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아시아 6개국에서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감독 프랜차이즈’라는 새로운 자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군체’ 포스터 <쇼박스>
말레이시아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 《군체》, 2위 《부산행》, 3위 《반도》.
세 편 모두 연상호 감독의 좀비 스릴러다. 한 감독이 한 국가의 한국 영화 흥행사를 독점하고
있는 이 기록은, 단순한 개인기가 아닌 구조적 현상을 가리킨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군체》는 5월 21일 개봉 후 아시아
전역의 극장가를 휩쓸었다. 말레이시아 151만, 인도네시아 106만, 필리핀 34만 관객을 동원하며 각각 역대 한국 영화 1위와 2위를 기록했고, 싱가포르·대만·태국에서도 TOP 5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는
누적 524만 관객으로 올해 두 번째 500만 돌파 작품이
되었으며, Box Office Mojo 기준 전 세계 누적 동남아시아 3개국 합산 관객 수(약 292만)는 한국 관객 수의 절반을 넘는다.

싱가포르·대만·태국 등 TOP 5 진입
시장은 개별 집계 미공개로 미포함.
반복되는 신뢰, 쌓이는 브랜드
이 흥행의 배경에는 10년간 축적된 ‘감독 브랜드’가 있다. 해외
배급사들의 반응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 배급사 Gaga는
《반도》를 통해 쌓은 연상호 감독에 대한 신뢰를 언급했고, 프랑스
ARP는 《부산행》 이후 세 번째 협업임을 강조했다. 쇼박스가 칸 프리미어 이전에 120개 이상 테리토리에 배급권을 사전 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신뢰의 산업적 실체를 보여준다.
기술 인프라와의 시너지도 주목할 만하다. 《군체》는 12개국 118곳의 4DX·스크린X 특별관에서 상영되며 해외 매출 17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콘텐츠가 한국이 개발한 상영 기술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IP가 아닌
감독 개인이 프랜차이즈의 자산이 되는 ‘감독 프랜차이즈(Director
Franchise)’ — 서로 다른 세계관의 독립된 작품들이 ‘연상호의 좀비 영화’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기능한다.
한 감독의 독점에서
장르의 공식으로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에는 두 축이 있다. 《기생충》·《오징어 게임》이 개척한 ‘작품성과 사회적 메시지’의 경로, 그리고 《부산행》에서 《군체》로 이어지는 ‘장르적 보편성’의 경로다. 후자의
핵심은 IP가 아닌 감독 개인이 프랜차이즈의 자산이 되는 ‘감독
프랜차이즈(Director Franchise)’ 현상이다. 서로
다른 세계관의 독립된 작품들이 ‘연상호의 좀비 영화’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기능한다.
다만 과제도 있다. 8월 예정된 북미 개봉은
아시아를 넘어선 시장 확장의 시험대다. 또한 동남아 흥행이 ‘연상호의
좀비’라는 특정 조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파묘》의 말레이시아 흥행이 《군체》 개봉 3일 만에 추월당한 사실은, 다른 한국 영화들이 아직 동일한 수준의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했음을 역설한다.
한 감독의 독점이 한국 장르 영화 전체의 흥행력으로 전환될 때, 《군체》의 기록은 비로소
하나의 ‘공식’이 된다.
참고 자료
The Korea Times, “Colony sweeps box
office charts across Asia” (2026.6.16)
연합뉴스, “연상호 ‘군체’, 말레이시아서 올해 CGV 특별관 최고 흥행” (2026.6.16)
동아일보(뉴스1), “‘군체’, 5일 연속 1위…누적 524만 돌파” (2026.6.16)
Box Office Mojo, Colony Worldwide Grosses
(accessed 2026.6.29)
Screen Daily, "Yeon Sang-ho virus
thriller 'Colony' sold to more than 120 territories ahead of Cannes
premiere" (2026.5.12)
Starnews EN, "'COLONY' Sweeps Across
Asia After Crossing Korea" (2026.6.2)
Starnews EN, "Director Yeon
Sang-ho's 'COLONY' Ranks Third in All-Time Korean Film Box Office in Malaysia
Just Three Days After Release" (2026.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