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비평가연맹상도 함께… 한국 영화의 경쟁 부문 수상은 2012년 이후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현지시간 12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은사자 트로피를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다음 순위의 본상이다. 《가능한 사랑》은 앞서 국제비평가연맹상도 받았다. 국제비평가연맹상은 영화제 본상 체계 밖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 소속 평론가 심사위원단이 따로 선정해 수여하는 독립 평단상으로, 12일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됐다.
두 부부가 촬영으로 얽히는 이야기 — 설경구·전도연·조여정·조인성 출연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다. 해고 노동자 호석과 아내 미옥,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부유한 남편 상우가 촬영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의 조건과 각자 감춰둔 욕망을 확인하게 된다. 설경구가 호석을, 전도연이 미옥을, 조여정이 예지를, 조인성이 상우를 연기했다. 각본은 이창동 감독이 오정미 작가와 함께 썼다.
이창동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을 수 있는지 많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인 홍콩의 두기봉 감독은 같은 자리에서 이 작품을 이창동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성숙한 영화로 꼽았다.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의 베니스 수상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았고, 당시 출연한 배우 문소리가 신인배우상인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을 함께 받았다. 국제비평가연맹상 역시 《오아시스》에 이어 24년 만이다.
이창동 감독은 10여 년 전에도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을 주연으로 대기업 정리해고를 다루는 영화를 준비했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이번 수상에 대해서는 "황금사자가 아니어서 실망하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은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도 초청됐으며, 이후 뉴욕·부산·취리히·런던 등 주요 영화제를 찾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9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참고자료
경향신문, '이창동 가능한 사랑 베니스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 수상', 2026.09.12
서울신문,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 은사자 품다', 2026.09.13
경향신문, '이창동, 24년 만에 다시 든 은빛 사자상', 2026.09.13
세계일보, '이창동, 24년 만의 베니스 은사자상에 "저는 이걸로 충분"',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