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소재와 공상과학의 매력에 호평, 로맨스 클리셰의 약점에는 아쉬움
지난 9월 27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 <경성크리처> 시즌 2는 2023년 이탈리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0위권에 진입한 K-드라마 중 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이 식민지 조선인들을 상대로 벌였던 생체 실험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이탈리아에서는 역사적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독특함이 화제였다. 이번에 공개된 시즌 2 또한 공개되자마자 이탈리아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10위권에 등극했다. 이에 이탈리아 언론의 <경성크리처> 시즌 2 리뷰를 살펴본다.
예술, 영화, 테크놀로지,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는 이탈리아 인터넷 매거진 《Martin Cid Magazine(마르틴 씨드 매거진)》은 "<경성크리처> 시즌 2: 공상과학 소설과 괴물의 흥미진진한 한국 무용담"이라는 제목의 리뷰를 실었다. 리뷰 첫머리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경성크리처> 두 번째 시즌은 전작의 큰 성공이 가능하게 한 모든 요소를 유지한다. 그 요소들이란 역사 드라마와 공상과학 소설, 로맨스 그리고 괴수물의 능숙한 혼합을 말한다. 첫 번째 시즌에서 호평받았던 서스펜스와 공포, 액션의 매력적인 혼합이 다른 타임라인 속에서 동일하게 전개된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Martin Cid Magazine》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K-드라마가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공상과학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크리처물은 가장 영향력 있는 장르 중 하나가 됐다. <경성크리처>는 기술적인 측면과 특수 효과뿐만 아니라 복잡한 내러티브가 합세한 뛰어난 예시다. 1940년대와 현재라는 두 개의 뚜렷한 시기에 걸쳐 매혹인 방식으로 교차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줄거리의 중심에는 유전 공학이라는 거대 담론이 있다."라고 평하고 있다. 리뷰는 "다른 두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서울에서 펼쳐지는 매력적인 이야기"라며 반드시 봐야 할 넷플릭스 시리즈로 꼽았다.
'마르틴 씨드 매거진'은 '경성크리처' 시즌 2를 '반드시 봐야 할 시리즈'로 평하고 있다 - 출처: 'Martin Cid Magazine'
영화와 TV 시리즈의 정보, 리뷰, 심층 분석에 집중하는 《Movieplayer.it(무비플레이어)》는 <경성크리처> 시즌 2에 3점(5점 만점)을 부여했다. 《Movieplayer.it》에 따르면 <경성크리처> 시즌 2는 K-드라마의 중요한 요소인 낭만을 절대적이고 중심적이며 효과적인 방식으로 강조한다. 공포 요소가 낭만주의적 스토리와 대조적이면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박서준과 한소희의 연기는 시즌 1에 이어 여전히 강렬하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는 K-드라마의 팬들에게는 익숙한 일이겠지만 다른 에피소드보다 훨씬 더 극적이고 낭만적이다. 《Movieplayer.it》는 <경성크리처>의 성공적 요소인 낭만을 긍정적이면서 동시에 부정적으로도 보고 있다. "이 드라마에 존재하는 미스터리와 역사적 소재는 진실하고 감동적인 사랑의 탄생,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의 꿈과 전망에 다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의 탄생을 말하는 구실에 가깝다."라고 전한다. 미스터리적 요소는 낭만적 부분과 로맨스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Movieplayer.it》는 <경성크리처> 시즌 2의 약점으로 "일부 사건의 해결이 다소 피상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세련된 편집 덕분에 감정선이 잘 구축됐다."면서 "잘 만들어진 장면 장면들, 리드미컬하게 진행되는 서사 등 매록적인 참신함으로 가득 찬 새로운 시즌은 희망적"이라고 마무리했다.
'투데이'의 '경성크리처' 시즌 2 리뷰 - 출처: 'Today.it'
한편 《Today.it(투데이)》는 리뷰 제목부터 "<경성크리처>, 시즌 2가 시즌 1보다 낫다."다. 결론 부분에서는 "시즌 2를 시즌 1의 프리퀄처럼 먼저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시즌 1보다 업그레이드된 괴물들은 이제 슈퍼 괴물로 초강력, 초고속, 초전투 기술을 갖고 <매트릭스>가 <기묘한 이야기>와, 혹은 <레지던트 이블>이 <블레이드>와 만난 듯한 이야기가 된다. 그 후 서사는 '나는 누구인지'를 다룬 주요 인물의 정체성에서 인간성으로, 본능과 이성의 이중성에 대한 주제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그러면서 《Today.it》도 로맨스가 부자연스럽게 강조된 면을 시즌 2의 약점으로 꼽았다.
<경성크리처> 시즌 2는 대체적으로 이탈리아 언론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릴러, 호러, SF 등 장르를 불문하고 K-드라마는 로맨스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으며 위에서 살펴본 리뷰에서도 이 같은 부분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탈리아 시청자들에게 로맨틱한 요소가 K-드라마의 뻔한 클리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바다.
글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링크:https://kofice.or.kr/c30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24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