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3사,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출처 씨네21
국내 멀티플렉스 3사의 2023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었다. 업계 1위인 CGV가 4년만의 흑자 전환으로 자존심을 세운 가운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 극장가의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결과에 업계는 원인으로 지목된 객단가 하락과 운영비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을 고민하고 있다.
CGV만 흑자 전환... 해외 사업 개선이 큰 역할
지난달 7일 CGV는 2023년 4분기 3,430억 원의 매출과 1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5,458억 원, 영업이익은 491억 원이다. 특히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 매출액이 76.9% 증가한 중국, 연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한 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매출 1,692억 원, 영업손실 27억 원의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 5,621억 원, 영업손실 84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관람객 증가에도 투자·배급 작품의 흥행 부진 및 고정비 증가로 영업적자가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메가박스중앙은 4분기 매출 1,007억 원, 영업손실 69억 원을 보고했다. 연결 기준 3,101억 원, 영업손실 179억 원이다. 전년에 이어 적자 기조가 지속된 가운데 4분기 매출은 전년 동분기에 비해 72% 급증했다. 메가박스중앙 산하 배급사 플러스엠의 투자·배급작이었던 <서울의 봄>의 흥행으로 인해 배급·투자매출(452억)이 전년 동분기 대비 무려 470% 증가한 영향이다. 해당 분야를 제한 4분기의 실질적 영화관 운영 매출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극장가의 봄’과 쉽사리 호응하지 않는 실질적 영업지표
연말 극장가의 희망적인 분위기와는 반대로 4분기 영업지표는 기대를 다소 밑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3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서울의 봄>이 흥행한 12월의 한국영화 매출액은 2017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4분기 총관객수 또한 전년 대비 17% 증가한 3124만 명으로, 2019년 대비 56% 수준이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여지가 충분했다.
우선 관객 수 증가가 매출액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현상을 원인으로 꼽아볼 수 있다. 실제로 매출액을 관객 수로 나눈 값인 객단가는 2023년 1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메가박스의 경우 전년 동분기 10,675원이었던 객단가가 2023년 4분기에는 9,550원으로 하락했다. CGV 또한 같은 기간 11,324원에서 10,284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성적에서는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는 2022년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특별관의 모객을 촉진한 영향으로 익년 1분기까지 객단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소세가 감지되었다는 점은 설명하기 어렵다. 티켓 할인 프로모션 등의 남용이 실질적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증가하는 운영비용의 부담 또한 문제다. 메가박스의 경우 2023년 전체 인건비와 임차료가 전년 대비 각각 27%, 37% 증가하며 극장가의 회복세에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롯데시네마가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고정비의 증가를, CGV가 흑자 전환의 비결로 운영 효율화를 제시한 것 또한 무관하지 않다.
출처 메가박스
특별관과 콘텐츠 경쟁력 확보로 돌파... 해외 사업도 효율화
2024년의 객단가 및 매출 증가를 위해 멀티플렉스 3사는 각기 특별관과 단독 콘텐츠의 확보에 나서고 있다. 먼저 메가박스는 지난 2월 8일 코엑스점에 MX4D관을 신설하며 체험형 영화 관람의 선택지를 넓혔다. 기존 MX관으로 불렸던 특별관도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관으로 개칭하며 기술적 경쟁력을 강조했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얼터 콘텐츠 사업인 ‘아이스콘’(ICECON)과 ‘롯시플’을 각각 운영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GV 아이스콘사업팀의 공유나 대리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를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튼다고 했을 때 평소 아이유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보러 오는 관객이 상당수였다”며 콘텐츠와 특별관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통한 체질 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메가박스는 보도자료에서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2023년 영업 적자가 지속되었다”고 밝혀 향후 운영비 절감 효과를 예고했다. CGV는 흑자 전환에 효자 노릇을 했던 해외 사업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한다. CGV 서지명 홍보팀장은 “베트남, 중국 등 해외 극장 산업의 빠른 회복세가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며 “더 많은 관객이 국내외의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거리의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라 밝혔다.
글 박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