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와 《한복 입은 남자》, AI 영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다

《메신저》 포스터 <국민일보>
2026년 상반기, 한국 AI 영화 두 편이 국제 무대에서 잇달아 주목받았다. 한국 광고회사 HSAD의 AI 디렉터가 제작한 SF 단편 《메신저》는 뉴욕, 칸, LA 등 5개 글로벌 영화제 AI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장편 대체 역사 판타지 《한복 입은 남자》는 원작 소설가 이상훈 작가가 직접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국내외 AI 영화제 수상과 홍콩 필마트 배급 계약을 거쳐 5월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두 작품 모두 기획부터 편집, 음악까지 전 제작 과정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메신저》는 SF 스릴러 단편으로, 2030년에서 날아온 경고 메시지를 받은 과학자가 자신이 개발한 AI 원자로가 불러올 미래의 비극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는 이야기다. 러닝타임 8분 5초, 제작 기간 약 2개월. 기획부터 촬영, 편집, 음악, 후반 작업까지 전 과정을 100% 생성형 AI로 완성했다. 특히 실제 촬영 환경의 요소인 카메라 모델, 렌즈 스펙, 조명 설계를 프롬프트에 반영하는 '시네마틱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을 적용해 영상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뉴욕 필름 어워즈, 월드 필름 페스티벌 인 칸, LA 필름 어워즈, 필름메이커스 커넥트 어워즈, 카이콘 2026 등 5개 글로벌 영화제 AI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칸에서 열리는 'AI 필름 어워즈 인 칸 2026'에도 공식 선정작으로 초청됐다.
《한복 입은 남자》는 장편(67분)으로 제작됐다. 17세기 루벤스의 소묘 속 정체불명의 동양인이 조선의 과학자 장영실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한 대체 역사 판타지로, 1442년 가마 사건 이후 역사 속에서 종적을 감춘 장영실이 세종과 정화의 도움으로 유럽으로 건너가 르네상스 피렌체에서 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나 비차(飛車·비행기구) 를 함께 연구한다는 서사를 담는다. 시나리오 개발부터 비주얼 구현까지 생성형 AI를 전 제작 과정에 도입해, 15세기 조선 궁궐과 이탈리아 도시 풍경을 모두 AI 영상으로 재현했다. 《한복 입은 남자》는 제2회 대한민국인공지능영화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부산국제AI영화제 및 세계AI영화제 초청, 홍콩 필마트 배급 계약이 잇따랐다. 2026년 5월 21일에는 국내 극장에서 정식 개봉했다.

《한복 입은 남자》 스틸컷 <롯데시네마>
두 작품의 창작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서사를 설계하는 역량이다. 박동화 디렉터는 주요 광고 캠페인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설계하고 시각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출 역량을 쌓아왔고, 이상훈 감독은 원작 소설 작가로서 이미 정교한 서사 구조를 다루는 언어를 갖추고 있었다. AI는 그 역량에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시각적 세계를 덧입혔다. 기술이 이야기의 가능성을 확장한 것이지, 이야기를 대신하지는 않았다. 이것이 두 영화가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서사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두 작품의 성과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되려면 두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하나는 유통 경로의 확장이다. AI 영화 부문 수상과 영화제 초청이 극장과 플랫폼 배급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만들어가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다른 하나는 기술 완성도와 서사 완성도의 균형이다. AI가 구현하는 영상미는 서사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두 문제는 한국 AI 영화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참고자료
VARIETY, “‘Man in Hanbok,’ ‘I’m Popo’ Ink Korean Distribution Pacts (EXCLUSIVE)”, 2026.05.17
씨네플레이, “[AI영화 이슈] "루벤스 그림 속 조선인?" AI 영화 '한복 입은 남자' 5월 개봉”, 2026.03.31
씨네 21, “[리뷰] 생성형 AI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가늠자, <한복 입은 남자>”, 2026.05.20
BrandBrief, “박동화 HSAD AI 디렉터, AI 영화 '메신저'로 '뉴욕 필름 어워즈 2026' 포함 글로벌 영화제 5관왕”, 2025.05.19
국민일보, “HSAD 제작 AI 영화 ‘메신저’, 글로벌 영화제 5관왕”,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