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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동제작 가이드

Ⅲ. 피치포럼 및 마켓 (Pitching Forum & Market)

국내 다큐멘터리 시장에서도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펀딩 및 지원을 받으려면 ‘피칭’이 필요 자격 조건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피칭의 주체인 프로듀서나 감독뿐만 아니라 지원 기관의 관계자와 심사위원들에게도 실전 피칭은 익숙하지 않다.
피칭은 주어진 시간 안에 잠재적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 또는 참여하게 만드는 설득의 기술이자 스토리텔링의 종합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2) 피칭에 대한 오해와 편견

20년 이상의 역사를 거치며 프로듀서 중심의 피칭으로 자리 잡은 해외의 피치포럼과 최근에 도입된 한국의 피치 포럼들을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아직 국내에서 치러지는 피칭의 대부분은 연출자가 주체가 되어 아이템과 스토리를 소개하는 수준의 피칭에 머문다는 점이다. 물론, 해외의 피치 포럼에서도 역시 작품의 컨셉이나 스토리가 피칭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됨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컨셉과 스토리텔링 이외에도 실제 제작 요건으로서 주요 제작 스텝의 구성, 예산의 규모와 조달 계획, 홍보와 배급 전략까지도 요구하는 게 해외 피칭 시스템의 특징이다. 이는 투자와 배급에 영향을 미치는 제작전반 및 마케팅 가능성을 파악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함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피칭 시스템에서 피칭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사람은 일단 ‘연출자’가 아니라 ‘프로듀서’가 되어야 한다. 프로듀서가 주체가 되어 제작 요소 전반과 컨셉, 가능한 마케팅 플랜까지 수립한 ‘피칭’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유럽 기준의 피칭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고 합리적인 투자를 끌어낼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다큐멘터리의 주체가 주로 파이낸싱 비중이 적은 저예산 독립 다큐 영화 감독이거나 연출자와 프로듀서의 역할이 혼재된 방송국 시스템의 PD들이다 보니 ‘프로듀서’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거나 국제공동제작을 실행하고 싶다면 해외 시장에서 피칭의 주체가 프로듀서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움직여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와 연출자들이 갖고 있는 피칭에 관한 또 다른 오해는 피칭의 목적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제작자들은 피치포럼의 주관 단체로부터 ‘상금(Winning Prize)’ 또는 상금의 형식으로 주어지는 ‘지원금’ 이나 ‘제작비 투자’를 받는 것을 피칭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피치포럼들이 좋은 피칭을 한 팀에게 ‘상금’ 형태로 약간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그 정도의 상금은 상징적인 면이 더 강하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좋은 피칭을 통해 커미셔닝 에디터, 세일즈 에이전트 등 (잠재적) 투자자들로 하여금 왜 당신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설득시키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만드는 것이 피칭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오해는 투자자들을 포함한 다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무대에 올라가서 하는 것만을 피칭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피칭의 목적이 투자자들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설득의 과정을 거쳐 투자, 배급 계약 등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인 만큼, 그 형식은 반드시 무대와 다수의 청중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영국의 셰필드 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미트마켓(MeetMarket)의 경우, 제작자와 투자자간의 일대일 미팅이 이루어지는 일대일(One on One) 피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피치포럼인 암스테르담의 IDFA FORUM 역시, 중앙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메인 피칭(Central Pitch), 제작진과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들이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 원탁 피칭(Roundtable Pitch) 과 함께 일대일 피칭을 마련해 두고 있다. 프로젝트를 지원한 모든 팀에게 기회를 주기에는 피칭에 할애되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있기에, 모든 피치포럼은 프로젝트 선정의 과정을 갖고, 진행 상태(Status)가 각기 다른 프로젝트에게 각각의 상황에 맞는 피칭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미 여러 피치포럼을 통해 소개가 되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내용을 알고 있고 여러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제작도 상당 부분 진행되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개별적인 투자자들과의 일대일 피칭이 무대에서 하는 피칭보다 효과적인 것이다.