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AFF 개막작 선정과 전지현의 아시아 특별 스타상 수상, 그리고 좀비 연작 전편 회고 상영

제25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왼쪽)과 전지현 배우 <ASIAN MOVIE PULSE.COM>
제25회 뉴욕아시안영화제(NYAFF)는 7월 10일 링컨센터 월터 리드 시어터에서 연상호 감독의 《군체》를 개막작으로 상영하며 북미 첫 공개를 마쳤다. 같은 자리에서 전지현 배우는 아시아 특별 스타상(Extraordinary Star Asia Award)을 받았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으로, 한국 여배우가 받은 것은 처음이다.
개막 상영과 함께 열린 대담에서 두 사람은 좀비 장르로의 복귀 배경, 집단지성을 둘러싼 불안, 감염체의 움직임을 만든 연출 방식, 그리고 향후 계획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집단지성이라는 동시대의 공포
연상호 감독은 좀비 장르로의 복귀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계보로 설명했다. 조지 A. 로메로 감독 작품의 힘은 당대의 잠재적 두려움을 포착한 데 있었고, 모든 시대에는 고유의 불안이 있으므로 좀비는 여전히 그것을 담기에 유효한 그릇이라는 것이다. 연상호 감독이 지목한 지금의 불안은 고속 정보기술과 집단지성, 그리고 AI다. 《군체》의 감염체들은 개별 시체가 아니라 하나의 지능으로 연결돼 학습하고 적응한다. 개체 하나가 진화하면 전체가 동시에 진화한다.
이 설정은 연출 방법론까지 바꿨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에서 브레이크댄서를 기용해 감염체의 움직임을 짰지만, 《군체》에서는 집단 동선에 능한 현대무용팀을 투입했다고 해외매체에 밝혔다. 개별 신체의 기괴함보다 무리 전체의 일사불란함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다. 두 사람이 모두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개미 맴돌이' 시퀀스에는 무용수와 스턴트 연기자 40~50명이 동원됐고 컴퓨터그래픽이 마무리를 맡았다. 감염된 무리가 원을 그리며 자기 자신을 소진하는 이 이미지는, 개체 차이를 지운 집단이 어떻게 강해지는 동시에 스스로를 파괴하는지를 한 장면에 압축한다.
개체성을 휴머니즘으로 다시 정의하다
연상호 감독은 콜로니 바이러스를 조사하며 군체 생물이 끊임없이 변이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구성원의 속성이 모두 같으면 약점 하나로 전체가 소멸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생태학적 원리를 인간 사회로 옮겼다. 보편 언어와 보편적 사고에 대한 요구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소수의 목소리와 개인의 관점이 사라지면 사회는 오히려 취약해진다는 논리다.
영화의 대립축도 여기에 놓인다. 구교환 배우가 연기한 서영철은 불완전한 소통이 모든 비극의 근원이라 믿고 생물테러를 기획한다. 연상호 감독은 이 인물에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가 이 작품에서 말하는 휴머니즘은 개체성이며, 완벽한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이 더욱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세계관을 회고하는 방식
NYAFF는 7월 10일부터 26일까지 5개 극장에서 열리며, 《군체》와 함께 연상호 감독의 좀비 연작인 《서울역》과 《반도》, 개봉 10주년을 맞은 《부산행》 4K 버전을 나란히 상영했다. 여기에 전지현 배우의 데뷔작인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 4K 복원판이 북미 프리미어로 더해졌다. 신작 한 편의 소개가 아니라 감독과 배우의 이력 전체를 동시에 되짚는 구성이다. 개별 작품의 해외 판매를 넘어 작가 단위 세계관이 회고 대상으로 취급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편성이다.
해외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부정적인 답을 내놨다. 전지현 배우는 할리우드 작업 의향을 묻는 질문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며, 해외에서 일을 찾기보다 국내에서 좋은 감독·배우와 작업하는 편이 의미 있다고 답했다. 연상호 감독도 《부산행》의 영어권 리메이크 시도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직접 연출할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확장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연상호 감독은 공동제작사이자 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와 《군체》의 이야기를 게임으로 잇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속편이 아니라 매체 전환으로 IP를 운용하는 선택이다.
《군체》는 지난 5월 제7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뒤 NYAFF 개막작을 거쳐 8월 28일 미국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출처
VARIETY, 'Inside 'Colony': 'Train to Busan' Director Yeon Sang-ho and Gianna Jun Discuss Their Thrilling New Take on the Zombie Movie', 2026.07.26
ASIAN MOVIE PULSE.COM, 'Gianna Jun and Yeon Sang-ho Discuss Colony, Zombies, AI and Individuality', 2026.07.14
한국일보, ''군체' 전지현, 뉴욕아시안영화제 최고 권위상 수상… 한국 여배우 최초',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