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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창 교수 다큐멘터리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 모스크바영화제 2관왕

2026.05.15
  • 출처 KoBiz
  • 조회수50

한국 인문학 다큐가 모스크바를 설득한 방식

 

다큐멘터리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 [고려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 <출처 연합뉴스>

최정단 감독의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가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단 특별언급상과 러시아 다큐멘터리 영화·TV 길드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이어 제13회 몬트리올 아시아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도 선정되며 국제적 주목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한국 인문학계의 원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유를 두 개의 결로 따라간다. 하나는 철학자로서의 궤적이다. 문학과 동서양 철학, 과학과 예술을 가로지르며 ‘심미적 이성’과 ‘구체적 보편성’의 개념을 빚어온 사상가의 지적 생애다. 다른 하나는 인간으로서의 일상이다. 아내 설순봉과 65년을 함께한 부부의 풍경, 40년간 살아온 평창동 낡은 집, 그리고 90세를 넘긴 노학자가 생애 마지막 저서의 문장을 완성하려 홀로 고투하는 순간들이다. 이 두 결이 교차하면서 영화는 집·기억·고향·사물·존재에 관한 질문들을 조용히 쌓아 올린다.


이번 수상에서 눈여겨볼 점은 두 상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심사위원단 특별언급상은 공식 심사 기구가 경쟁작 중 특별히 주목한 작품에 수여하는 상으로,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에 대한 공식 평가를 담는다. 심사위원단은 작품의 시적인 아름다움과 이미지의 철학적 깊이를 선정 이유로 밝혔다. 반면 러시아 다큐멘터리 영화·TV 길드상은 다큐멘터리 분야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선정하는 업계 차원의 인정에 가깝다. 길드는 “육체의 연약함을 극복한 정신의 승리를 찬란하게 묘사했다”고 평했다.


이 두 평가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심사위원단이 영상 언어의 미학적 차원에 주목했다면, 길드는 피사체의 내러티브, 즉 쇠약해지는 육체와 사유를 멈추지 않는 정신 사이의 긴장에 반응했다. 하나의 작품이 두 개의 다른 언어로 읽혔다는 것은 이 다큐멘터리가 특정 취향이나 감수성에만 통하는 작품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선을 동시에 통과할 수 있는 깊이를 지녔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김우창이라는 이름의 무게에만 있지 않다. 저명한 학자를 피사체로 삼는 것과, 그 학자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영화적 경험으로 성립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상업적 서사나 장르적 자극 없이, 한 노학자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유를 이어가는 일상을 영화로 성립시키기 위해 최정단 감독은 21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 처음에는 스승의 강연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카메라는 그의 일상으로, 더 나아가 사유가 머무는 내면의 풍경으로 조금씩 깊어졌다. 이번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성과는 김우창의 사유가 지닌 깊이뿐 아니라 그 깊이에 도달하기 위해 감독이 축적한 시간과 태도까지 함께 읽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김우창 교수 조명한 다큐멘터리, 모스크바영화제 2관왕”, 2026.04.27

  • 스타연예, “영문학자 김우창 교수의 삶과 사유, 다큐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 수상” 2026.04.28

  • 시사위크, “김우창 기록한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 모스크바영화제 2관왕”, 20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