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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제균 감독의 신작 <국제시장> 프로덕션 노트
  • 김수연 기자  ( 2014.10.20 )  l  조회수 : 1014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윤제균 감독의 신작 <국제시장>은 6•25 전쟁부터 베트남전쟁까지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관통해온 덕수(황정민)와 영자(김윤진) 부부의 가족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할리우드 영화 <포레스트 검프>처럼 주인공 덕수는 역사의 모진 풍광을 견뎌내며 가족을 지켜나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산’의 다양한 면모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긴 세월을 아우르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부산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영화 <국제시장>의 로케이션을 중심으로 부산의 명소를 둘러본다.
     
    다대포해수욕장
    프로덕션 비하인드
    중공군이 밀려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덕수 아버지(정진영), 어머니(장영남)가 아들 덕수와 딸 막순과 함께 부산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다. 사진은 6•25 흥남부두 철수 장면이다. 이 영화의 서막이자 덕수라는 한 남자의 비극이 시작된 상황이기도 하다. 제작진에 따르면 “300여명 가까이 되는 피난민 무리가 화면 가득 나오기 때문에 바다가 보이면서 폭이 넓은 육지 공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런데 바다를 끼고 육지 공간의 폭이 넓은 공간을 찾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해운대, 망상해수욕장 등 대한민국에서 길이가 긴 해수욕장을 모두 다녀봤지만 바다에 이르는 해변의 폭까지 넓은 해수욕장은 무척 드물었다. 제작진의 고민을 단박에 해결해준 로케이션 장소는 부산의 다대포해수욕장이다. 백사장 길이가 900m, 폭은 100m. 촬영을 위해 최적화된 장소였다.
    그러나 이 촬영 현장에는 또 하나 해결해야 할 미션이 있었다. 1950년대라는 시대를 표현하기 위해 해수욕장 뒤편에 펼쳐진 각종 위락시설과 아파트를 모두 CG로 지워버려야 했던 것. 그 넓은 공간을 그린 매트로 처리하기 위해 제작진은 다대포해수욕장 해변에 컨테이너 12동을 임대하고 그 위에 그린 매트를 쳤다. 그리고 컨테이너 이동에 필요한 지게차가 현장에 항시 준비됐다. 해변의 모래에 쉽게 푹푹 빠지는 지게차를 끌어내기 위해 현장에는 포크레인까지 따로 준비시켜놔야 했다. 그야말로 대형 건물 공사현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이 장면 촬영을 위해 제작진은 약 10억 원 정도의 제작비를 소요했다. 총 제작비 140억의 많은 부분을 이 신 하나에 쏟아 부은 셈이다.
     
    자갈치항 & 자갈치시장
    프로덕션 비하인드
    흥남부두에서 피난 도중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은 어린 덕수는 어머니와 다른 동생들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왔지만 졸지에 어린 가장이 된다.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집안을 책임져야 했던 덕수는 큰 배의 선장이 되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접고, 항구에서 돈이 되는 온갖 노역을 하며 20대 청춘을 보낸다. 자갈치항에서는 1960년대 덕수의 20대 청년시절 장면을 촬영했다. 자갈치시장 내 건어물시장과 자갈치항 부두에는 아직도 일제시대 건축물이 남아 있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안겨준다. 영화 스틸 속 덕수가 끌고 가는 상자는 지금은 스티로폼 박스로 대체된 과거의 생선박스다. 항구 주변에 널린 현대적인 물품들을 모두 정리하고, 배우가 움직이는 동선 주변에 그 시대를 드러내는 소품 중 하나인 나무로 된 생선박스를 가득 채웠다. 더벅머리 20대 청년 황정민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국제시장
    프로덕션 비하인드
    2013년 현대의 국제시장을 촬영하는 장면이다. 총 4일간 촬영했는데 70대 노인 덕수가 등장하는 현장이라 특수분장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가 됐다. 따라서 하루당 실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국제시장은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라 촬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으나 놀랍게도 시장 상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큰 어려움 없이 촬영했다. 촬영이 진행되면 직접적인 매출에 큰 피해가 있는데도 해당 지역 상인들 모두 촬영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심지어 촬영 당일에는 국제시장 상인조합에서 시장 내 상인들에게 <국제시장> 촬영에 협조하라는 방송까지 내보냈을 정도. 영화의 제목이 <국제시장>이고 이 영화가 전국, 더 나아가 세계에 알려지는 것에 대한 시장 상인들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특히 영화 <해운대>의 성공으로 부산에서 유명인사가 된 윤제균 감독의 덕도 톡톡히 봤다. 현장에서는 상인과 행인들이 촬영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윤제균 감독과 사진을 찍고 가는 풍경이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기장 오픈세트 & 기장 해동 용궁사
    프로덕션 비하인드
    국제시장의 60년대 풍광을 촬영한 현장이다. 극중 덕수가 운영하는 가게 ‘꽃분이네’가 촬영의 중심지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기장에 오픈세트를 만들었다. 시장의 한 거리를 재현해야 했기 때문에 여타 오픈 세트장에 비해 규모가 큰 공간이 필요했는데 마침 기장 관광특구지역에 비어있는 부지가 있어 세트 설립이 가능했다. 가로 250m, 세로 150m에 이르는 부지에 세트장을 세웠는데 이는 국내에서 손꼽힐 만한 세트장 규모다.과거의 국제시장을 재현한 기장의 오픈 세트장은 미술 세트 제작 분야에서 꼼꼼하기로 유명한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달콤한 인생>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공들여 완성했다. 시대 고증을 통해 과거 국제시장의 풍광, 소소한 소품까지 디테일에 엄청난 신경을 쓴 오픈 세트다. 국내 촬영분 중 가장 많은 제작비인 20억 원이 소요되었을 만큼 공을 많이 들인 현장이다.
     

    태종대
    Production Note
    남동생의 대학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독일 탄광으로 외화벌이에 나선 20대 덕수는 그곳에서 역시 그처럼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영자를 만난다. 가슴 설레고 행복했던 추억도 잠시. 독일 탄광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덕수는 한국으로 돌아오고, 영자는 홀로 독일에 남는다. 덕수의 귀국 후 6개월 뒤, 잊히는 사랑이라 여겼던 영자가 덕수를 찾아온다. 사진은 먼 타국에서 자신을 찾아온 영자를 위해 덕수가 태종대로 데리고 가 회를 대접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태종대는 실제 부산사람들이 자주 놀러가는 관광 명소다. 이곳이 촬영지로 적합했던 이유는 주변에 현대적인 건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화처럼 기암괴석 위에서 사람들이 회를 먹곤 하는데, 파도가 많은 편이라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오면 장사를 하지 않는 곳이다. 제작진 역시 거친 파도 때문에 촬영 준비를 다 마치고도 두 번씩이나 촬영을 접어야 했다. 파도가 잠잠해졌던 세 번째 날, 겨우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용두산공원
    Production Note
    또다시 동생과 가족 때문에 월남 파병 기술직에 지원할 것을 결심한 30대의 덕수. 그런 남편이 안타까운 영자는 덕수를 따로 불러내 결정을 만류한다. 부부가 된 덕수와 영자가 근심어린 대화를 나누는 장소는 영화 속 국제시장과 멀지 않은 용두산공원으로 정해졌다. 국제시장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라서 부부가 중요한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두산공원은 1960년대 건립되었음에도 예전의 모습과 지금의 건물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 촬영이 용이했다. 배우의 의상만으로 시대적인 감성을 담은 장면 연출이 가능했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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