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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동제작 가이드

Ⅰ. 기획개발 (Development)

해외 다큐멘터리 시장에서 주류를 점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의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기본적으로 팩트(facts)를 재료로 쓴다는 것만 다를 뿐, 다큐멘터리 영화 또한 ‘영화 (Cinema)’ 라는 전제 하에 작품을 제작한다. 따라서 작품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주제의식과 메시지 이전에 확실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개발 (Develop)하는 과정에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사실이다.

1. 프로젝트 포지셔닝(Project Positioning : 아이템 선정 및 컨셉 구축)

하나의 아이디어 또는 컨셉트를 글로벌 다큐멘터리 시장을 목표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확한 포지셔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다루고자 하는 주제 또는 소재가 세계 시장, 즉 해당 지역의 관객에게 어필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딱 떨어지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각각의 프로젝트에 따라 스케일의 포지셔닝이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같은 주제와 소재를 다루더라도 이를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고, 보다 좁은 범위의 관객에게만 소통되는 로컬 프로젝트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프로젝트인지 로컬 프로젝트인지에 대한 포지셔닝에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실천적인 방법은 가능한 많은 해외의 다큐멘터리 제작자들, 커미셔닝 에디터들과 세일즈 에이전트를 포함한 바이어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래된 인력거>는 주인공 샬림이 캘커타라는 지역적 공간에서 한 집안의 가장이자 소시민인 인력거꾼으로 살아가면서 갖는 꿈과 희망, 그리고 그 희망이 절망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장장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주인공과 우정을 쌓아온 감독이 기록한 사적인 '인물다큐멘터리(Portrait)'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성규 감독은 애초에 인력거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인도 정부에 의해 사라져 가는 인력거꾼들의 이슈를 다룬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그러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주인공과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관계를 맺어온 이성규 감독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사적인 다큐멘터리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가 글로벌 다큐멘터리로 포지셔닝 하고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한 집안의 가장’인 주인공의 삶에서 발견하는 희망과 절망"이라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인물 다큐멘터리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애초의 기획대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주제 중심의(Issue-driven) 다큐멘터리로 포지셔닝했더라면 마켓에서의 성과도 달라졌을 것이다.

<오래된 인력거>가 포지셔닝을 결정한 과정에는 이성규 감독을 중심으로 한 제작진이 해외의 세일즈 에이전트와 커미셔닝 에디터, 그리고 프로듀서들로부터 수많은 피드백을 주고받은 것이 큰 몫을 했다.

포지셔닝은 단지 글로벌인지 로컬인지의 스케일만을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주제와 소재, 캐릭터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극장, 방송, DVD 등 어떤 매체를 통한 배급 전략을 취할지, 아니면 영화제 중심의 전략을 취할 지가 결정이 된다. 최근 들어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극장 상영의 기회를 갖게 되면서, 대부분의 감독들을 포함한 많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들이 작품의 성격이나 스케일과 무관하게 극장 상영을 원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극장 배급은 관객이 돈을 지불하고 극장이라는 공간에 찾아와서 볼 만할 이야기(스케일)라는 판단이 들어야 할 것이고, 이에 따라 극장 배급에 들어가는 비용을 넘어서는 입장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될 때 가능한 것이다.

영화제와 해외시장에서의 경험이 없는 많은 제작자들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오해 중 하나는 영화제 선정 또는 수상이 배급 즉, 상업적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제의 선정 또는 수상이 배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상업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중요한 마케팅 수단일 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이에 대한 포지셔닝과 판단을 사전에 명확히 해야 영화제 참가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나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영화제를 통한 효율적인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