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기획개발 주도… 20여 년 전 한국 영화 IP의 확장 가능성 확인
영화 《부고니아》 스틸컷 <씨네플레이>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를 리메이크한 《부고니아》가 제6회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국비평가협회(CCA·Critics Choice Association)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서 《부고니아》는 최우수 SF·판타지 영화상과 SF·판타지 부문 남우주연상(제시 플레먼스), 여우주연상(에마 스톤)에 이름을 올렸다.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는 CCA가 본상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와 별도로 운영하는 시상식이다. 액션과 슈퍼히어로, 호러, SF·판타지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장르를 대상으로 영화와 TV 부문을 나눠 시상한다. 수상 결과는 별도의 시상식 없이 오는 8월 6일 발표된다.
CJ ENM 주도의 기획개발
CJ ENM은 2018년 《지구를 지켜라!》의 영어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했다. 원작의 투자·배급사로서 판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직접 기획개발에 나섰고, 개봉까지 7년이 걸렸다. CJ ENM은 영어 각본을 개발하고 연출자와 배우, 제작 파트너를 확보하는 기획개발 전 과정을 주도했다. 이후 각색과 캐스팅, 촬영은 제작사 스퀘어 페그, 엘리먼트 픽처스와 함께 진행됐다. 투자·배급은 유니버설 픽처스 산하 포커스 피처스가 맡았고, 2024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자로 확정되면서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가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한국 영화 IP의 확장 가능성
《부고니아》가 영어권 시상식에서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같은 단체가 주관하는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3개 부문, 2월 제79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5개 부문, 3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영어권 리메이크가 현지 주요 시상식에서 반복적으로 후보에 오른 사례는 드물다.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 당시보다 시간이 지난 뒤 더 높은 평가를 받아 온 작품이다. 제약회사 대표를 외계인으로 지목해 감금하는 설정은 2003년 당시 낯선 조합이었다. 20여 년이 지나 같은 설정은 다른 조건을 만났다. 해외매체는 원작이 만들어진 2003년에는 음모론이 사회 주변부에 머물렀던 반면 현재는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대중적인 성격을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원작의 소재가 개봉 시점보다 현재 더 동시대적인 상태가 된 것이다. 이는 영화 IP의 가치가 개봉 당시의 성적으로 확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고니아》는 한국 영화 IP의 해외 확장이 최신작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20여 년 전 작품이라도 이야기의 전제가 다른 언어와 사회로 옮겨질 수 있다면 현지 제작으로 다시 만들어질 수 있고, 그 결과물이 현지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 관건은 원작의 뼈대를 가지고 현지 관객과 시대 변화에 맞게 재설계할 수 있는지에 있다. 특히, 원작 보유사가 판권을 넘기는 대신 기획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이번 사례는 그 설계 과정에 한국 영화사가 주도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출처
JOY SAUCE, 'How 'Bugonia' adapts Jang Joon-hwan's 'Save the Green Planet!'', 2026.01.02
The Guardian, 'Bugonia to Wicked: For Good – the seven best films to watch on TV this week', 2026.07.03
CRITICS CHOICE, 'Nominations Announced for the Critics Choice Association's 6th Annual "Critics Choice Super Awards"', 2026.07.15
연합뉴스,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作 '부고니아' 크리틱스초이스 후보에', 2026.07.16
씨네플레이, ‘‘부고니아’ CJ ENM의 제작 여정과 아리 애스터 공동 프로듀싱 비하인드 공개!’, ‘2025.10.24
스포츠월드, ‘CJ ENM 또 해냈다…부고니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5개 부문 노미네이션’,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