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비중 8%에서 14%로

5월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군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왼쪽)과 배우 전지현 <중앙일보>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이 국내 개봉 전에 해외 선판매만으로 순제작비 5억 원 전액을 회수했다. 같은 감독의 《군체》는 5월 21일 개봉한 뒤 열흘 만에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을 통과했다. 《군체》에 들어간 순제작비는 170억 원으로, 극장 매출만 놓고 계산하면 손익분기점이 500만 명을 넘었다.
한국 영화계에서 손익분기점은 통상 제작비의 약 3배에 이르는 관객 수로 계산된다. 극장 매출의 절반가량이 극장 몫으로 돌아가고 배급 수수료도 차감되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말 내놓은 '한국영화 수익성 분석'을 보면 극장 매출은 전체의 60%를 여전히 웃돌았다.
선판매가 손익분기점을 끌어내린 세 편 — 《군체》 《호프》 《어쩔수가없다》
《군체》의 해외 판매는 지난해 칸 필름마켓에서 출발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 이전에 124개국 선판매를 마쳤고, 상영 시점에는 예상 판매액의 70% 선을 이미 채운 상태였다. 쇼박스 안정원 해외사업팀 이사는 《부산행》과 《반도》를 담당했던 해외 배급사를 중심으로 150여 개 국가 및 지역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5월 200여 개 국가·권역에 판매되며 200억 원 중반대 매출을 올렸다. 한국 영화 해외 선판매 최고 기록이다. 6월까지 업계에서 1000만 명 안팎으로 추정한 손익분기점은 8월 기준 600만~650만 명으로 내려갔다. 국내 누적 관객은 8월 6일 429만 명이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지난해 9월 국내 개봉 이전에 205개국 선판매 매출만으로 순제작비 170억 원을 회수했다. 북미와 프랑스 등에서 《기생충》 당시보다 5배가량 높은 미니멈 개런티로 거래가 시작됐다. 미니멈 개런티는 콘텐츠 공급자가 유통사로부터 최소 수익을 약정하고 선지급받는 금액이다. 국내 관객은 294만 명에 그쳤다.
극장 밖 창구가 넓어진 5년
같은 보고서에서 한국 상업영화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9년 8%에서 2024년 14%로 올랐다. OTT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0.6%에서 3.5%로 늘었다.
개봉 이후에는 주문형비디오(VOD)와 OTT 판매가 또 하나의 창구가 된다. 《휴민트》와 《와일드 씽》은 극장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넷플릭스와 계약해 수익을 냈다. 극장 성적만으로 산업의 성패를 가리면 시장에 대한 인상이 왜곡될 수 있다고 김미현 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본부장은 짚었다.
《호프》는 대만에서 9월 4일, 북미에서 9월 9일 개봉하며 해외 상영을 시작한다.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 초청도 확정됐고, 이 영화제는 9월 10일 개막한다. 《실낙원》은 10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토론토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판매를 이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외 극장에서 두 작품이 어떤 성적을 남길지 주목된다.
참고자료
중앙일보, '연상호 '군체' BEP 300만 된 비결…한국영화 제작비 설계 바뀐다', 2026.06.25
머니투데이, '손익분기점 도달 위기 맞은 '호프', 해외 극장에 답이 있다 [시네마 리포트]', 2026.08.07
동아일보, '영화 흥행수익은 극장 관객순이 아니잖아요',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