ‘알사탕’으로 관객 10만 명을 모으고 5억 원을 벌어들이며 단편 영화 역대 흥행 3위에 올랐다.
시장 1위 CGV는 프리미엄 포맷을 앞세워 팬덤 타깃 콘텐츠, 특히 콘서트 필름을 강화하고 있다. 파노라마형 스크린X 상영관에서는 1월 ‘IU Concert: The Winning’을 통해 가수 아이유의 월드투어 앙코르 공연을 담았고, 7월에는 BTS·세븐틴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를 대거 소개하고 상영 중 합창을 허용한 ‘Hybe Cine Fest in Asia’를 선보였다.
희망의 신호, 그러나 장담은 어려워
하반기 반등 가능성은 있을까. 정부는 기대를 걸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25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낮추는 6,000원 할인쿠폰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좀비딸’은 7월 30일 개봉 당일 43만 명을 동원해 올해 최고 오프닝 데이를 기록했고, 주말 동안 2025년 작품 중 가장 빠르게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어쩔 수가 없다’ 스틸컷. CJ ENM 제공>
개봉 6주 차에 접어든 ‘F1’도 이례적으로 토요일 최다 관객 158,633명을 기록하며, 개봉 첫 토요일 146,966명을 넘어섰다. 하반기에는 대작들이 대기 중이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이병헌·손예진 주연)가 베니스 경쟁 부문 출품작으로서 9월에 개봉한다.
연말에는 할리우드 시리즈 ‘아바타: 불과 재’와 ‘주토피아 2’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앞선 ‘아바타’는 2022~2023년에 1,08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주토피아’는 2016년에 470만 명을 불러모았다.
문기훈 기자
TheKoreaHerald 원문(Cl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