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리의 세 번째 칸 — <도라>, 칸 감독주간을 통해 세계로

《도라》 스틸컷 <출처 경향신문>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Directors' Fortnight)이 정주리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도라>를 공식 초청작으로 발표했다. 감독주간 집행위원장 줄리앙 레지(Julien Rejl)는 이 영화가 한 젊은 여성의 욕망과 그로 인한 열정과 혼란을 한국 영화의 관습적 문법을 벗어난 방식으로 그려낸다고 짚어냈다. 프로이트가 1900년 기록한 히스테리 환자 '도라'의 사례를 모티프로 한국의 해변 마을을 무대로 재탄생시킨 이 작품은, 오는 5월 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도라>의 칸 진출은 정주리 감독의 필모그래피 위에서 읽어야 비로소 그 무게가 드러난다. <도희야>(2014)는 칸 공식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에, <다음 소희>(2022)는 독립 섹션인 비평가주간(Critics' Week) 폐막작으로 각각 초청됐다. 그리고 이번 <도라>는 프랑스 감독협회가 주관하는 비경쟁 섹션 감독주간(Directors' Fortnight)으로, 세 편 모두 칸의 서로 다른 큐레이션 공간에서 상영되는 이례적인 기록이 완성됐다.
<도라>는 한국의 영화사레드피터, 프랑스의 The French Connection, 룩셈부르크의 Les Films Fauves가 참여한 한·프·룩 합작 프로젝트로, 기획 단계부터 국제 시장을 전제한 '공동 창작'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프랑스어권 유럽과 아프리카, 룩셈부르크는 공동제작국인 프랑스·룩셈부르크 측이 담당하며, 그 외 지역의 판매는 전작 <다음 소희>의 해외 배급을 맡았던 파인컷(Finecut)이 맡는다.
<도라>의 칸 감독주간 초청은 감독의 축적된 필모그래피와 국제 공동제작 구조가 결합된 결과다. 월드 프리미어 이전에 파인컷이 배급권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시장의 기대가 이미 상영 전부터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의 완성도와 제작·유통 방식이 함께 맞물린 이번 사례가,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 경로를 어떻게 넓혀갈지 기대된다.
참고자료
ScreenDaily, "Finecut boards sales of July Jung’s Cannes Directors’ Fortnight title ‘Dora’", 2026.04.14
PREMIERE, "Le réalisateur de Dernier train pour Busan revient à Cannes avec un nouveau huis-clos zombie", 2026.04.14
경향신문, “정주리 감독 신작 ‘도라’ 칸 영화제 감독주간 초청…한국 영화 세 편 진출했다”,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