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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생성 AI 등장, 영상 산업은 어디까지?

2024.04.18
  • 출처 KoBiz
  • 조회수223

영상 콘텐츠 업계의 ‘생성형 AI’ 활용 실태

 

바야흐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시대다. 지난 2월 미국 오픈AI에서 선보인 ‘텍스트 투 비디오’ 생성형 AI 모델 ‘소라’(Sora)'는 다시 한번 세간에 놀라움을 안겼다. “본 페이지의 모든 영상은 소라에서 어떠한 수정 없이 직접 제작되었다”라고 소개한 이 AI는 텍스트 지시를 통해 최대 1분 길이의 비디오를 창작해낸다. 전 산업 분야에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AI를 활용하기 시작한 가운데 영상 콘텐츠 업계에서는 AI가 어디까지 쓰이고 있는지 살펴본다. 

 

 

오픈AI가 내놓은 영상 제작 확산형 AI 모델 소라(Sora)가 생성한 영상

 

딥페이크, 디에이징 활용 활발

국내 영상 제작 스튜디오에서도 생성형 AI 활용은 이미 활발하다. AI를 활용한 음성 복원, 디에이징, 딥페이크 등으로 제작의 효율성을 높인다.

지난 2월 초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는 배우 손석구를 쏙 빼닮은 아역 배우가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디에이징 기술을 이용한 것이었다. 아역을 연기한 배우의 얼굴에 손석구의 어린 시절 사진들을 입혀 구현한 모습이다. 

2022년에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에는 배우 최민식의 30대의 모습이 등장했다. 60대의 나이에 들어선 배우 최민식이 극 중 30대 시절도 직접 연기한 셈인데, 이것도 생성형 AI의 결과물이다. AI가 최민식의 젊은 시절 얼굴과 목소리를 분석해 30대 최민식을 만든 것이다.

또 지난 1월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도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했다. 주연 배우들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면서 국내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과거 진행자였던 故 송해가 젊은 모습으로 깜짝 등장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KT AI 보이스 스튜디오와 함께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공동 제작, 출시했다. 또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대규모 군중이 등장하는 전투 신에도 AI 기술 기반의 특수효과가 적극 활용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딥페이크 기술로 손석구의 어린 시절 사진에서 

극 중 장난감의 어린 시절 얼굴을 구현했다. 넷플릭스 제공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에서 30대부터 50대까지를 연기한 배우 최민식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노동집약적 CG업계 효율성 극대화, 생생한 묘사가 주는 감동 

이처럼 현재 한국 콘텐츠에서 생성형 AI는 딥페이크(deepfake), 디에이징(de-aging) 기술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작 과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 해주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다. 얼굴의 특정 부위에 움직임을 자동으로 추적하거나(오토 트래킹) 해당 부위를 자동으로 선택해서 색이나 모양을 수정할 수 있는 (오토 마스크) 기술 등을 함께 사용한다.

 

<카지노>를 제작한 씨제스 스튜디오(2022년 걸리버 스튜디오와 합병) 특수시각효과(VFX) 팀은 AI 활용 현황에 대해 “노동집약적인 작업에서 훨씬 효율성이 높아지는 단계로 CG 작업 공정이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디지털 휴먼이나 버츄얼 인플루언서를 만드는 데에 활용하면, 제작 단계에서 주연배우와 닮은 대역을 추가로 캐스팅하기 위한 수고나 노력을 덜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제작 과정도 비슷하다. 드라마 속 <전국노래자랑>의 1994년 방영 분에 담긴 진행자 송해의 얼굴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을 가진 뒤, 쉐도우 액터가 <전국노래자랑> 씬을 실제로 촬영하면서 쉐도우 액터의 얼굴에 학습된 송해의 얼굴을 입혔다. 특수효과를 작업한 엠아이 스튜디오는 “추가로 후반 작업에서 더욱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기술 적용 과정을 설명했다. 이렇게 AI 기술로 구현한 리얼리티는 감동으로 이어졌다. 엠아이는 “故 송해 선생님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도가 시청자에게 통했다”며 딥페이크 기술의 긍정적인 효과를 짚었다.

 

프로덕션들은 보다 매끄러운 만듦새에 집중하는 단계다. 또한 활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씨제스 스튜디오는 제작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와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작품에서는 전작보다 더 세밀한 디에이징 효과를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일부 작품에는 건물의 디자인, 모니터의 인터페이스 등 디자인해야 하는 작업물을 생성형 AI를 통해 시안을 만들어 내는 등 활용 범위도 더욱 넓혔다.

 

안전한 활용 환경 조성 필요

효율성 극대화와 생생한 묘사가 주는 감동은 산업적으로 큰 소득이겠으나, 쟁점은 있다. 저작권 책임 소재와 초상권 침해에 대한 우려다. 또한 대역 혹은 아역배우나 분장 스태프 등 기존 인력이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정보문화연구소의 김민성 교수는 “생성형 AI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학습용 데이터와 관련된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과  AI가 산출해 낸 결과물이 원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있는지” 아직 명확한 법적 차원의 정리가 미비한 현재 업계 환경을 짚었다.

 

AI가 기존 인력을 대체한다는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 김민성 교수는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의 기술력과 확산속도를 고려할 때 지금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어떻게 생산성을 높이고 보다 효율적인 제작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을 전하며, “인공지능 기술이 기존 인력을 완벽하게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며, 영상 분야 인공지능 서비스를 고도화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더하여 김민성 교수는 “생성형 AI는 기본적으로 효율적 콘텐츠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이점을 짚으면서도 “창작자들이 기술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더 안전한 기술 활용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두고 노력해야 한다”며 이용자 대상의 리터러시 교육과 악용하는 생산자의 윤리의식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AI 시대에 발생 가능한 저작권 쟁점에 대응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인공지능-저작권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운영하고, '생성형 인공지능 저작권 안내서'를 발간하며 우려를 최소화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글 채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