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영화투자배급 시스템

인도의 영화산업은 1960년대까지 영화 제작 회사들에 의해 지배되었다. 대형 스튜디오를 비롯해 영화 제작사는 배우와 기술자들을 장기간 고용하거나 계약했고, 영화 제작자들은 추가 책임이나 손익분담도 없이 일정 기간 동안 영화가 상영된다는 보증만으로 영화 배급사들로부터 대출을 받아 영화 제작비를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1960년대 이후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배우들은 특정 스튜디오나 영화 제작사에 대한 장기적인 계약 의무를 갖는 대신 최근 영화의 흥행 성적에 비례해 출연료를 받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자연히 배우 출연료의 상승과 함께 영화 제작비가 크게 오르며 이른바 스타 시스템이 시작됐다. 새로운 시스템은 자금 조달 패턴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급상승한 영화 제작 비용의 50%를 배급사가 지불하고, 나머지는 제작사가 대출, 기업 자원, 약속 어음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하게 되었다.

현재 인도에서 영화 제작사들은 배급 계약에 따른 선지급 및 투자, 음악권 판매, 은행 금융, 벤처 캐피털 투자, 금융 계약에 따른 금융사 투자 혹은 대출, 기업 후원, 상품화, 영화 펀드 등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한다. 영화 제작의 세 가지 주요 자금원은 배급사, 음악 회사, 금융회사다. 이전 영화 성적이 좋았던 제작사는 비교적 쉽게 배급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인도영화 성격상 춤과 노래가 동반된 장면들이 많고, 인기 영화의 노래가 인도의 대중음악시장에 절대적 역할을 하다 보니 영화의 음악권 역시 영화 투자에 직결된다. 은행 역시 자금조달의 한 축이다. IDBI 은행은 지금까지 24편의 자금을 조달했고, 인도 수출입은행은 비르 자라, 둠, 둠 2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예스은행 역시 다수의 영화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보통 금리는 약 15%로 다른 대출에 비해 2%가량 높은데, 대출금액은 예산의 35~40%로 10크로(한화 약 16억)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성과 기준 50%까지 증액 가능). 또한, 은행의 투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때 뮤직비디오와 오디오 권한, CD/DVD 권한 등이 은행에 우선 할당되는 구조이다.

이 밖에도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영화펀드는 대안적 투자인 동시에 대안적 자금 모드로 점차 인기를 얻으며 기성 대형 스튜디오와 제휴를 원치 않는 소규모 제작사나 은행 금융에 접근하지 못하는 독립 영화제작자들을 중심으로 선호되고 있다. 국내 벤처 캐피털 펀드로 인도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영화 캐피털 벤처 펀드와 비스타르 리갈레어 필름펀드 등의 해외 벤처 펀드는 설립 초기 투자자들에 25-35%의 수익률을 낸 데다, 인도 영화시장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매력적인 투자로 인식되었다.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도 영화계의 새로운 투자 동향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금전적 기여를 모금하는 프로젝트로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5) 부산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던 아쌈어 영화 <코타노디(Kothanodi: The river of fables, 2015)>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완성된 영화로 그해 최우수아쌈어 영화상으로 뽑히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며6) 크라우드 펀딩은 주로 소규모 지역 언어 영화에 대안투자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