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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 김현정  ( 2016.04.26 )  l  조회수 : 638
  • 시간을 뛰어넘는 한국영화들
     
     
    곽재용 감독의 신작 <시간이탈자>는 1983년과 2015년에 살고 있는 두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과거를 미리 알 수만 있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나은 모습이 되어 있을까? <시간이탈자>는 이 안타까운 소망을 스릴러의 형식에 담고 있다.
     

    삶이 어긋나버린 순간을 돌이키고 싶은 욕망은 <더 폰>에서도 애절한 메아리를 남긴다. 아내가 살해당하고 1년이 되던 날, 변호사 동호(손현주)는 죽은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자연 현상의 이변으로, 1년 전의 전파가 지금의 전파와 겹친 것이다. 아내와 함께 있어주지 못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던 동호는 아내의 죽음을 막기 위해 쉬지 않고 달린다.

     

    같은 소망을 품고 있는 <카라>는 아예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다. 첫 번째 데이트를 약속한 날, 첫눈에 반한 여자를 잃은 선우(송승헌)는 3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가 죽기 직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 뒤에는 선우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있다.

     

    시간 여행은 때로 개인적인 욕망을 넘어 보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기도 한다. 조선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다는 가상 역사를 배경으로 삼은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애쓰는 SF다.

     

    하지만 100년, 아니 1년까지도 필요하지 않다. 삶은, 혹은 세상은 몇 분 사이에 일어난 작은 사건으로도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열한시>는 고작 하루 뒤의 미래로 여행하는 이야기지만, 그 24시간 사이에 모든 이의 운명을 뒤흔들 열쇠가 숨어 있다.

     

    시간을 되돌리고자 하는 소원은 헛된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헛된 소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제 저지른 작은 실수 하나가 오늘도, 내일도 남아 있어, 우리는 모두 그 어제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잡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 시간을 거스르고자 하는 영화 또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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