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접속 통계
  • 홈
  • 뉴스/리포트
  • 뉴스
  • 메일쓰기
  • 페이스북
  • 트위터

뉴스

<타로> 김진영(덱스)을 만나다

2024.06.21
  • 출처 씨네21
  • 조회수136

예능인 덱스에서 배우 김진영으로

 

군대 예능프로그램 <가짜사나이2>의 장발 교관, 연애 예능프로그램 <솔로지옥2>의 대형 메기(프로그램 중간에 투입되어 판도를 바꾸는 캐릭터), 그리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 3로 대중을 매혹하고 있는 예능인 덱스가 <타로>의 주연배우 김진영으로 찾아왔다. <타로>는 갑작스럽게 공포의 상황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영화로 LG유플러스 STUDIO X+U가 만든 7부작 시리즈의 3편을 편집한 버전이다. 배우 김진영이 주연을 맡은 3부 <버려주세요>는 배달 기사 동인이 배달 손님 미진과 겪는 갈등과 참상을 그린다. 

 

동인 역을 연기한 배우 김진영의 모습은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론 친숙하다. 그간 각종 예능과 개인 유튜브 채널 <덱스101>에서 보여준 그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자연스레 녹여내면서도 호러 장르물에서 소화해야 할 긴장감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단 몇년 만에 군인, 유튜버, 예능인 그리고 배우의 영역까지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는 그의 매력을 ‘배우 김진영’, ‘예능인 덱스’, ‘인간 김진영’ 세 구역으로 나누어 살펴봤다. 몸에 밴 유머를 가감 없이 발휘하는 동시에 ‘성공’, ‘어른’의 기준에 대해 진중한 고심을 터놓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 남자, 인기 있을 수밖에 없다’란 생각이 찾아든다.

 

배우 김진영



 

- 연기 활동을 시작한 배경은.

= 지난해 말부터 연기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긴 했지만 첫 연기로 소화하기엔 너무 큰 작품, 큰 비중의 역할이 많았기에 조심스러운 거절로 일관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군 생활도 그렇고 전문성을 띠는 일에 늘 관심이 많았다. 특수한 분야, 하나의 카테고리에 딱 몰두해서 깊이 파는 성향이다. 예능프로그램 촬영에 순간적인 센스와 창의력이 필요하다면, 연기는 더 땅속으로 파고드는 일로 느껴졌다. 우스갯소리지만 변태처럼, 주어진 대본을 한줄 한줄 쪼개며 공부하면 너무 행복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 첫 작품으로 <타로>를 선택한 이유는.

= 연기 욕심이 있어도 언제까지고 사람들이 날 찾아주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신인배우들이 워낙 처음부터 완성형 연기를 보여주니까 나같이 미숙한 사람은 금방 잊힐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내 부족한 실력을 만회할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했을 때 나온 답이 ‘나와 비슷한 배역을 맡자’였다. 배우로서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첫 방향성이라고 느꼈다. 그때 마침 <타로>의 동인 역이 들어왔다.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고 대본을 읽자마자 머릿속엔 이미 동인을 어떻게 연기할지가 마구마구 떠올랐다.

 

- 동인의 모습과 그간 봐온 김진영(덱스)의 면모가 많이 겹치더라. 바이크를 타고, 집에서 운동하고, 친구들과 경례하는 장면까지 친숙한 모습이다.

= 맞다. 직접 오토바이를 탄 장면도 있고, 경례하는 부분 등도 평소 모습을 반영했다. 감독님이 연기 초보를 굉장히 많이 배려해주셨고 내 의견을 먼저 물어봐주셨다. 정해진 연기의 틀에 가두기보다 가능성의 폭을 열어주신 거다. 나도 갈수록 욕심이 생겨서 애드리브나 각종 설정을 유연하게 녹여낼 수 있었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애드리브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 하나는 민구(박해린)와 분식 포차에서 대화하는 장면이다. 원래는 “수고”를 한마디씩 주고받는 정도가 끝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합을 맞추다보니 몇분씩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나중엔 실제로 어묵을 먹다가 너무 뜨거워서 뒤에 그릇을 다 쏟아버리는 재밌는 테이크도 나왔다. 또 하나는 미진(김지혜)과 대화하는 장면들이다. “잠깐 얘기해도 돼요?” “아뇨”에 이어서 “여자친구 있으세요?” “아뇨” 하는 식의 재빠른 티키타카는 상대 배우와 바로바로 아이디어를 조율하며 만들어진 재밌는 장면이다. 또 미진이 물 한잔을 줬을 때 동인이 그냥 마시지 않고 혀에서 호로록 굴려보는 코믹한 액션도 현장에서 떠올린 애드리브였다.

 

- 지금 초코라테를 마시고 있는데, 영화에서도 물 대신 초코우유 없냐는 대사가 등장했던 것 같다.

= 맞다. (웃음) 팬들을 위해 넣은 일종의 이스터에그다. 내가 평소에 초코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팬들은 속으로라도 조금 반가워하고 웃을 거란 마음이었다.

 

- 애드리브나 다른 설정이 추가되면서 동인의 성격도 꽤 바뀌었겠다.

= 대본의 동인은 훨씬 더 날라리였다. 결과적으론 조금 더 유쾌하고 ‘쫄보’ 같은 모습으로 다듬어졌고 더 매력적인 캐릭터, 더 일상적이고 흔한 보통의 인간이 됐다. 무척 나쁜 사람이 아닐지라도 좋지 않은 상황을 맞닥뜨리면 동인 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는 맥락이 작품에 더해질 수 있었다.

 

- 유튜브에서 “올해는 연기에 더 몰두해보려 한다”라고 밝힌 적 있다. 상반기를 연기 활동으로 쭉 달리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지.

= 항상 그렇듯 인생이 자기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더라. (웃음) 물론 너무 많은 배움과 즐거움이 있었으나 결과물을 보니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만 제외하면 예능 촬영 현장과 모든 게 달랐다. 전문적인 연기 교육을 특별히 받아본 적 없어서 발음 문제도 있었고, 신마다 감정의 텐션이 울룩불룩하게 튀기도 했다. 그럼에도 <타로>는 당시 나의 100%를 쏟아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자기 객관화를 평소에도 잘하는 편이다. 잘한 건 잘했다고, 못한 건 못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나서 다음을 기약하고 싶다.

 

- 정석적인 연기 교육을 받지 않아서인지 되레 신선하게 느껴지는 연기가 많았다. <솔로지옥2>로 비유하자면 연기판에 갑자기 들어온 메기 같달까. 독립영화계 스타였던 구교환 배우가 대중영화나 시리즈물에서 보여줬던 독특함도 떠올랐다.

= 아, 구교환 배우님이 국산 토종 메기의 신선함을 보여주셨다면 난 아주 오염된 외래종 메기가 아닐까…. 이쪽의 수질을 안 좋게 만들었다면 관계자 분들에게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남기고 싶다. 어쨌든 지금의 내 연기를 좋은 개성으로 여겨주는 분들이 있다면 성원에 힘입어서 더 잘해보겠다.

 

예능인 덱스



 

- 개인 유튜브 채널 <덱스101>을 시작한 지 3년쯤 지났다.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기가 점차 힘에 부칠 것 같은데.

= 요즘 유튜브 판이 많이 어렵다…. 기업 단위의 채널이나 전문적인 인력, 장비가 많이 들어오면서 이제는 기존 방송사와 유튜브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선까지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같은 자영업자가 숨 쉬고 살려면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올해의 돌파구는 ‘도전’으로 다짐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늘 있지만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미칠 듯이 파고들 수 있다. 평소에도 먹는 음식만 계속 먹고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건 꺼리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오토바이 경주나 몸을 쓰는 여러 분야에 깊게 도전할 예정이다.

 

- 2~3년 동안 단숨에 큰 인기를 거둔 편이다.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을 수도 있겠다. 하물며 <덱스101>에선 평소 김진영의 모습을 계속 드러내기도 해야 한다.

= 예전에 인터넷 생방송을 했을 때부터 방송을 끄고 난 뒤의 나는 아예 다른 인격체라고 벽을 세웠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방송에서 드러냈을 때 시청자들이 되게 혼란스러워하셨다. 그분들은 방송 속의 내 모습을 보고 응원한 건데, 막상 당사자가 “그건 사실 내 모습이 아냐”라고 말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점차 여러 정체성 사이의 폭을 줄여나가자고 마음먹은 상태다. 물론 다수의 정체성이 완전한 동일선상에 있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시청자와 팬들이 이질감을 최소한으로 느끼게끔 하고 싶다.

 

- 정체성의 조정 과정도 덱스만의 장점으로 여기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친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지는 <덱스101>의 ‘OFF, DEX’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능이백숙’ 편이 명작으로 꼽히던데.

= 그 명작을 알다니. (웃음) 완전 인간 김진영의 바이브였던 영상이다. ‘OFF, DEX’를 처음 시작했을 땐 꽤 무서웠다. 원래 김진영의 모습을 천천히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는데 너무 내 욕심인가 싶었다. <일일칠 - 117> 채널의 ‘냉터뷰’ 콘텐츠를 봐도 내 변화가 꽤 보일 것 같다. 시즌1보다 시즌2에서 더 자연스럽고 담백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 안 그래도 최근 공개된 트와이스 사나와의 두 번째 ‘냉터뷰’가 화제였다. 최애를 다시 만난 소감은 어땠나.

= 알다시피 첫 번째는 보는 사람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MC의 본분을 망각하고 찍었다. (웃음) 이번엔 한 템포 죽이고 분위기를 환기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 진지하게 마주하려 했다. 그렇게 보니 더 멋있는 분이더라. 어른스러움과 인간적인 장점들을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나보다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아무튼 행복했다.

 

인간 김진영



- “언제까지나 사람들이 날 찾아주진 않겠다고 생각했다”라는 말을 자주 꺼낸다. 다른 방송에선 “내가 반짝스타임을 인지해야만 오래갈 수 있다”라는 다짐도 비친 적이 있다.

= 당연히 그 생각은 지금도 똑같다. 어떤 분이 “우리 일은 항상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조언해준 적이 있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면 끝이다. 이 마음을 항상 염두에 둔 채 변하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럼에도 초심을 유지하기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 변하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냐고 주위에서 물어본다면 늘 하는 말이 있다. 난 태어나서 아직 할부 결제를 해본 적이 없다. 신용카드를 쓰긴 쓰는데 신용도 때문일 뿐이다. 조금이라도 사치를 부리다 보면 무너지는 걸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당장 내일 눈을 떴을 때 지금의 꿈만 같은 인기와 상황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

 

- 개인 방송에서 ‘성공’에 대한 야망을 자주 드러낸다. 예능 신인상, 영화 주연 등 계속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성공의 기준이 무엇인가.

= 유명한 어구가 있지 않나. “살아남았다는 건 그만큼 강하다”라는 말이 딱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다. 덧붙이자면 자신의 은퇴 시기를 스스로 결정하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30살이든 40살이든 일을 그만둬도 되겠다는 결단력을 지니고,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 명작 ‘능이백숙’ 편에서 친구와 건배하며 “우리 좀 멋진 어른으로 거듭나자”라고 말했다. 멋진 어른의 의미는 무엇일까.

= 자신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 물질적인 여유를 말하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기다리는 여유, 자신의 감정을 다시 한번 고를 줄 아는 여유, 즐거움에 대해 너무 각박하지 않을 여유, 남과 있을 때 웃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여유가 내가 추구하는 어른의 여유다. 또 중요한 건 낭만을 지키는 일. 밤늦게 운동을 마치고 귀가할 때 가끔 갓길에 차를 세워 풍경을 보며 음악 한곡을 듣는 그런 낭만 말이다, 이처럼 몰아치는 일상을 잠깐 일시정지할 수 있는 마음을 지킨다면 멋진 어른이 된다는 게 그닥 어렵진 않을 것 같다.

 

글 이우빈  사진 오계옥

 

링크: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5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