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캐나다인 감독의 첫 장편, 국제 영화제 거쳐 5월 한국 극장 입성

《몽그렐스 (Mongrels)》 스틸컷 <stir>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제롬 유 감독의 첫 장편 《몽그렐스(Mongrels)》가 밴쿠버와 탈린의 영화제를 거쳐 지난 5월 27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디아스포라 감독이 캐나다에서 만든 이민 가정의 이야기가 국제 무대에서 먼저 주목받은 뒤 한국 관객과 만난 셈이다.
영화의 배경은 1990년대 밴쿠버 인근 농촌 도시 메이플리지(Maple Ridge)다. 영화는 들개 사냥꾼으로 일하며 현지에 적응하려는 아버지 광선(김재현), 사춘기를 통과하는 아들 하준(남단우), 죽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딸 하나(진세인)의 이야기를 3개의 챕터로 나눠 담는다. 각 챕터는 화면의 톤·비율·정서를 달리해, 같은 지붕 아래에서도 전혀 다른 세계를 사는 세 인물의 분리를 형식으로 담아냈다. 들개 떼, 이끼 낀 숲, 전통 악기 피리 소리 같은 초현실적 이미지들은 인물의 내면을 직접 서술하는 대신 감각적 장면으로 드러낸다. 드넓은 호수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메이플리지 일대의 광활한 자연 풍경은 가족이 겪는 감정적 혼란과 대비를 이루며, 이민자의 고통을 몽환적 환경 속에 배치하는 연출의 일부로 기능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국제 독립영화 씬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밴쿠버국제영화제에서는 캐나다감독조합이 수여하는 Horizon Award(신인감독상)를, 탈린 블랙나이츠 영화제에서는 FIRESCI Prize와 앙상블 캐스트 특별언급을 함께 받았다. 두 개의 국제영화제로부터 형식과 연기 양면에서 동시에 평가받은 셈이다.
영화의 핵심 감정은 감독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밴쿠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유 감독은 "자부심이 강하던 사람이 이곳에 와서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 그것은 힘을 잃고 지위를 잃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버지 광선이 언어를 잃으며 권위와 감정 표현 모두를 잃어가는 과정은 감독 자신이 직접 겪은 이민자의 감각을 옮겨낸 것이다.
캐나다에서 완성된 이민 가정의 이야기가 국제영화제의 평가를 거쳐 한국 관객에게 도착했다는 점에서 《몽그렐스》의 한국 개봉은 제롬 유 감독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언어를 잃고 감정을 잃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특정 이민 가정의 사례에 머물지 않고, 상실과 부재, 가족 안의 단절을 겪어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읽어낼 수 있는 감정으로 열려 있다. 때문에 《몽그렐스》는 한국 관객에게도 이민자의 삶을 낯선 해외 사례가 아니라, 상실 이후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버티는 보편적 이야기로 마주하게 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씨네21, “[기획] 남이라고 느끼지 않기를 - <몽그렐스> 제롬 유 감독과 그의 친구 조용진 조감독, 유재선 감독의 영화 대화”, 2026.06.04
PANCOUVER, “Jerome Yoo’s Mongrels depicts how immigration to Canada drives a wedge within Korean family”, 2026.02,15
stir, “Jerome Yoo's Mongrels explores immigrant experience through surreal imagery”,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