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박스오피스 성과 분석 시리즈
01 영화 소개 및 전체 성과 요약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는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로,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The Ax》를 원작으로 한 블랙 코미디 스릴러다. 25년간 다니던 제지 회사에서 해고당한 '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극단적 선택을 그린다.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9분간 기립 박수를 받으며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고,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로튼 토마토 97%, 메타크리틱 86점으로 박찬욱 감독 커리어 최고 수준의 평단 평가를
받았으며, 골든 글로브 3개 부문 노미네이트,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다.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소폭 상회하며 해외 비중
51.2%를 기록 - 박찬욱 감독 필모그래피 중 가장 높은 글로벌 확산력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며 전작 〈헤어질 결심〉의 192개국
기록을 경신했다.
02 해외 권역별 매출 현황
해외 매출 $20.6M을
권역별로 분류하면, 미국(북미)이
전체 해외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유럽은
이탈리아·프랑스·영국 3개국을
중심으로 총 17개국에서 개봉하며 $8.7M 이상의 매출을 올려 미국에
필적하는 규모를 보였다.

※ 유럽 합산에는 이탈리아($3.49M), 프랑스($2.13M),
영국($2.07M), 스페인, 노르웨이, 헝가리, 루마니아, 체코, 튀르키예 등 17개국 포함.
03 주차별 매출 추이
각 권역의 주차별 매출 추이를 비교하면, 개봉 전략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은 리미티드 개봉 후
점진 확대하는 플랫포밍 전략으로 4주차에 매출이 정점을 찍은 반면, 유럽 3국과 홍콩은 전형적인 와이드 릴리스로 오프닝 주에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이후 빠르게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미국의 플랫포밍 전략이 눈에 띈다. Neon은 13개관 리미티드로 시작해 관객 반응을 확인한 뒤 4주차에 697개관까지 확대, 주간 매출 $3.3M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같은 배급사의 〈Anora〉, A24의 〈Past Lives〉와
유사한 전략이다.
04 권역별 흥행 요인 분석
🇺🇸 미국 (북미) $10,011,860 · 배급:
Neon
Neon의 정교한 플랫포밍 전략이 핵심이었다. 크리스마스
데이 13개관 리미티드로 출발해 4주차
697개관까지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을 취했다. Neon CEO Tom Quinn은 Deadline 인터뷰에서 〈올드보이〉 이후 박찬욱 감독과의 오랜 인연을 언급하며 이 영화에 대한 확신을 밝혔다.
AI·실업 이슈에 대한 시의성 공감도 컸다. Neon 측은 TheWrap에 "관객들이 대담하고 시의적절한 영화를 찾아 대거 극장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AI 대체와 대량 해고가 현실화된 미국
사회에서 블랙 코미디적 풍자가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골든 글로브 3개 부문
노미네이트(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와 크리틱스 초이스 후보 선정이
1~2월 극장 확대 시기와 맞물려 시상식 시즌 모멘텀을 극대화했다. CJ ENM은 Korea Herald에 "기존 팬베이스를 넘어 일반 관객까지 입소문으로
확산됐다"고 밝혔으며, 한국 감독 및 자본이 참여한 영어 제작 작품까지 폭넓게 포함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장성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60.3M),〈기생충〉($53.8M), 심형래 감독의 <디 워>
($11.0M) 에 이은 미국 내 한국영화 역대 4위를 기록했다.
🇪🇺 유럽 (이탈리아 · 프랑스 · 영국 중심)
$8,686,099 · 배급: Lucky Red / ARP
Sélection / MUBI
베니스 영화제 화제성이 유럽 전역의 흥행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 최대 영화제에서 9분간 기립 박수를 받으며 강력한 버즈를 형성했고, BFI 런던 영화제·카탈루냐 판타스틱 영화제 등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원작의 문화적
연결고리가 유효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2005년 프랑스
영화 〈The Ax〉(프랑스어 원제 〈Le
Couperet〉)와 동일하게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점이 친숙함을 제공했다. 두 영화는 서로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같은 원작 소설을
각각 옮긴 것으로, 〈어쩔수가없다〉 역시 한-프 합작이 아닌 한국 단독
제작 영화다. 다만 원작의 영화화 판권을 가브라스 측이 보유하고 있어 엔딩 크레딧에 제작자로 이름이 올랐고, 이러한 헌정 성격의 표기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유럽 유력 아트하우스 배급사의 역량도 핵심이었다. 이탈리아의 Lucky Red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Perfect Days〉
등 연이어 히트작을 배출한 배급사로, Screen Daily에 따르면 2025년
이탈리아 8위 배급사(매출 €23.9M)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MUBI가 극장 개봉 후 3월 13일 스트리밍 독점 공개까지 연계하는 원스톱 전략을 펼쳤다.
무엇보다 후기 자본주의 비판이라는 보편적 주제가
유럽 관객에게 강하게 공명했다. Financial Times는 이 영화를 자본주의에 대한 비평으로 읽었고, Jacobin은 고립화의 과정을 강력한 이미지와 서사적 명확성으로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 홍콩 (아시아) $452,887 · 배급:
Edko Films
한국(9월) 직후인 10월 16일에 개봉하여 해외
시장 중 가장 빠른 아시아 선행 개봉 전략을 보여주었다. 〈올드보이〉 이후 아시아 씨네필 사이에서
확고한 팬덤을 보유한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손예진의 한류 스타 인지도가
시너지를 냈다. 사회 계층과 생존을 블랙 코미디로 다루는 형식이 〈기생충〉류 장르 코드에 친숙한 아시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으며, 홍콩의 경쟁적 노동 시장과도 정서적 공명을 형성했다.
🇦🇺 호주·뉴질랜드 (오세아니아) $860,237 · 배급: Madman Entertainment
61개관이라는 제한된 스크린에서 출발했지만 14주간 꾸준히
상영되며 $783K를 축적한 전형적인 롱런형 흥행이었다. 상영관당
평균 매출이 높아 틈새 시장에서의 충성도 높은 관객층이 확인됐다. MUBI가 영국·호주·뉴질랜드를 동시에 관할하는 배급 네트워크를 통해 영화제 마케팅 자산을 호주까지
연동한 점, 그리고 호주가 전통적으로 아트하우스·독립영화의 관객 기반이
탄탄하고 비영어권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다는 시장 특성이 맞물렸다.
05 종합 정리
핵심 인사이트 3가지
① 배급 전략이 성과를 결정했다. 미국 Neon의 플랫포밍과
유럽 각국 현지 배급사의 전문성이 권역별 최적화된 개봉 전략을 가능하게 했다. 같은 영화라도 미국에서는 "천천히 확산"하고, 유럽에서는 "영화제 버즈를 활용한 와이드 오프닝"이라는 상이한 접근을
취했다.
② '후기 자본주의의 불안'이라는
보편적 주제가 글로벌 공감을 이끌었다. AI 대체, 고용 불안, 중산층 붕괴라는 소재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관객의 정서적 공명을
형성했다. 이는 〈기생충〉이 계급 갈등이라는 보편적 서사로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③ 박찬욱 브랜드가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의 글로벌 확장을 다시 증명했다. 〈기생충〉 이후 6년간
한국영화의 해외 흥행은 정체 국면이었으나,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역대 4위($10M),
월드와이드 $40M으로 박찬욱 감독 커리어 최고 성적을 경신하며 한국영화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시켰다.
참고 자료
Box Office Mojo - 국가별
박스오피스 데이터
Deadline - "Box Office: Park Chan-wook's 'No Other Choice' Nears Records"
(2026.01.15)
Deadline - "Indie Film Box Office: 'No Other Choice' Strong Debut" (2025.12.28)
The Korea Herald - "'No Other Choice' just crossed $10m in the US" (2026.03.04)
Hollywood Reporter - "'No Other Choice' Opens No. 1 at Korea's Box Office" (2025.09.29)
Hollywood Reporter - "Mubi Takes 'No Other Choice'" (2025.06.27)
TheWrap - "'No
Other Choice' Highlights Christmas Specialty Box Office" (2025.12.28)
Screen Daily - "Studiocanal moves into Italian market with Lucky Red" (2026.02.25)
Variety - "'No
Other Choice' Debuts at No. 1 at Korea Box Office" (2025.09.29)
Gold Derby - "Park Chan-wook on No Other Choice" (2026.01.05)
스포티비뉴스 - "'어쩔수가없다', 美시상식서 심상치 않은 반응"
(2025.12.10)
MBC - "미국서
한국영화 역대 2위 흥행 예상" (2026.01.17)
아이즈(ize) - "개봉전 이미 순제작비 이상 벌었다"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