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산업 현황
2023년 프랑스 영화 산업에서 애니메이션은 역동적 성장을 보였다.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NC)에 따르면 18편이 투자 인가를 받아 2022년(13편)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평균 제작비는 640만 유로였으며, 2014~2023년 10년간 평균은 1,010만 유로로 극영화(500만 유로)보다 월등히 높았다.
2023년 프랑스 극장에서는 애니메이션 59편이 개봉돼 전체의 8.2%를 차지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프랑스 제작 애니메이션은 14편으로, 팬데믹 이전 평균 7편을 크게 웃돌았다. 한 해 관객 수는 2,970만 명으로 전체의 18.9%였으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 파리가 제작에 참여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로 725만 명을 기록했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미라큘러스>가 165만 명으로 6위를 차지했다. 관객 연령대는 3-14세가 41.4%, 25-49세가 32.8%였다.
CNC가 2024년 발간한 『2023년 애니메이션 시장』을 주요 출처로, 애니메이션 제작·배급·관객 현황을 살펴보겠다. 이 글의 프랑스 제작 애니메이션은 CNC의 투자·제작 인가를 받은 작품으로, 100% 프랑스 제작 및 프랑스 주도 공동제작에 한정된다.
[ 제작 현황 ]
○ 제작 편수 및 공동제작
2023년 CNC 투자 인가 애니메이션은 18편으로 2022년보다 5편 늘어 역대 최다였다. 전체 제작 영화 중 비중은 6.0%로 역시 최고 기록이다.
<2014-2023년 프랑스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편수 추이. 출처: CNC, “투자 인가 영화 기준”>
18편 중 13편은 국제 공동제작, 5편은 100% 프랑스 제작이었다. 이 중 7편은 프랑스 주도 공동제작이다. 공동제작 국가는 12개국으로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 캐나다, 스위스, 네덜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덴마크,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브라질이다. 지난 20년간 프랑스는 27개국과 공동제작했으며, 룩셈부르크(32편), 벨기에(28편), 독일(17편), 캐나다(16편)가 많았다.
○ 제작비
2023년 CNC 제작 인가 애니메이션 6편의 평균 제작비는 약 640만 유로로, 2022년(720만 유로)보다 11% 줄었다. 2004~2023년 평균은 1,070만 유로로 극영화(520만 유로)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0142023년 역시 1,010만 유로로 극영화 평균(500만 유로)의 2배 수준이었다.
평균 제작비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15년(2,060만 유로)과 2016년(2,020만 유로)이다. 2015년에는 프랑스-벨기에 공동제작 <아스테릭스: 신들의 전당>, 2016년에는 프랑스-이탈리아 공동제작 <어린왕자>와 <와이 아이 디드 (낫) 잇 마이 파더>가 큰 제작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어린왕자>는 약 630만 유로, <와이 아이 디드 (낫) 잇 마이 파더>는 535만 유로였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공동제작한 ‘어린왕자(le Petit Prince)’. 출처 파라마운트 픽처스>
2014~2023년 프랑스 주도 애니메이션의 제작비 중 프랑스 제작사 지분은 23.9%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프랑스 주도 영화의 제작사 지분이 14.9%인 점을 고려하면, 애니메이션에서 제작사 비중이 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 TV 채널은 애니메이션 제작비의 14.0%를 조달해 전체 영화 대비 낮지만, 프랑스 주도 영화 전체에서는 31.3%를 차지한다. 다만 10년간 48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 전체의 85.7%를 지원했으며, 이는 극영화(82.5%)나 다큐멘터리(34.6%)보다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 주도 애니메이션은 해외 자금 비중이 높다. 2014~2023년 해외 투자가 제작비의 16.9%를 차지했으며, 전체 영화는 9.7%였다. 같은 기간 해외 투자를 받은 작품은 44편으로 전체 애니메이션의 78.6%에 달했다. 이는 극영화(45.2%), 다큐멘터리(31.9%)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2014~2023년 프랑스 주도 애니메이션 제작비 중 공공 지원은 22.9%로, 전체 영화(23.4%)와 비슷했다. 극장·비디오·해외 판권을 통한 조달은 17.5%로 전체 영화(15.6%)보다 다소 높았다. 2023년 프랑스 주도 애니메이션 6편의 제작비 중 73.8%가 인력 보수에 쓰였으며, 이는 2022년보다 5.6% 줄었다. 기술 부문은 11.2%로 2022년(8.0%)보다 늘었고, 촬영 부문은 15.1%로 역시 2022년(12.6%)보다 증가했다.
2023년 애니메이션 제작비 중 스태프 인건비가 55.0%로 가장 높아 최근 10년 평균(29.3%)을 크게 웃돌았다. 기술 부문은 11.2%로 두 번째였으며, 2014~2023년 평균(34.3%)보다 낮았다. 다만 연간 제작 편수가 적고 영화별 차이가 커, 이러한 수치를 추세 변화로 단정하기보다는 최근 10년 평균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상영 현황 ]
○ 개봉작
2023년 프랑스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59편이 신규 개봉했다. 이는 1996년, 즉 프랑스가 관련 통계 분석을 처음 시작한 시기 이래 가장 많은 편수다. 이 중 14편이 프랑스 주도 애니메이션이며, 이 가운데 10편이 공동제작 영화다.
그 밖에 미국 애니메이션 12편,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국적 애니메이션 13편, 기타 국적 애니메이션 20편이 신규 개봉했다. 미국, 유럽 국적 외 애니메이션 비중이 근래 들어 높은 편인데, 이는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18편, 2023년에는 13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프랑스 극장에서 개봉했다. 미국 애니메이션 편수는 최근 10년 평균(11편)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제작 애니메이션 ‘위시(Wish, Asha et la bonne étoile)’. 출처 월트 디즈니>
○ 관객 수 및 매출액
2023년 프랑스 개봉 애니메이션은 2,970만 관객, 매출 2억 1,280만 유로를 기록했다. 전체 영화 대비 관객 18.9%, 매출 18.0%에 해당하며 모두 역대 최고치다. 2022년 대비 관객 수는 58.4% 늘었고, 전체 영화 증가율(19.2%)보다 훨씬 컸다.
2023년 3D로 개봉한 3편은 420만 명을 동원했고, 이 중 3.3%가 3D 버전을 관람했다.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상영 기간이 길고 연말 개봉 시 다음 해까지 관객을 누적한다. 2023년 애니메이션 평균 입장료는 7.15유로로 2022년보다 8% 올랐다. 극영화(7.61유로)·전체(7.51유로)보다 다소 낮았다.
59편 중 34편이 10만 명, 15편이 50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200만 명 이상은 4편으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725만 명), <엘리멘탈>(320만 명), <퍼피 구조대>(231만 명), <위시>(213만 명)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155만 명을 모아 유럽·미국 외 작품 중 유일하게 상위 10위에 올랐다. 전체 관객의 43.3%가 상위 3편에, 57.1%가 상위 5편에 집중됐다.
○ 배급사별 시장 점유율
2023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59편 애니메이션은 26개 배급사가 맡았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유니버설픽처스인터내셔널로 4편을 배급해 33.7%를 기록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트롤: 밴드 투게더> 흥행 덕분이었다. 뒤이어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위시>, <엘리멘탈>로 15.5%를 기록했고, 파라마운트는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으로 9.4%였다. 프랑스 배급사 SND는 <미라큘러스>, <정글번치: 월드투어>를 배급해 7.3%로 4위를 차지했다.
[ 관객 특성 ]
2023년 애니메이션 관객 중 41.4%가 314세였으며, 2549세는 32.8%였다. 성별은 여성 47.5%, 남성 52.5%였고, 지역은 수도권 20.9%, 비수도권 79.1%로 최근 5년과 비슷했다. 관람 빈도는 월 1회 이상 48.2%, 연 1회 이상 36.1%, 주 1회 이상 15.7%였다.
분석 대상 15편 중 12편에서 314세 비중이 평균보다 높았고, <아르고 원정대>는 58.5%로 가장 높았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1524세가 35.3%였다. 2549세 비중이 평균보다 높은 작품은 7편으로, <위시>는 37.2%였다. 일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2549세 37%, 50세 이상 19.2%로 성인 관객층을 끌어냈다.
[ 나가는 글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프랑스 2030’이라는 대규모 국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5년간 540억 유로 기금을 투자해 산업 동력을 끌어올리고 혁신적 기술 개발 및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것이 골자다.
영상 부문도 이 투자 계획의 한 사업축을 담당하고 있다. CNC가 ‘영상 대제작(La grande fabrique de l’image)’이라는 사업을 주관하여 2023년부터 촬영 스튜디오, 애니메이션/VFX/게임 등 디지털 프로덕션 스튜디오, 교육 기관 등 68개처에 지원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12곳이 포함된다. 기존에 주요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뿐 아니라 성장 가도에 있는 스튜디오에도 지원함으로써 실시간 3D와 같은 기술적 도약, 그리고 스톱 모션, 모션 캡처 등 부문을 전략적으로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프랑스 애니메이션 산업의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 12개의 스튜디오 중 7곳이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산업 발전의 수도권 집중화 완화 목적도 있다. 이러한 국가적 투자가 세계 애니메이션 산업 환경에서 향후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KOFIC 통신원리포트 2024_Vol.59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산업 현황> 상세 보고서는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 원은영 영화진흥위원회 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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