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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극장을 찾는 이유, CJ CGV 공간콘텐츠팀 오수진 팀장

2022.03.22
  • 작성자 김수빈
  • 조회수3674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즐거운 기억을 경험하는 공간”

 

 

 

요즘 극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겠으나 시대의 흐름에 맞는 극장의 변화 역시 필수불가결하기 때문. CJ CGV 공간콘텐츠팀은 이와 같은 극장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초 팀을 꾸린 뒤, 특별관을 통해 관객의 극장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에서 출발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늘리며 팬데믹을 지나고 있다. ‘지속성 있는 공간’을 고민하는 CJ CGV 공간콘텐츠팀 오수진 팀장에게서 극장의 새롭고 다양한 시도에 대해 들었다.

 

공간콘텐츠팀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팀명 그대로 공간을 어떠한 유무형의 콘텐츠로 채울지 고민하는 팀이다. 크게 두 가지 주요 업무가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영화관람을 경험하게 하는 특별관 기획과 론칭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공간사업을 발굴하여 기획 및 론칭하는 것이다.

 

출범 계기가 궁금하다. 팬데믹 이전부터 팀을 계획했나?

내부적으로 상영업 외에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던 조직은 항상 존재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그 고민과 실행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커졌고, 코로나19가 끝나고 나면 회복될 영화시장을 준비하고 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새롭게 조직을 정비한 것이다.

 

2021년 7월 출범 후 어떤 사업들을 추진해왔나?

실제 조직은 2021년 1월 출범했고, 같은 해 7월에 ‘공간콘텐츠팀’으로 팀명이 변경됐다. 당시엔 이미 코로나19를 지나온 시기라 고객들의 달라진 영화관람 행태에 집중해 물리적 언택(Untact) 환경에서 영화관람이 가능하도록 구상한 ‘스위트 시네마(Suite Cinema)’를 2021년 7월 CGV연남에 오픈했다. CGV연남 스위트 시네마의 경우 박스(Box) 타입과 라운지(Lounge) 타입이 혼재되어 있는데, 12월엔 부산 서면에 모든 좌석이 박스 타입으로 되어 있어 100% 프라이빗한 환경을 제공하는 조금 더 진화된 스위트 시네마도 선보였다. 또한 그동안 씨네드쉐프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템퍼 시네마(Tempur Cinema)’도 좀 더 프라이빗한 무드를 강화해 진짜 호텔 룸 베드에 누워있는 듯한 환경을 조성해 CGV여의도와 CGV판교에 추가로 오픈했다.

신규 사업 측면에선, 사실 오래전부터 스포츠 부문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히려 자신의 몸을 돌보고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함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분야는 앞으로도 지속될 메가트렌드라고 봤다. 그중 극장이라는 공간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클라이밍’에 주목했다. 사실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담당자가 이미 몇 년째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는 유저라는 측면도 큰 도움이 되었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올해 1월 CGV피카디리1958에 성공적으로 ‘피커스(PEAKERS)’를 오픈했다. 

 

 

관객과 이용자의 반응이 궁금하다.

팬데믹이 여가활동의 트렌드를 많이 바꾸어 놓았는데 그중 극장은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상황도 이제 곧 진정세로 돌아서겠지만, 나와 내 연인, 지인, 혹은 가족들끼리만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싶다는 니즈(needs)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론칭하게 된 상영관이 ‘스위트 시네마’다. 원래는 약 150여 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규모의 상영관이었지만 수용 인원을 과감하게 20명으로 줄였다. 또한 영화관람을 주요한 여가활동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좌석이나 기타 F&B 서비스 부분을 강화했다. 다행히 고객들이 고급스럽고 프라이빗한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고,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할 경우 제일 먼저 해당 상영관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피커스의 경우에 상영관을 아예 다른 용도로 전환한 게 CGV 입장에서도 처음이라 그 결과물이 무척 궁금했다. 상영관이라는 곳은 사실 200~3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굉장히 큰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람 환경 자체가 조도도 낮고 모두 스크린 한 곳만 바라보는 구조다 보니 그 공간감이 느껴지기 쉽지 않다. 이번에 피커스를 오픈하고 나니 관객들의 반응이 ‘층고가 높다, 공간이 매우 넓다, 쾌적하다’는 거다. 상영관이라는 공간이 이렇게 클라이밍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기도 하고,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CGV는 팬데믹 이전에도 방탈출 게임 공간인 ‘미션 브레이크’나 다이닝 펍과 볼링, 스포츠 아케이드 등을 결합한 ‘볼링펍’ 등을 선보이며 극장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공간콘텐츠팀의 사업도 이 연장선에서 볼 수 있나?

그렇다. 미션 브레이크, 볼링펍 외에 만화카페 롤롤 등도 우리 팀에서 관리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지속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기획 및 론칭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보니, 과거에도 작지만 많은 시도를 해왔었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얻은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피커스처럼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콘텐츠 기업의 테마파크가 떠오르기도 한다. 계열사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들도 구상하고 있나?

아직은 테마파크 수준의 공간사업을 고민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계열사와의 협업은 계속 시도 중에 있다. 앞서 언급한 미션브레이크의 경우 계열사인 CJ ENM 콘텐츠인 <신서유기>와 드라마 <시그널> IP를 활용한 테마를 운영하고 있다. CJ ENM의 경우,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기에 앞으로도 협업의 기회는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상하는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선 기술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기술 제휴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CGV 자회사로 CJ 4DPLEX가 있다. 기술 특별관인 4DX뿐만 아니라 과거 VR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적 협업을 해왔다. CJ 4DPLEX의 3면 스크린 기술인 ScreenX 또한 상영관 외에 특정 공간 자체를 역동적으로 표현, 운영하는 데에 주요한 기술로 검토 과정에 있다.

 

관객들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찾고 새로운 콘텐츠를 결정할 때 어떤 걸 가장 염두에 두는가?

기본적으로는 최신 트렌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관련 서적도 읽고, 핫플레이스도 가능한 많이 방문하려고 한다. 다만 공간사업자로서 제일 중요한 건 ‘지속성’이라고 생각한다. 단기간 반짝이는 아이템보단 얼마나 긴 시간 고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이 부분이 새로운 사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CGV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일관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CGV는 영화관’이라는 이미지가 이미 시장에 강하게 인지되어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특별관 브랜드를 개발하고 피커스와 같이 신규 공간사업 브랜드도 론칭하며 ‘CGV는 다양한 여가활동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나가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CGV는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업들이 이러한 맥락을 갖고 확장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팬데믹 국면이 지나간 후 공간콘텐츠팀의 방향이 궁금하다.

팬데믹을 계기로 시장은 더욱 예측이 어려운 환경이 될 것 같다. CGV의 근간인 상영업을 어떻게 더 진화시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것인지, 오프라인에서 지속가능한 새로운 공간사업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우리 팀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공간콘텐츠팀은 극장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극장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사실 극장은 옛날부터 단순히 특정 콘텐츠만을 보기 위해 오는 곳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같은 콘텐츠라도 언제, 누구와 함께 어떤 교감을 나누며 봤는지, 이것 자체가 추억이고 소중한 경험이 된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험은 이미 유튜브나 OTT 등 다양한 매체가 존재한다. 극장은 그 안에서 개개인에게 특별한 순간의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처음 콘텐츠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매우 좋아해서 CGV라는 회사 자체가 나에겐 일터이기도 하지만 좋은 영화의 기억을 제공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실 CGV 이전엔 전혀 다른 산업군에서 해외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했는데 예상치 못한 기회로 CGV에 합류하게 됐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10년 동안 근무했지만, 오히려 영화관 말고 다른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업무만을 해왔다. 아마도 이전 경력이 아예 다른 산업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나.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사업들이 많이 힘들어졌고, 심지어 오프라인의 종말이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나와 유사한 취향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를 바라고 그것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는다.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도 막을 수 없는 본능이다.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즐거운 기억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많이 고민하고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