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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민족 사회의 영화 해법, 말레이시아 지역 영화관 지원 전략

2025.06.05
  •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 조회수129

말레이시아의 지역 영화관 현황과 지원 정책

 

 

<페낭의 마제스틱 영화관. Majestic Theatre 페이스북 갈무리>

 

 

연방제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지역별로 다양한 영화관이 존재한다. 다민족 국가라는 국가적 특수성으로 인해 지방정부는 주민에게 맞는 영화관을 지원해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역 영화시장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쇠퇴기를 겪고 있다. 이는 지역 영화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팬데믹의 영향으로 다중밀집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데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관람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최대 복합상영관 체인 골든스크린시네마는 2024년부터 수도권인 클랑벨리(Klang Valley) 지역 쇼핑몰에 입점한 상영관 수를 줄인다고 발표했고, 1일 방문객 3만 명 이상인 대형 쇼핑센터에 입점한 MBO 시네마 프탈링자야 지점은 2024년 6월 30일 폐쇄를 결정했다. 

 

이처럼 대형 멀티플렉스 운영사들이 영화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위치한 영화관 영업 중단은 말레이시아 영화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려준다. 그나마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복합상영관 체인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 영화관은 관객 유치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영화표에 부과하는 오락세(Entertainment Tax)를 기존 25%에서 10%로 낮추었지만 이는 수도 및 행정중심지인 연방직할구(쿠알라룸푸르, 푸트라자야, 라부안)에 한정된 조치로, 지역 영화관의 재정적 부담은 여전하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지역 영화관들을 대상으로, 지방정부는 지역 특수성에 맞는 다양한 지원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지역별로 주민들이 최대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지역 영화관을 살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말레이시아 지역 영화관 현황을 살펴보고 지역별 영화 지원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서말레이시아 동남부>

 

1) 슬랑오르(Selangor)

수도권인 슬랑오르는 말레이시아 내 가장 영화관이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역 영화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슬랑오르주정부는 기존 25%인 오락세의 일시적 감세 및 면세 정책을 시행해왔다. 말레이시아 영화관협회(Malaysian Association of Film Exhibitors, MAFE)에 따르면 2021년 슬랑오르 영화관의 연간 손실액은 8,000만 링깃(한화 약 237억)에 달한다. 2021년 영업 이익은 4,500만 링깃(한화 약 133억)으로 이는 전년 영업 이익 대비 85%의 하락한 수치이다. 이처럼 지역 영화관이 어려움을 겪자 슬랑오르주정부는 2021년 기존 25%인 오락세의 일시적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2021년 12월 기준 영화관 오락세에 대한 일시적인 감세 및 면세 조치로 인해 완화되는 세부담은 5,000만 링깃(한화 약 148억)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 쿠알라 트렝가누(Kuala Terengganu), 파항(Pahang)

무슬림 인구가 95% 이상인 쿠알라 트렝가누주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기반을 둔 샤리아법(Syariah)에 따라 2020년 7월 1일부터 상영관에서 남녀 분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무슬림인 파항주도 샤리아법에 따라 2020년 7월 상영관 남녀 분리를 고려한 바 있다. 그러나 성평등을 위한 행동 그룹(The Joint Action Group for Gender Equality, JAG)이 성명을 발표해 이슬람당의 상영관 분리 정책을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등 반대가 커지면서 남녀 분리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3) 클란탄(Kelantan)

무슬림 인구가 95% 이상인 클란탄주는 영화관 운영 금지 조치로 1997년 리도 시네마가 문을 닫은 이후 현재까지 영화관 운영을 금지한 유일한 지역이다. 1990년 말레이시아 이슬람당이 클란탄주를 집권한 이후 영화가 이슬람적 가치를 훼손하고 비도덕적 행동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영화관 운영 금지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클란탄주의 영화관 정책도 변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22년 이슬람당 청년단(PAS Youth)은 쿠알라 트렝가누주가 운영하는 남녀 상영관 분리, 기도 시간 영화 상영 금지 등의 정책을 따른다면 영화관 설립을 허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말레이시아 북서부>

 

1) 페낭(Penang)

페낭주는 1926년 말레이시아 최초의 영화관 중 하나인 ‘마제스틱 극장(Majestic Theatre)’이 들어설 만큼 영화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그러나 1990년대 극장 환경이 멀티플렉스로 변화하면서 페낭주 단관극장들은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이후 페낭주는 폐업한 단관극장을 민간 기업과 함께 이색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주민의 생활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페낭주정부는 팬데믹 이후 침체된 문화예술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2021년 4월부터 12월까지 영화관 오락세에 대한 완전 면세 정책을 적용했다.

 

2) 페락(Perak)

페락주는 페낭주와 마찬가지로 일찍이 영화산업이 발전한 지역으로, 1909년 야우 텟 신 시네마(Yau Tet Shin Cinema)가 처음 개관한 이래 렉스 시네마, 리도 시네마, 루비(Ruby Cinema), 케세이 시네마(Cathay Cinema), 선 시네마(Sun Cinema) 등 7개 단관극장이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철거됐거나 용도가 변경됐다. 

 

페락주는 1900~1940년대 개관한 영화관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 외관을 보존하고, 역사적 건축물을 호텔, 음식점, 박물관 등 관광휴게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최초의 자동차영화관을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관광 캠페인인 트래블페락라(Travel Perak Lah)의 일환으로 자동차영화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판매하는 등 자동차영화관을 관광상품으로 개발, 지역 영화관을 지원하고 있다.

 

 

<사바의 텐스타 시네마. 10Star Cinemas 페이스북 갈무리>

 

 

<동말레이시아>

 

1) 사라왁(Sarawak)

사라왁, 사바 등 동말레이시아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서말레이시아에 비해 영화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말레이시아 영화진흥위원회가 2023년 1월 13일 집계한 전국 영화관 목록에 따르면 동말레이시아 영화관 개수는 21개에 불과하다. 사라왁주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주로 서말레이시아 전체 면적과 비슷한 수준의 규모이지만, 주도인 쿠칭(Kuching) 영화관 숫자는 TGV 시네마, 로터스 파이브 스타, MBO 시네마, GSC 시네마 등 4개다. 

 

시부는 2020년 기준 인구가 24만에 육박하는 도시로, 8곳이었던 영화관은 거의 문을 닫아 2024년 기준 킹스 트리오플렉스 1곳만 남아있다. 킹스 트리오플렉스가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인구 구성을 반영한 마케팅 때문으로 보인다. 시부는 2010년 기준 인구의 약 62%가 중국계로, 관객의 다수인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을 고려해 대만 등 중화권에서 만든 포스터로 작품을 홍보한다. 이처럼 지역 인구를 고려한 마케팅으로 킹스 트리오플렉스는 2000년대 3개 상영관으로 영화관을 확장했고, 2011년부터는 3D 상영관을 갖춘 복합상영관으로 탈바꿈했다.

 

2) 사바(Sabah)

사바주에는 2021년 설립된 사바 지역 영화관인 10스타 시네마(10Star Cinemas) 5곳이 존재한다. 2021년 한해에만 사바주 따와우(Tawau), 산다칸(Sandakan), 파파르(Papar) 3곳에 지점을 확대했다. 10스타 시네마는 지역 주민의 영화 접근성을 높이고 현지 문화를 반영한 운영방식으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말레이시아는 서말레이시아에 비해 영화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지방정부도 지역 영화관에서 문화행사를 열어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고 있다. 2023년 12월 말레이시아 영화진흥위원회는 동말레이시아 지역의 전설, 사회풍습 등 역사·문화적 측면을 조명해 말레이시아 영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동말레이시아 지역 영화관 지원책도 늘어날 전망이다.

 

 

<나가는 글>

 

말레이시아 영화업계 매출액은 팬데믹 이전의 75%선까지 회복하고, 골든스크린 시네마 등 극장은 공연실황영화를 개봉하거나 영화 관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스포츠 중계 관람 등이 가능한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연방제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지역별 사회, 정치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방정부는 지역의 특수성에 맞게 영화관을 지원한다. 이처럼 말레이시아는 지역 영화관이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지방정부가 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꾸준히 제공하여 지역 영화관의 운영에 큰 몫을 하고 있다.

 

<KOFIC 통신원리포트 2024_Vol.38 말레이시아의 지역 영화관 현황과 지원 정책> 상세 보고서는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 홍성아 영화진흥위원회 말레이시아 통신원

KOFIC 통신원리포트 원문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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