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획단계 및 파이낸싱
시나리오 및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삼국지를 좋아했었고,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 중 조자룡에 특히 많은 관심이 있었다.
3년 전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공동 제작사 대표인 수잔나 창을 통해 이인항 감독의 ‘삼국지-용의부활’이라는 원작 소설을 접하게 된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캐스팅 과정은 삼국지 원작의 조자룡의 이미지와 가장 비슷한 유덕화를 처음부터 프로듀서와 감독 모두 마음에 두고 있었다. 조영(매기큐)역은 본래 원작에서 조조의 사위인 남성이었으나, 감독과의 협의를 통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성캐릭터로 바꾸었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할리우드 배우 중동서양의 신비함을 갖춘 매기큐를 최종 선택했다.
투자비율 및 수익분배는 홍콩 20%, 한국30% 비율로 최초 투자금을 확정짓고, 잔여 제작비는 각 회사에서 제3자의 투자를 유치하거나 태원에서 추가적으로 투자하면서 조달키로 했다. 수익분배는 전세계에 판매한 전체 판권 매출과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순수익을 투자, 제작사가 지분에 따라 배분받는 방식인데, 태원이 우선 환수권(First Recoup)을 가지고 있다.
공동제작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_드래곤 프로덕션: 합작회사와 태원이 50:50으로 지분을 소유한 홍콩 소재의 SPC를 설립하고, 본 회사를 통해제작비를 운용하였다.
완성보증보험 및 공동제작을 위한 별도의 보험: 홍콩의 스탠다드 채터드(Standard chartered)은행과 완성보증보험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필요한 서류준비 및 신청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완성보증보험의 준비가 끝난 시점에서는 이미 제작비의 80%를 조달하고 프로덕션도70%이상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완성보증보험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2) 제작과정
업무 분담은 크게 홍콩 비주얼라이저와 감독이 프로덕션은 책임지고, 한국의 태원과 자회사 믹스가 포스트 프로덕션을 담당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최종편집권이 태원의 제작자(정태원)에게 있었고, 실제 영화의 후반부 30%가량은 시나리오와는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촬영분량을 삭제하고 CG로 재구성하여 최종 편집해서 개봉했다. 스태프 구성은 A(드라마)팀은 이인항 감독이 지휘하고, B(액션)팀은 홍금보 액션감독의 지휘로 진행됐다. 총 200명 가량으로 각 파트별로 국가별 강점을 선별한 구성을 기본으로 한다.
제작파트의 경우 제작 전반과 관련이 있는 만큼 한/홍/중이 믹스된 형태이다. 한국은 CG, 현장편집, 메이킹을 주로담당하고, 홍콩은 촬영, 조명, 의상 등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한 주요파트를 담당했다. 대규모 인력과 현지 경험이 중요한 세트, 보조출연, 장비의 경우는 중국 스태프들이 주로 맡았다. 인건비의 경우, 홍콩에 비해 중국이1/4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저렴하고, 전쟁영화 특유의 대규모 엑스트라를 실제현지 군인들을 기용하여 촬영진행에서 효율적이었다.
로케이션에서 중국은 기본적으로 광활한 자연풍경과 대규모 세트를 보유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장점이 크다.
특히, 대규모 전투장면과 봉명산 세트, 삼국지라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영상에 담기 위해서 다양한 중국 내 오지로의 로케이션이 필연적이었다. 반면, 촬영장의 위치적인 특성으로 필요한 물품의 조달이 용이하지 않아 촬영장비나 소품 운용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송금 및 회계방식은 중국 현지로 중국 현지에 법인이나 영화제작단체로의 허가가 없이는 대규모 외환의 송금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무영검>의 경우 영화제작단체 법인으로 등록하여 법인계좌를 오픈하고 이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삼국지>의 경우 계약서에 근거한 영화투자자금(기타자본거래)로 한국은행에 신고 후, 홍콩의 SPC 드래곤 프로덕션으로 외환 송금했다. 인건비, 장비, 배우 등 기본적인 부분은 홍콩 SPC 드래곤 프로덕션에서 처리하고, 중국 현지로는 제작 진행비를 일정 금액 개인 계좌를 통해 송금했다.
중국에서의 제작비는 한국의 60%수준이라 아직까지 저렴하다.
운송/통관/세금의 방식에서 유의할 점은 대부분의 주요 장비는 중국 내장비업체를 이용했다. 홍콩에 설립한 SPC를 활용하여 홍콩→심천을 통해 운송 시, 통관 절차를 간소화 하여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무영검>의 경우, 한국→중국으로 직접 장비나 제작비 운반 시, 중국 정부의 규율로 인한 각종 요건 및 세금 상의 문제가 많이 발생했고, 관세(종가세)로 제
작비의 10%를 별도 지출했었다. 한국←→홍콩으로는 SPC와 후반작업을 맡은 MIX와 까르네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형태로 주고 받았으며, 10만자 분량단위로 인터네가(inter nega)를 종량세로 처리하여 대략 4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했다.
프로덕션 리포트 및 제작관리방식은 주로 데일리 리포트를 통해 현장 진행상황을 파악했다. 데일리 리포트는 홍콩 연출팀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프로덕션 리포트(촬영 장비, 출연자, 사용 필름양 등) 데이터와 한국 제작팀의 상세한 현장 스케치로 구성했다. 예산관리의 경우, 현장에서 홍콩 제작팀과 한국 제작팀이 함께 제작비 집행을 확인하고, SPC에서 정기적으로 상세 정산
리포트를 받아 재확인했다.
촬영분량에 대해서는, 한국 쪽 프로듀서(정태원)가 중국 현장을 방문하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수시로 한국으로 보내는 현장 편집본을 통해 확인했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어느 나라의 관습법을 적용하는가의 문제 보다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문제가 발생한 경우 어디 법을 따르자 라고 정해놓지는 않고, 또한 현장에서는 그렇게 맞추기도 힘든 경우가 많았다. 문제 발생 이전에 서로 계속적으로 확인하고 대화로 이해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3) 후반작업 및 배금
로케이션 이후 현지에서 촬영분량의 네가필름 홍콩으로 보내 현상과 텔레시네, 편집이 진행되었다. 홍콩에서 가편집이 완료된 후에는 오리지널 필름을 한국으로 보내 CG작업을 진행했다.
삼국지의 경우에 홍콩에 있는 편집기사와의 의사소통이 너무 오래 걸려 촬영 후반에는 편집기사가 현장으로 옮겨오기도 했다. 현상은 원본 네가필름을 중국 현상소에 맡기는 것에 대해 보안상의 불안 요소가 작용하기는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중국 현지에서 진행되는것이 비용이나 안전에서 효율적이다. (현상하지 않은 필름의 경우 X레이 검색대를 피해서 운반해야 하는 등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사운드는 호주의 사운드펌(Soundfirm)에서 진행했다. <무영검>의 경우,감독님의 의견이 반영되어 호주에서 진행했다.
<삼국지>의 경우, 사운드펌의 스티브 버저스(Steve Burgess)쪽에서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무영검>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가 형성되었고, 중국에 지사가 있어 호주와 북경 모두에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하여 결정하게 됐다. 호주나 기타 3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으로 제외되는 경우가 많으나, 현재 많은 후반작업 회사들이 아시아에서 제작되는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료 인하 등 적극적으로 작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인터뷰 대상자: <삼국지: 용의 부활> 제작자 정태원, 제작프로듀서 최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