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접속 통계
  • 홈
  • 뉴스/리포트
  • 뉴스
  • 메일쓰기
  • 페이스북
  • 트위터

뉴스

72초에 승부를 건다

2017.04.24
  • 작성자 송순진
  • 조회수1910
72초 TV 성지환 대표
 

한국의 대표적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TV 서비스를 출범하면서 한국의 웹 콘텐츠 시장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제작사가 있다. 72초 TV다. 

72초 TV는 1분 내외의 상영 시간 안으로 압축된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전개하는 ‘72초 스타일’을 대중에게 각인했다. 네이버TV에서는 2015년 7월 방송을 시작한 이래 <72초> <오구실> <두 여자> 등이 화제를 모았고, 전체 재생 수 1,750만 뷰를 넘어섰다.

72초 TV의 성지환 대표는 IT 업계에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31세에 공연계에 뛰어들어 창작 집단 ’인더비‘를 창업했다. 그리고 이때 다진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4년 웹 콘텐츠 제작사 72초 TV를 만들었다. ‘72초 스타일’을 넘어 코미디, 호러, 페이크 다큐, 장편 웹무비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성지환 대표에게 들어봤다.   

72초 TV의 웹 콘텐츠가 바람을 일으켰다. ‘72초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  

2012년 프랑스 시트콤 <브레프>(Bref)에서 영감을 얻어 무작정 찍어본 것이 이렇게 발전했다. 당시 인더비는 공연과 공연 영상 제작 위주였기 때문에 드라마타이즈 영상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브레프>를 한국적인 스타일로 따라 만들어봤는데 재밌더라. 2013년에는 그 전후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1년 뒤에는 다섯 편을 더 만들었다. 그러나 만들기만 하고 공개는 하지 않았다. 너무 <브레프> 같고 완성도도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14년 말, 인더비를 접으면서 그중 다섯 편을 <72초 시즌 0>으로 유튜브에서 공개했다. 
 

공연 제작사에서 영상 제작사로 변신한 셈이다.  

공연과 영상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감상형 콘텐츠여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72초 TV의 영역도 영상 콘텐츠에 한정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영상은 사업하기 좋은 형태인 것 같다. 인더비를 4~5년 정도 꾸렸는데, 한국에서 공연은 국가 지원이 없으면 거의 유지가 안 된다. 사업적 비전이 없는 것 같아 접었고 영상을 기반으로 다시 시작한 셈인데, 운 좋게도 초반부터 투자를 받았다. 

72초 TV의 규모와 구성원은 어떠한가?

IP 기획본부, IP 제작본부, IP 사업본부로 나뉘어 있다. 또 직무별로 따로 그룹이 있다. 어떤 콘텐츠를 기획해서 제작이 결정되면 그때 팀이 세팅된다. 현재 사원은 50명 정도고 그중 32명이 제작 인력이다. 

‘72초’라는 회사 이름처럼 짧은 상영 시간을 택한 이유는?

모바일 시대의 영상 콘텐츠는 짧아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아니었다. 나는 2~3시간짜리 공연을 만들던 사람이니까. 그냥 "짧아도 되겠는데?" 정도의 생각이었고 1분 내외의 길이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 싶어서 72초라고 이름을 정했다. 모든 콘텐츠의 러닝타임을 정말 72초에 맞출 것인가 내부적으로 고민도 했지만 길이 제한 때문에 재미를 잃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 72초 TV는 1시간 30분 이상의 장편영화도 준비하는 중이다. 변장 전문가가 주인공인 이야기인데, 극장 개봉도 고려하고 있다.  
 

‘출출한 여자’ 시리즈의 윤성호 감독처럼 영화계 출신들도 웹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다. IT와 공연을 발판 삼아 성장한 72초 TV가 가지는 강점과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각자 잘하는 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콘텐츠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회사의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다른 회사는 대부분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데 비해 우리는 다양한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고 유통 구조를 개척한다는 거다. 우리가 네이버나 유튜브와 함께 만들어낸 수익 모델이 몇 가지 있다. 웹 콘텐츠 사업이 어려운 이유는 조회 수 대비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인데 우리는 지금 조회 수와는 크게 관련 없는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다. 

수익 모델이 어떤 것인지 밝힐 수 있나?

물론이다. 네이버와 유튜브에서 공개되는 콘텐츠 앞에 우리가 제작한 광고가 붙고 판매도 우리가 한다. 우리가 광고비를 받아서 네이버에 30%를 준다. TV 드라마에서 앞에 붙는 광고를 드라마 제작사가 총괄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이다. 유튜브 광고는 경매 시스템이다. 유튜브에서 이런 방식은 처음인데, 우리한테 사례 발표를 요청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유료화도 조심스럽게 시도하고 있다. ‘오구실’ 시리즈에서 상영 시간이 긴 편에 속하는 에피소드는 네이버 N스토어와 유튜브에서 유료로 판매한다. KT의 IPTV에도 들어갔다. 우리가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부르는 모델도 있다. 삼성전자, 이니스프리, 윈도우10, KB 카드 등의 브랜드 광고를 우리 콘텐츠의 특별판으로 만드는 것이다. 저작권은 우리가 가진다. 누가 봐도 광고지만 재미있어서 볼 수밖에 없는 콘텐츠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다. 

호러물과 뉴스형 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도 시도한다고.

가상의 이야기를 뉴스 형식으로 풀어낸 <72초 데스크>는 작년 초에 20여 편을 공개했고, <호러 딜리버리 서비스>는 작년 여름에 시도했다. <72초 데스크>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후속 시리즈가 나올 듯하다. 또 10분 분량의 오피스 시트콤이 있는데, 거의 촬영을 마치고 5월 오픈을 준비 중이다. ‘두 여자’ 시리즈는 매거진 형태다. 이처럼 영상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를 시도할 생각이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작품 정도를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