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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인도네시아, 팬데믹 이후 변화한 영화 시장을 말하다

2024.11.29
  • 출처 KoBiz
  • 조회수52

CGV 인도네시아 관계자 인터뷰

 

2024년 4월 19일 오전, 자카르타 시내 수디르만 거리의 AIA Central 빌딩 26층에서 CGV 인도네시아의 나정훈 법인장, 김형동 부장, 그리고 라미 꾸르니아시(Rahmi Kurniasih)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CGV 인도네시아의 최근 동향과 미래 전략, 그리고 인도네시아 영화 시장의 변화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 2022년은 팬데믹 이후 '보복적인 영화 관람'이 일어난 해였고, 2023년은 비로소 팬데믹 이전의 관객 수준과 비교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보입니다. 2023년의 관객 수가 2022년보다는 낮았지만, 그럼에도 로컬 영화들이 강세를 보인 요인은 무엇이라고 분석하십니까?

= 2022년에는 팬데믹의 영향을 극복하고 영화 애호가들이 보복적으로 극장을 찾았던 시기였죠. 이 시기에 <무용수 마을의 대학생 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와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가 크게 흥행하며 로컬 영화들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2023년 상반기는 2022년과 비교해 다소 부진했죠. 그럼에도 후반기에는 100만 관객 이상을 기록한 영화가 20편이나 나와 전체적으로 5400만 관객을 기록했죠. 특히 수입영화의 관객 수가 대폭 감소한 반면, 소형 제작사들이 만든 영화들이 흥행을 이끌었고, 신규 배급사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많은 100만 이상 관객 영화들이 나왔습니다.

 

- FLIX 상영관이 5개로 늘었고, 최근 업계 1위부터 3위까지 상영관 점유율을 갱신한 자료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CGV와 시네폴리스, 그리고 Cinema XXI의 현황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2023년에 Cinema XXI은 상장 후 빠르게 상영관 수를 확장했습니다. 반면 CGV와 시네폴리스는 매년 3-4개의 상영관을 추가하고 있죠. 특히 시네폴리스는 예기치 않게 실적이 좋지 않은 몇몇 매장을 2023년 중에 폐점했는데, 이는 해당 쇼핑몰의 퍼포먼스가 좋지 않아서입니다. CGV도 마찬가지로, 예를 들어 자카르타 북부 벨라테라 몰처럼, 당초 예상했던 실적을 올리지 못한 매장이 있었습니다. 시네폴리스는 리포 그룹과 특수 관계를 유지하며, 리포 그룹 소유의 몰에 우선적으로 입점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자주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호러 장르 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망꾸지워(Mangkujiwo)>와 <꾼띨아낙(Kuntilanak)> 같은 영화들이 100만 관객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로컬 호러 영화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인도네시아의 호러 영화는 크게 이슬람 호러와 자바 호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우디노(Sewu Dino)> 같은 영화는 이슬람 색채가 거의 없는 자바 호러입니다. 호러 영화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바이럴 마케팅이 잘된 영화들은 영화팬들이 실망하더라도 일단 극장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꾼띨아낙>은 '꾼띨아낙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망꾸지워>는 그 프랜차이즈의 스핀오프 성격이라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 한국 호러 영화들이 인도네시아에서 큰 흥행을 기록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보 부족, 공감대 형성 문제, 혹은 시나리오의 문제일까요?

= 이 문제는 호러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한국 영화에도 해당됩니다. 많은 한국 영화들이 인도네시아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한국 호러 영화는 현지 관객과의 공감대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고, 홍보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시나리오 자체가 인도네시아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한 부분도 있죠. 물론 <부산행>과 <파묘>와 같은 예외적인 성공 사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공감대 형성과 현지화된 홍보 전략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 최근 개봉한 <조금 달라(Agak Laen)>가 큰 인기를 끌며 9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이 영화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 분석하십니까?

= <Agak Laen>의 성공은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첫째, 2월이라는 영화 비수기에 다른 경쟁작들이 거의 없어 경쟁이 적었던 시점에 개봉한 점이 유리했습니다. 둘째, 그동안 과도하게 양산된 호러 영화들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들이 새로운 장르인 코미디를 찾았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SNS와 바이럴 마케팅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졌죠. 이 영화는 팬데믹 동안 인기를 끌었던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영화 제목이 팟캐스트 이름에서 차용되었기 때문에, 팬들에게 기대감을 형성한 부분도 성공에 기여했어요.

 

- 최근 Purple Plan과 같은 독립 수입 배급사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활동 중인 다른 독립 배급사들은 어떤 곳들이 있나요?

= Purple Plan은 1년에 6~7편 정도의 한국 영화를 수입하는 독립 배급사입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인도네시아에서 상영되는 것은 아니죠. 그 외에도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배급사들이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는 대개 CGV의 자회사인 CBI를 통해 배급됩니다. Purple Plan은 인도네시아 배급 시, 시네폴리스의 피트 픽쳐스(Feat Pictures)와 계약을 맺고 배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할리우드 영화들이 최근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파업 영향인가요?

= 할리우드 영화의 부진은 주로 영화계 파업과 그로 인한 제작 지연 때문입니다. 2024년에도 파업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어, 수입 영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헐리우드 영화들이 속편 위주의 제작을 이어가면서 퀄리티가 떨어진 것도 관객들의 흥행을 이끌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KIFF)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행사의 효과와 반응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 KIFF는 매년 한국 영화를 현지인들에게 소개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약 8,300명이 관람했으며, 신문, SNS,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 매체를 통해 활발히 홍보되고 있습니다. 사실 교민 사회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현지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영화 산업에서 인도계 기업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맞습니다. MD 픽쳐스, 팔콘픽쳐스, 라삐필름 등 주요 제작사의 60-70%가 인도계 기업입니다. 하지만 흥행 영화 대부분은 인도계 기업에서 제작되긴 하지만, 이들 기업의 직원이나 감독은 대체로 인도네시아인들이죠. 인도계 사장들이 영화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제작과 감독은 철저히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 CGV는 다른 극장 체인들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까?

= CGV는 전통적인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 강연, 전시, 음악 공연 등도 진행되고 있어, 고객들이 영화를 넘어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 OTT의 확산이 극장 산업에 미친 영향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OTT의 영향은 확실히 있죠. 그러나 OTT 콘텐츠가 아무리 확산되어도, 극장에서는 여전히 대형 스크린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감과 차별화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형 영화들은 계속해서 극장에서 상영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의 영화 홀드백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 인도네시아에는 특정한 홀드백 기간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제작사들 간에 암묵적으로 4개월의 홀드백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즉,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후 4개월이 지난 뒤에야 다른 플랫폼에서 배급이 이루어집니다.

 

글 배동선 영화진흥위원회 인도네시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