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책금융’과 ‘유통구조 개선’, 두 가지 처방으로 영화산업 침체 극복 추진

문화체육관광부 MI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최근 세계 영화제와 글로벌 OTT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는 흐름과는 달리, 국내 영화산업의 기반은 흔들리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심각한 위기 상태'로 진단했다.
818억 원 정책펀드: 제작 기반 정비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영화 분야에 총 818억 원 규모의 정책펀드를 조성하고, 정부 출자비율을 50%→60%로 상향할 방침이다. 영화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위험 부담을 확대해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정책펀드는 ▲한국영화 메인투자 펀드, ▲중저예산 한국영화 펀드, ▲애니메이션 전문 펀드로 구성된다. 이 중 핵심은 567억 원 규모의 한국영화 메인투자 펀드로, 단발성 프로젝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제작사의 영화 지식재산(IP) 확보를 지원하고 강소영화제작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저예산 한국영화 펀드는 순제작비 30억원 이하 등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며, 애니메이션 전문 펀드는 한국 애니메이션 관련 중소기업 및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장르 확장을 추진한다.
"투자자들이 과감한 스토리를 추구하지 않고 안전한 프로젝트에만 투자하려 한다. 영화산업에 커다란 위험이다."
— 박찬욱 감독, 외신 인터뷰
티켓 정산 투명화: 현행 티켓 유통구조 개혁

영화티켓의 할인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간담회,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 <출처 참여연대>
1월 26일 국회에서는 영화인연대, 배급사연대 등이 주관한 '영화 티켓 할인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한 이 자리에서 영화계는 현행 티켓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공론화했다.
핵심 쟁점은 이동통신사의 벌크 구매 관행이다. 이화배 배급사연대 대표는 "이통사가 영화관으로부터 티켓을 약 7,000원에 대량 구매해 고객에게 11,000원에 판매하면서, 영화 제작·투자에 기여 없이 가장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티켓 판매는 전체 판매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계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영화비디오법 개정, 표준계약서 개정 등 입법적 해결을 요구했다. 문체부 김지희 과장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영화비디오법 개정은 조사권한 부재로 실효성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류용래 과장은 “이동통신사와 배급사 간 직접적인 거래관계가 없어 거래상 지위남용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였다.
‘선순환 구조’ 복원이 관건
정책펀드는 '공급 측(제작)', 티켓 정산 개혁은 '수익 측(환류)'을 정비하려는 시도이다. 두 정책이 조화롭게 맞물려야 '투자→제작→상영→수익→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정책펀드는 제작사들의 흥행 중심의 투자 판단과 회수 압박이 유지될 경우 '보수적인 프로젝트'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영화계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제작 환경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티켓 정산 개혁 역시 멀티플렉스와 이동통신사가 상생협의에 사실상 불응해온 상황에서 이해관계 조정이 난제로 남아있다.
이정문 국회의원은 "국회에서도 미비한 현행 법률을 보완해 영화산업이 상생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였다. 이번 정책펀드와 티켓 정산 개혁이 단기적인 구제를 넘어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향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이투데이, “박찬욱 “심각한 위기 상태” 경고...818억원 정부 자펀드, ‘韓영화 구원투수’ 될까”, 2026.01.25
맥스무비, “"영화 티켓 정산, 이제 투명하게"..영화계, 정부와 머리 맞댄다”, 2026.01.20
스포츠경향, ““영화제작 기여 없는 이동통신사, 티켓 판매 개입해 가장 많은 수익 챙겨”···영화티켓의 할인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간담회”,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