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접속 통계
  • 홈
  • 뉴스/리포트
  • 뉴스
  • 메일쓰기
  • 페이스북
  • 트위터

뉴스

엔데믹 시대, 독립영화관들의 생존 방식

2023.06.28
  • 출처 웹매거진 한국영화
  • 조회수501

엔데믹 시대, 독립영화관들의 생존 방식

 

엔데믹 시대에 들어서 멀티플렉스는 특별관에서 살길을 찾는 모양새다. 체험형 영화와 이색경험형 공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올해 자사가 보유한 기술특화관, 고급특별관의 리뉴얼 및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그만큼의 자본력과 기술력이 없는 독립·예술전용영화관(이하 독립예술관)의 상황은 어떨까. 작은 영화관들은 현재 어떤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또 관객과는 어떤 호흡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안동 중앙아트시네마는 지난해 2월부터 잠재적 관객의 교류와 관계 유지를 위해 월간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메일을 제공한 구독자에게 현재 상영작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과 이달의 추천작, 각종 이벤트 소식을 제공한다. 2021년 7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악화로 휴관했다가 지난해 8월 재개관한 인디플러스 천안은 관객 확대를 위해 지난 3월부터 티켓값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4명이 함께 영화관람 시 1명에게 무료 관람 혜택을 제공하고, 음료 4잔을 서비스로 준다. 같은 달, 극장 홍보 및 지역 관객과의 친밀감 형성을 위해 SNS 활동이 가능한 천안 시민을 대상으로 서포터즈도 모집했다. 합격자들에게 올해 말까지 무료 관람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 오오극장은 영화라는 본질로 돌아갔다. 극장이 지난 4월부터 가동한 ‘숨은 영화 찾기’는 영화제에서 떨어진 그 많은 영화는 다 어디로 갔는지, 제도권 바깥에 있어 놓친 영화는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한 프로젝트다. 숨은 독립영화 발굴과 더불어 신선한 영화에 목마른 시네필이 극장에 찾아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시 모집 중인 대상은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는 한국독립장편영화(2021년~2013년 사이 제작)다. 선정 시 기획전 상영과 GV(관객과의 대화) 기회를 제공하고 상영료 및 초청료도 지급한다. 서울 인디스페이스는 ‘영화비평가 지원 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한다. 독립영화 비평 활성화에 기여하고 극장과 영화 저널리즘 종사자의 지속적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번에 선정된 영화비평가·영화이론가는 2024년 3월 31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관람 시 푯값을 지원받는다.


경영난으로 2004년 폐관 후 2013년 재개관한 인천 미림극장은 현재 활발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기획으로 관객 개발에 앞서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대학생 중심의 청년 서포터즈 ‘미리미’다. 극장 홍보와 행사 기획에 직접 참여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반응이 좋아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올해 5기를 뽑았다. 특히 미리미가 주도해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개최한 세대공감영화제가 지역 주민의 호응을 끌어내 관객 확대의 가능성을 열었다. 최현준 미림극장 대표는 “청년 서포터즈는 주 관객층인 고연령층이 젊은 세대와 교류하고 싶은 마음에서 탄생해 의미가 깊다. 고전영화 동아리도 운영 중인데 신구세대가 섞여 있어 소통의 장 역할을 한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극장에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트로 유행에 맞추어 제작 중인 극장 굿즈는 향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운영 지원 사업에 선정된 광주독립영화관은 다양한 소모임을 결성하고 커뮤니티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한재섭 광주독립영화관 관장은 “영화 이론 공부든 실제 제작이든 영화 스터디를 원하는 분들이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하면 특별한 조건 없이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영화 실무자가 많이 탄생하길 바라고 있다”며 지역 영화인들의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향후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광주극장은 고정 관객인 장노년층의 취향을 고려한 기획전 프로그래밍에 집중하는 동시에 ‘영화간판 시민학교’(이하 간판 학교) 운영에 정성을 쏟고 있다. 지역 관객을 끌어들이고자 코로나19 이전부터 운영해 온 간판 학교가 앞으로 극장이 시민 문화공간으로서 자리 잡는 데에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신진아 광주극장 프로그래머는 “2015년부터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간판 학교를 이어오고 있다. 학생들이 극장에서 본 영화의 직접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개관일이 있는 10월마다 학생들의 손간판을 올리는 상판식을 여는데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동안 어깨가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생존하고자 애쓴 독립영화관들이 있었다. 독자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극장이 지역 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그들의 노력이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기지개를 켜려는 독립영화관에 본보기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오오극장



글 이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