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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법칙: 홍상수는 어떻게 베를린의 '연례행사'가 되었나

2026.01.21
  • 출처 KoBiz
  • 조회수297

예측 가능한 탁월함이 만든 브랜드 파워, 작가주의 영화의 지속가능한 모델

 

 

베를린국제영화제(2024)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출처 AFP/연합뉴스>

7년 연속. 홍상수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기록이다. 2026년 1월 15일, 제76회 베를린영화제 측은 홍상수 감독의 34번째 장편 "그녀가 돌아온 날(The Day She Returns)"을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도망친 여자"를 시작으로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물안에서", "여행자의 필요", "그대의 자연은 무엇을 말하는가"에 이은 일곱 번째 연속 초청이다.

홍상수 감독은 이제 베를린에서 하나의 '연례행사'가 되었다. 왜 베를린은 매년 홍상수를 선택하는가? 그리고 이 지속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3번의 베를린, 5번의 수상이 만든 신뢰

홍상수 감독과 베를린의 인연은 이번이 13번째다. 그는 이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8번, 비경쟁 부문에 5번 출품하였다. 그리고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김민희의 여우주연상,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 2022년 "소설가의 영화"와 2024년 "여행자의 필요"로 두 차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는 베를린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적 언어’를 지속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로 평가된다.

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 스틸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그녀가 돌아온 날"은 결혼 후 연기를 그만둔 여배우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속 주인공은 독립영화 한 편의 개봉을 앞두고 세 차례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후 연기 수업에서 교사가 그 인터뷰 대화를 재연해보라고 요청하지만, 그녀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가 돌아온 날”은 84분의 러닝타임 동안 ‘기억과 재연’, ‘연기와 진실’의 경계를 탐구한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 트리샤 터틀은 이 영화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관찰된 작품이며, 강한 연민과 유머로 가득 차 있다"고 평가했다.

“섬세하고 아름답게 관찰된 작품이며, 강한 연민과 유머로 가득 차 있다"

— 트리샤 터틀,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홍상수 감독의 전략: 작가주의의 지속가능한 모델

홍상수 영화의 강점은 ‘일관성’이다. 저예산, 짧은 러닝타임, 고정 카메라, 줌 인/아웃 기법, 일상적 대화, 술자리와 식사 장면, 그리고 메타적 성찰. 이 모든 요소가 약 30여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일관성은 '식상함'이 아닌 '예측 가능한 탁월함'으로 작동하고 있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선택할 때 그가 무엇을 보여줄지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알고 있는 것' 혹은 ‘익숙한 것’ 안에서 펼쳐지는 미세한 변주와 통찰에 매번 새로움을 느낀다.

홍상수 감독 영화의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제작 속도’다. 홍상수 감독은 통상 연 1~2편의 영화를 제작한다. 이 속도는 대부분의 예술영화 감독들에게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은 특유의 제작 방식을 통해 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소규모 스태프, 즉흥적 연출, 짧은 촬영 기간. 그의 시스템은 약 30년간 정교하게 다듬어졌으며, 이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제는 매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기대할 수 있고, 홍상수 감독은 영화제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작품 유통 경로를 확보한다.

홍상수 감독의 방식은 작가주의 영화가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대작을 만들어 흥행을 노리는 대신, 일관된 소품을 꾸준히 생산하고, 영화제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인정과 유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홍상수 감독은 이 모델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세대교체기, 홍상수가 남긴 교훈

한국 영화계는 지금 ‘세대교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1990년대 한국 영화 부흥기를 이끈 감독들이 은퇴를 준비하고, 새로운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아래, 홍상수 감독의 '속도'와 '일관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파워’ 구축 전략은 신세대 작가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할 수 있다. 

2026년 2월 12일, "그녀가 돌아온 날"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그리고 2027년 초, 아마도 우리는 또다시 홍상수 감독의 새로운 영화가 베를린에 초청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이제 이 소식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예측 가능성이, 홍상수 감독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다.

참고자료

• 매일경제, “홍상수 감독 베를린영화제 7년 연속 초청…김민희 제작실장 참여”, 2026.01.16.
• 헤럴드경제, “홍상수 신작 ‘그녀가 돌아온 날’, 베를린영화제 공식 초청”, 2026.01.15.
• 아주경제, “홍상수 감독 신작 '그녀가 돌아온 날', 76회 베를린영화제 공식 초청”,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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