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스튜디오 동맹이 그리는 '아시아 할리우드'의 청사진

(왼쪽부터) 아카하네 토모후미 더세븐 CVO, 세토구치 카츠아키 더세븐 CEO, 정성진 M83 CEO, 윤라울 M83 CSO, 노극태 모터헤드 CEO <출처 M83>
최근 일본 5대 지상파 방송그룹인 TBS 그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동사는 지난 1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Legendary Entertainmen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2월 3일에는 산하 제작사 더 세븐(THE SEVEN)이 VFX 스튜디오 M83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을 위해 '서쪽으로는 할리우드, 동쪽으로는 한국'을 동시에 끌어안은 셈이다. 일본이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THE SEVEN은 2022년 TBS홀딩스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해외 전략 스튜디오로,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3, 《유유백서》 등 메이저 작품들을 프로듀싱해왔다. 특히 《유유백서》는 통해 아시안 아카데미 크리에이티브 어워즈 2024에서 시각효과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THE SEVEN의 VFX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M83은 2020년 설립 후 불과 4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달성한 한국 대표 VFX 스튜디오다. 동사는 10개 전문 자회사를 보유하고, IP 개발부터 AI·영상 R&D, 이머시브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작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빈센조》, 《스위트홈》 시즌2·3, 《승리호》(제42회 청룡영화상 기술상), 《대홍수》 등이 있다.

《유유백서》와 《스위트홈》 포스터 <출처 Netflix>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기획·프리프로덕션부터 최종 합성까지 VFX 제작 전 과정의 포괄적 연계, ▲VFX 기술 및 워크플로우 효율 향상을 위한 공동 R&D, ▲ 공동제작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이라는 3대 핵심 협력 목표를 설정하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시각효과(VFX: Visual Effects)’의 역할 변화에 대한 양사의 공통된 인식이다. 아카하네 토모후미(赤羽智史) THE SEVEN VFX 최고책임자(CVO)는 "VFX는 이제 제작의 '마무리 기술’이 아닌 ‘기획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기술과 연출을 밀접하게 연계해야 효율적이면서도 폭발력 있는 영상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촬영 후 후반 작업 단계에서 VFX를 활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 VFX를 핵심적인 요소로 활용하는 제작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사한다.
양사의 파트너십은 지리적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M83은 올해 1월 중국 베이징(Beijing)에 현지 지사를 설립했고, THE SEVEN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 THE SEVEN US를 설립하여 할리우드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한국-일본-중국-북미를 잇는 제작 허브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성진 M83 대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한·일의 제작 철학과 기술을 결합한 하이엔드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결과물로 증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흥행작인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이 '한국 콘텐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이제는 한일 스튜디오 간 기술 협력을 통해 '아시아 콘텐츠'라는 더 큰 범주의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할리우드 중심의 글로벌 VFX 시장에서 아시아 스튜디오들이 기획부터 완성까지 주도하는 '제작 허브'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Natalie, "最高品質のVFX実現へ、TBS傘下のTHE SEVENが韓国の「M83」とパートナー", 2026.02.03
Hokkoku, "TBSグループ「THE SEVEN」×韓国のスタジオ「M83」戦略的パートナーシップ締結 ハイクオリティVFX映像創出へ", 2026.02.07
Livedoor News, "TBSグループ「THE SEVEN」×韓国のスタジオ「M83」戦略的パートナーシップ締結 ハイクオリティVFX映像創出へ", 2026.02.07
조선비즈, “M83·더세븐, 전략적 MOU 체결… 韓·日 VFX 제작사 손잡고 글로벌 시장 공략”,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