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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회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초청,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2024.02.15
  • 출처 KoBiz
  • 조회수3144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 모녀 관계, 사랑과 상실, 야망과 경쟁, 연대에 관한 모든 것들이 여성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을 타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경쟁부문 책임자 세바스티안 막트은 초청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즐거움을 이같이 칭찬했다. 영화제에서는 18, 20, 22, 25 4회 상영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상실을 겪은 고등학생의 성장극인 동시에 관계를 통해 서로를 물들이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을 공동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영화는 감독의 표현처럼 서서히 침투하는 인간관계를 그려낸다. 


김혜영 감독 서서히 침투하는 인간관계


김혜영 감독


- 제너레이션은 신수원, 윤가은, 김보라, 이지은 등 한국감독 초청이 돋보이는 부문이다. 첫 연출작으로 그 대열에 합류했다.

= 뵌 적은 없지만 그분들의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윤가은 감독을 많이 좋아한다. 촬영장에서도 아이들 대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 늘 신작 소식이 기대되는 감독이다.

 

- 베를린 초청 소식은 언제, 어떻게 들었나.

= 1 10일 밤에 이메일로 확인했다. 영화제에 서류를 제출하고 안내 받은 1월 초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지금도 1월 초라고 할 수 있을까마음을 비우려던 날 밤 베를린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너무 놀랐다. 무대뽀 정신으로 일단 보내 봤지, 진짜 초청이 될 줄은 몰랐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이레, 진서연, 정수빈 세 배우를 캐스팅한 과정은.

= 인영 역은 가장 중요한 캐릭터다. ‘중무장된 밝음이 있는 내면이 단단해야 했다. 가장 먼저 이레를 떠올렸다. 밝고 맑은 느낌이 인영 캐릭터와찰떡이었다. 진서연 배우는 미팅 후 서로 기대하게 됐다. 대장부처럼 쾌활하고 카리스마 있는데, 웃을 때는 귀엽게 반달눈이 된다. 진서연 배우의 이런 푸근함이 초반 차갑다가 뒤에 달라지는 설아 캐릭터를 잘 소화하겠다고 판단했다. 정수빈 배우는 오디션을 봤다. 나리 캐릭터는 웃을 땐 아이 같지만 그늘이 있는 이중적인 면을 가진 배우가 맡았으면 했다.

 

- 영화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북춤이 화려하다.

= 매우 한국적인 걸 보여주고 싶었다. 칼춤이나 부채춤도 후보에 있었지만 육고무로 최종 결정했다. 6개를 두고 추는 춤이라 뒤쪽과 좌우로 몸을 꺾는 동작도 크고 박자감이 좋았다. 무엇보다 인영의 엄마 연화(김지영)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신과 맞물리기에 북소리가 가장 임팩트가 클 거라 생각했다. 오프닝을 전통무용으로 시작하고 엔딩은 퓨전무용을 택했다. 인간관계가 변화하는 것처럼 틀을 깨는 이미지를 연장해봤다.

 

-인영이 엄마를 잃고 난 1년 뒤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슬픈 일은 뒤로 하고 영화 내내 분위기가 밝다. 우울함이나 슬픔 같은 어두운 감정을 유머로 풀어내는 스타일인가.

= 이 작품에서 유머는 대놓고 유머로 있지 않고 이야기 속에 녹아 들길 바랐다. 작품에 따라 처절하게 슬퍼하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캐릭터 각자에게 약간의 어려움을 하나씩 심어주려 했다. 그 어려움이 치열함을 이끌어내는 것 같다. 착한 아이도 착하게만 사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인영은 오히려 슬퍼하는 걸 어려워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들한테 더 호의적이지 않나. ‘씩씩해야 돼, 밝아야 해, 꿋꿋해야 돼라고 생각하느라 슬플 때 혼자 운 적은 있겠지만 최대한 이겨내려고 하지 않았을까. 편안하게 살아가도 되고 자기한테 관대해도 되는데, 그걸 놓치고 사는 사람이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설아 뿐만 아니라 예술단 단장(김해숙), 동네 약사(손석구) 등 본받을 만한 다양한 어른들이 등장한다.

= 단장님을 등장시킨 건 그녀와 설아, 인영으로 이어지는 여러 세대를 보여주려는 설정이었다. 가장 윗 세대인 단장은 뒤에서 믿고 지켜봐 주는 어른이다. 반면 설아는 사회적으로 인영의 보호자이지만, 사실 집 안에서 일용할 양식을 차려주는 사람은 인영이다. 미성년자와 성인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한다. 그래서 친구 같은 느낌으로 엔딩을 연출했다. 동욱은 인영의 동네 친구 역할이다. 힘든 인영에게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고, 약국을 현대판 사랑방 느낌으로 생각했다. 앉아서 비타민 하나 까먹고 좀 쉬다 가면 뭘 안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경험이 있어서, 약국으로 공간을 설정해봤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고.

 

- <범죄도시> 시리즈 무술감독이자 이번 베를린영화제 초청작 <범죄도시4>의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이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무술감독을 맡았다.

= 초반 교통사고 장면과 소소하지만 놀이터 싸움 장면에서 무술감독으로 참여해주었다.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극한직업>에서 만난 인연이다. 허명행 감독은 현장에서 베테랑이고, 사람으로서도 확실히 무르익은 멋진 선배다<범죄도시4>도 베를린 간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혜영 감독의 필살기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캐릭터 플레이

김혜영 감독은 대학에서 작가에서 연출가로 꿈을 바꿨다. 스스로못함모름의 역사를 가진 게 재능이라고 소개하지만, 어린 시절 늘일기 써라말씀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입시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극작과에 합격했다. 그리고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일기를 쓴다고. 확실한 기승전결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비결은 오랜 시간 쌓아온 필력에 있었다. 좋아하는 장르는 아직 찾아가는 중이지만 확실한 건 있다. “상황 설정보다는 캐릭터 플레이를 좋아한다. 사람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편이고. 지금도 이야기를 조금씩 쓰는 중인데,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따라 장르가 바뀌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울림 있게, 차곡차곡 쌓아올려 전하고 싶다.”

 

글 채소라, 사진제공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