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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엑스오, 키티' 서울 촬영기

2023.07.14
  • 출처 서울영상위원회
  • 조회수1440

한국 로케이션 뒷이야기

 

지난 5 18일 공개된 <엑스오, 키티>(XO, Kitty)는 넷플릭스 대표 로맨스 영화 <내가 사랑한 모든 남자들에게>의 스핀오프다. 글로벌 시청자들은 달콤한 하이틴 로맨스에 더해 배경인 한국의 멋에 흠뻑 취했다. 한국 로케이션 현장도 드라마만큼 핑크빛 무드였을까. 김태진 프로덕션 매니저와 조봉훈 로케이션 매니저가 4개월간의 한국 로케이션 뒷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주) 



 

“나 이걸 완전히 잊고 있었어! 내일 아침까지 필요한 건데 이거 지금 구할 수 있을까?"
촬영 직전 어느 날 오후 4시쯤 미국 크루 한 명이 바들바들 떨며 물어왔다. 나는 능숙하게 핸드폰을 조작했고, 다음 날 새벽배송을 경험한 그녀는 ‘K-딜리버리’의 맹신자가 되었다.

 

K-딜리버리’에 감탄 이어져

불과 5-6년 전 미드 <센스8>이나 영화 <블랙팬서> 촬영차 한국에 온 해외 크루들이 ‘심야시간에도 안전한 길거리’와 ‘한국의 인터넷 속도’에 놀라워했다면, 최근에는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배송시스템’이었다. 낮이든 새벽이든, 한강이든 섬이든, 이틀이면 배송되는 시스템을 그들은 무척이나 놀라워했고 부러워했다. 사실 배송시스템뿐만 아니라 관공서나 각종 서비스의 처리 속도와 친절함은 단언컨대 한국이 세계 1등이라 자부한다.

 

<엑스오, 키티>가 첫 시즌을 한국에서 촬영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이러한 업무처리 속도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2021년 중순쯤 시즌1 촬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빠른 로케이션 서치와 관련 기관들의 업무협조 피드백 등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어필하였다. 그 결과 한국에서 <엑스오, 키티> 첫 시즌 촬영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3부작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마지막 편에서 이미 한국이 소개가 된바 있기에 이야기가 이어지는 <엑스오, 키티>의 한국 로케이션 결정이 그리 놀라운 일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해외드라마처럼 자국에서 많은 분량을 찍고 한국에서는 랜드마크 부분만 찍어 전체를 한국에서 촬영한 것처럼 속일 수 있었겠지만, <엑스오, 키티>는 실내세트 촬영까지 전부 한국에서 촬영을 했다. 아마도 계속적으로 발전해오고, 경험을 쌓아오고, 그러면서 만들어진 인프라 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K-방역’ 아래 안전하게 진행된 현장

<엑스오, 키티>의 한국 로케이션 촬영은 2022 2월부터 6월까지 진행이 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였다. 매주 2회의 PCR테스트를 비롯하여 철저한 방역정책,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으로 안전을 지켜왔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대유행에서 피할 순 없었다. 감독, 크루, 배우 가릴 것 없이 매주 한두 명씩 확진자가 계속 발생했다. 그럼에도 빠른 대처와 방역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 한국영화에서는 촬영하긴 힘든 곳에서 많은 촬영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루 촬영하기에도 예산적으로 부담이 되는 고급 클럽이나 캠핑장, 호텔, 관공서, 학교 등을 몇 날 며칠을 대관하여 촬영을 진행하였다. 미국 크루들도 장소마다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며, 또 한국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좋아했다. 그들은 촬영이 끝난 뒤 평생 추억거리를 가져간다며 매우 흡족해하며 한국을 떠나갔다.

 

그럼에도 ’K-밥차‘는 적응 어려워해

하지만 그 와중에도 힘든 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해외 크루들의 식사 문제였다. 처음에는 해외 크루들 모두가 한식을 좋아한다고 얘기했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좋아한 것은 퓨전 한식이었지 촬영장 밥차의 한식이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는 한식과 양식을 둘다 준비하였지만, 한식은 그들이 생각하던 한식이 아니었던 것이고, 양식은 그들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계속적으로 개선을 하였지만 마지막까지 힘들어 했던 부분이 식사였던 것 같다. 나도 해외촬영을 나가서 식사에 대해 많이 서운한 점을 느껴봐서 그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되어 미안한 마음이 컸다. 어쩌면 시즌 2를 다시 한국에서 촬영한다면 그때는 그들이 신나게 먹고 일 할 수 있는 맛있는 밥을 준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해외로 촬영을 나가거나 한국에서 촬영하는 해외영화 드라마의 진행을 주로 담당한다. 해외로 나가 촬영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언제나 딱! 한가지이다. 내가 느꼈던 불편했고 서러웠던 기억을 떠올려 ‘한국에 들어오는 해외 크루들에게 더 친절하게 많은 서비스를 해주자’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한국에서 의지할 곳은 우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악용할 수 있지만, 아마 대다수의 한국인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린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글 = 김태진 프로덕션 매니저, 조봉훈 로케이션 매니저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