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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FM만이 가진 네트워크 자산을 늘려나가겠다"

2024.10.25
  • 출처 KoBiz
  • 조회수360

2024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김영덕 위원장 인터뷰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김영덕 위원장. 사진 백종헌 

 

2024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지난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되었다. 역대 최고 배지 매출에 더해 방문객은 작년보다 무려 37% 포인트 증가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는 지난 3월 취임한 김영덕 ACFM 위원장의 공이 크다. 뛰어난 영화 제작자 출신이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로도 활동한 김영덕 위원장은 18년 만에 자신이 초대 마케팅팀장을 맡았던 ACFM으로 돌아와 한국 영화산업의 대표적인 문호를 가꾸는 데에 모든 노력과 경험치를 쏟아붓고 있다. ACFM의 수장으로서의 첫해를 마무리하기 바쁘게 내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김영덕 위원장을 <코비즈>가 만났다.

 

-ACFM을 마무리한 소회가 궁금하다.

=7개월짜리 마라톤을 완주한 느낌이다. 올해 ACFM 예산이 전년도와 동일했는데 주어진 여건 속에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사실 1년을 꽉 채워 준비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가능하고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먼저 진행했다. 내년에 대한 여러 가지 계획으로 벌써 복잡하다. (웃음)

 

-올해 ACFM의 성과를 수치상으로 요약한다면.

=작년에도 역대급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는 그 이상 도약한 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켓 배지 등록자는 예측한 만큼 (6.7% 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총 방문객은 아무리 많아도 15% 포인트가량 증가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37% 포인트나 증가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AI 콘퍼런스 등 콘퍼런스의 프로그램을 양적, 질적으로 향상한 덕분에 영화제 배지를 보유한 일반 참가자들의 유입을 성공적으로 유도하지 않았나 본다. 해외 참가자들의 수가 마켓 3일 차까지도 줄지 않고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던 점도 고무적이다.

 

2024 ACFM의 전경. 사진 백종헌 

 

-ACFM에 참여한 해외 게스트나 바이어 중 기억에 남는 코멘트나 반응이 있었나.

=AI 콘퍼런스에 참여한 게스트 중에는 사실 지금까지 영화제나 마켓과는 인연이 없었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90% 이상이었다. 회사의 CTO나 혁신 마케팅 부문의 담당자가 대부분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측 패널에는 윤리 관련 부서를 담당하는 법무 전문가가 참여했다. 다들 우리가 뜻깊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응원을 전해주셔서 기뻤다. 미니 스튜디오 AI(Mini Studio AI)라는 AI 캐릭터 제작사의 경우는 이듬해 ACFM에 자기 IP를 가지고 와서 배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혁신 기술을 소개하는 장에 머물지 않고 기술 자체를 거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려는 계획도 있을까.

=올해 ACFM을 찾았던 스토리프로토콜의 예를 들어보자. 스토리라는 블록체인을 만들어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생태계로 일단 창작자들이 들어와야 한다. 테크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기술을 사용해 줄 창작자와 IP를 만나야 본인의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마켓의 아주 강력한 바이어이자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내년에는 이 플레이어들이 직접적으로 부스를 차려서 영화인을 대상으로 시연 및 상담 등 B2B 영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물론 예산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웃음)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질적 개선에 더불어 끊임없는 양적 확장 또한 동반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배지와 마켓 부스에 등록한다는 것은 참여사의 정보와 컨택 포인트가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쌓인다는 뜻이다. 사실 아시아 중심의 테크 및 미디어 기업 중 칸 필름마켓 등 해외의 비싼 필름마켓 대신 ACFM만 참여하는 회사가 많다. 이 데이터는 곧 ACFM만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 자산이다. 동시에 이런 중소 참여사는 물론 대형 참여사 또한 점점 늘려야만 ‘ACFM에 참여한다’는 선택에 대한 부가가치가 올라간다. 배지값이 아깝지 않을 만한 넓은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마켓의 성공 비결이자 마켓 자체가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사전 투자는 필수적이다.

 


2024 ACFM 프로듀서 허브. 사진 백종헌 

 

-올해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던 프로듀서 허브에 관해 묻고 싶다. 제작자로서 오래 활동하며 느꼈던 개인적인 고민이 반영된 프로젝트였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산업이 회복되지 못하는 추세다. 동료 프로듀서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껏 개발해 온 시나리오는 많지만 영화에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투잡을 뛰며 영화를 놓지 않는 동료들도 많았다. 이런 사람들이 어떤 희망과 가능성을 가지고 버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영화계가 살아나려면 프로듀서 선에서 먼저 활로를 찾아야 한다. 일단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나면 감독, 배우, 스태프, 협력업체 등 제작의 체인이 줄줄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영화진흥위원회와 니즈가 맞아 프로젝트 진행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듀서 허브를 통해 실제로 국제공동제작 논의가 추진된 경우도 있었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가 이번 프로듀서 허브에서 ‘국제공동제작 핫라인’ 개설을 발표했다. PGK 쪽으로 제안을 보내면 회원 프로듀서들에게 그 제안을 전달한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만든 지 아직 2주도 안 됐는데 벌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하더라. (웃음) 또 이번에 PGK와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자협회가 업무협약을 맺었다. 12월에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족자-넷팩(NETPAC)아시아영화제를 개최하는데 올해 처음으로 마켓을 연다고 하더라. PGK 쪽과 프로듀서 파견 및 공동 프로젝트 개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해 ACFM 및 영화제에 대한 몇 가지 지적도 있었다. 가장 큰 부분은 영화제 초청작 및 마케팅의 무게추가 글로벌 OTT의 작품들에 편중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다. ACFM에서도 대형 OTT의 그림자가 감지되었을지 궁금하다.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 iQIYI 등 규모를 불문한 많은 OTT 회사가 올해 ACFM에 바이어 및 셀러로 참여했다. 아시아 OTT 콘퍼런스도 개최했다. 다만 여기서 다룬 주제는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로컬 OTT의 생존 전략’에 가까웠다. 물론 대형 OTT가 ACFM에 와서 부스를 차려준다면 환영이다. 하지만 동시에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소 플레이어를 보호하는 것 또한 마켓의 입장이자 역할이다. 마켓은 모든 참가자에게 일정한 규격의 부스를 제공하며 정해진 솔루션을 따르도록 제안하기 때문에 대형 OTT와 중소형 OTT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2024 ACFM 아시아 OTT 콘퍼런스. 사진 박종덕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아시아시네마펀드(ACF)는 ACFM의 독립영화 제작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의 성과와 선정작을 간략하게 자평한다면.

=지난 27년간 아시아 예술영화의 산실을 해온 APM에는 자체적인 색깔과 전통이 있다. 물론 상금도 중요하지만 페스티벌 서클에서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것 자체가 감독들에게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다만 ACF에는 과제가 분명히 존재한다. 실질적인 총체적 지원 파이프라인은 팬데믹 이후로 부활하지 않고 있다. 기획 개발과 후반 작업 지원, 제작 지원 등 다각도의 펀딩이 개별적으로, 또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한 파트너와 스폰서십 유치가 가장 큰 과제다. 또 하나는 다큐멘터리다. 영화제에는 ‘와이드 앵글’이라는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이 있지만 사실 ACFM에는 다큐멘터리 배급사나 다큐멘터리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별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올해 ‘독스퀘어’(Doc Square)라는 다큐멘터리 산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려 했지만 결국 인력이나 준비 시간의 부족으로 무산됐다. 내년에는 꼭 추진하여 많은 다큐멘터리 영화인들을 모시고 싶은 욕심이다.

 

-그 외에 근시일 내로 꼭 도입하고 싶은 역점 사업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시아 각국의 산업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 싶다. 산업 데이터는 민간 차원의 활용을 떠나서 한 국가의 정책의 근본이다. 아시아 내 국가가 총 48개국인데 그 중 박스 오피스가 집계되는 나라는 열몇 군데 정도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입장권통합전산망 같은 시스템의 수요가 국제적으로 정말 많고 실제로 수출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범 아시아적인 산업 데이터를 ACFM에서 집산하여 분기별, 또는 반년마다 리포트를 발간하거나 웹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글 박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