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내 이름은'과 오지인 감독 '쓰삐디!',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내 이름은》 포스터<출처 KOBIS>
데뷔 44년 차 원로 감독 정지영과 신예 감독 오지영이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다.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은 포럼 부문에, 오지인 감독의 《쓰삐디!》는 ‘제너레이션 K플러스’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1980년대부터 《남부군》, 《하얀전쟁》 등 사회파 영화를 연출해 온 정지영 감독은 이번 기회를 통해 3대 국제영화제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한편 컬럼비아대 필름 MFA를 나온 오지인 감독은 졸업작품인 《쓰삐디!》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 두 감독이 같은 해, 같은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한국 영화의 세대를 아우르는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쓰삐디!》 스틸 <출처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사이트>
《내 이름은》: 침묵을 깨는 제주4.3 사건의 기록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은 제주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촌스러운 이름이 창피한 18세 소년과 그 이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어멍(어머니)이 50년 전 숨겨진 약속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비극적인 역사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비추며, 세대를 넘어 오랜 침묵을 깨는 것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 베를린국제영화제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은 제주4.3평화재단 시나리오 공모 대상작으로 출발해 제주도민들의 자발적 후원을 받았다. 최근 투자가 위축된 한국 영화 시장에서, 시민 참여형 제작 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이 세계 3대 영화제에 초청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쓰삐디!》: 성취에 대한 압박을 유머로 승화하다
오지인 감독의 《쓰삐디!》는 속독 신동이 되고 싶어 하는 9살 소녀 정민이의 고군분투를 그린 블랙 코미디 영화다.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책임자인 세바스티안 막트는 《쓰삐디!》를 "’사회적 성취에 대한 압박’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경쾌하고 가벼운 리듬으로 풀어내면서도,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두 작품은 시대도 장르도 다르지만, '침묵과 압박'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공유한다. 《내 이름은》이 역사적 트라우마로 인해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세대 간 화해의 서사로 풀어냈다면, 《쓰삐디!》는 어린 아이들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성취에 대한 압박’을 유머로 승화했다.
원로 감독과 신예 감독이 동시에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점은 한국 영화계가 세대를 넘어 주목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2월 12일에 개막하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두 감독의 작품이 어떤 반응을 얻을 지 기대된다.
참고자료
오마이뉴스, “정지영의 '내 이름은' 베를린 행, 제주4.3 영화 응원하는 까닭”, 2026.01.20
연합뉴스, “오지인 단편 '쓰삐디!',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경쟁 초청”, 202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